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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모두가 새마음 새뜻으로 다짐하고 꿈을 꾸듯, 나또한 새해를 맞아 한 해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몇권의 책들을 골라보기로 했다. 매력적인 책들과 함께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러운 한 해의 시작이다.
프로파간다 파워 데이비드 웰치 (지은이), 이종현 (옮긴이) | 공존
"인간과 세상을 조종하는 선전의 힘"
과거 정보 전달 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당시, 선전은 많은 사람들과 세상을 조종하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통신 매체가 발달한 오늘날에도 선전은 여전히 우리의 사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 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로 사람들을 선동한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쉽게 선동 당하며 의도치 않게 또 다른 누군가를 선동하고 있다. 선전이 갖고 있는 역사와 그 힘에 대해 다루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 아닐수가 없다.
비밀의 언어 사이먼 싱 (지은이), 이현경 (옮긴이) | 인사이트
"암호의 역사와 과학"
쉽게 다루기 어려운 암호라는 주제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쉽게 풀어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암호'라는 것은 생활 이곳 저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특수한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비밀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그들이 공유하는 그 비밀의 언어가 무엇인지, 어떻게 그것을 만들어내고 지켜나가는지가 궁금하다. 예전에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아주 흥미롭게 전개해나간 사이먼싱의 신작이 매우 기대된다.
감정의 식탁 게리 웬크 (지은이), 김윤경 (옮긴이) | 알에이치코리아(RHK)
"지금 당신이 먹고 있는 것이 감정을 지배한다!"
소위 홧병이라는 것을 극심하게 앓다가 그것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기 위해 한동안은 밑도 끝도 없이 감정을 표출해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자비한 감정표출은 나의 감정을 잠재우고 정화시키기 보다, 오히려 예민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감정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채식과 감정사이의 연결관계에 관한 글을 우연히 읽게되면서 틈틈이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있다. 아직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많은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되고 있다. 우리의 식탁이 얼마나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하다.
시민의 교양 채사장 (지은이) | 웨일북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어쩔 수 없는 교양이 필요한 시대다. 우리는 모든 어떤 것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며, 모든 어떤 것에 대해 조금도 알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움 처럼 여겨진다. 사실 이런 보이기식의 지식을 갖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적절히 소통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최소한의 교양을 갖는 것은 어느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류의 넓고 얕은 인문학 도서는 여러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인문학 전공자가 아닌 누군가에 있어서는 충분히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왜냐고 묻지 않는 삶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은이), 성귀수 (옮긴이) | 인터하우스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
나 자신으로 부터, 남의 평판으로부터 자유로워 지는 삶. 말은 쉽지만 실천은 참 어려운 말이다. 작가 졸리앙은 그 어려운 말을 어렵게 실천한 사람이다. 모두들 나의 뜻을 고민하기 보다는, 다른 누군가의 시선에 대해 집중하기 마련이다. 더더욱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타인을 배제하고 생각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침묵과 묵상이며, 관계를 끊고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