우리가 아는 선비는 없다 - 조선을 지배한 엘리트, 선비의 두 얼굴
계승범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어릴적 위인 전기에서부터 고등학교 교과서까지 많은 선비들의 일화와 마주한다. 일화들은 대부분 선비의 강직함, 청렴함, 예술적 재능에 대한 것이여서 선비하면 으레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일화들은 모두 선비의 단편적인 모습들이다. 인물의 단편적인 면으로 선비에 대한 총체적 인식을 갖게되는 것이다. 이 책은 선비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선비정신의 탄생부터 시작한다. 선비와 성비정신이 출판과 담론이 유행이 된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 1970년대부터 국민의 단결,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근래에도 많은 출판물들이 선비의 이름을 달고 출판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단편적 인상을 강화시킬뿐 선비에 대한 비판적 접근은 부족하다는게 저자의 입장이다.

 

  저자는 인물평가를 위한 기준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 선비를 평가해 나간다. 그 기준은 그 사람이 살던 당시 기준으로 평가할 것, 현재와 연결되는 역사성을 갖는가, 인간 본연의 책임감과 해당 능력을 갖고 있었는가이다.

 

  선비들이 갖는 덕목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반증해 나가면서 우리들이 알고 있는 선비에 대한 인상을 무너트려나간다. 지조와 의리에 대해서는 대명과 중화에 대한 지조와 의리였을뿐 국가에 대한 의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청빈과 안빈낙도에 대해서는 선비들은 대부분 큰 부를 지닌 이들이였고 이율배반적인 덕목이었다고 꼬집는다. 이외에도 공선후사와 극기복례등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선비들의 기반이 되는 유교사상에 대해서도 검증한다. '수신, 제가가 치국, 평천하를 담보하는가', '덕치와 교화로 정치를 할 수 있는가'등으로 유교에 대해 질문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유교이론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서술한다.  이외에도 선비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배척했던 사람들과 그들이 지킨 유교가 나라를 어떻게 망쳤는지에 대해서도 쓰고 있다.

 

   무조건적인 비판만 하는 것은 아니다. 동시대의 다른 나라를 알아보면서 선비들의 상황에 대해서도 이해한다.

 

  저자는 선비와 유교를 더 이상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의 전통을 위해 선비와 유학을 잡고 있었지만 이는 도움되지 않는다.

 

  저자의 말로 마무리한다.

 

  선비를 역사의 한 페이지로 흘려보내주자. 그리고 난 후에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다시 불러내자. 그러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면들이 보일 것이다. 보다 객관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럼 객관화의 과정을 밞은 후에야, 유교와 선비는 진정한 전통으로 자리매김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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