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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10월의 책들로 가득 채우다

 

무겁고 진지한 책들만 위시 리스트에 가득 담았다가 다시금 내려 놓았다.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단풍이 내려 앉는 가을인 만큼 사색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흥미는 필요한 법이니까. 새로 나온 책 중에서 적당히 무거우면서, 적당히 재미있으면서, 적당히 우리들에게 필요해 보이는 적당한 책을 골라 보았다. 물론 각각의 책이 갖고 있는 그 적당함의 무게는 다르겠지만. 아무튼 보자!

 

 

 

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 동아시아

“복잡한 세상을 꿰뚫어 보는 통계물리학의 아름다움”

 

 

 

바야흐로 ‘통섭’의 시대다. 학문과 학문사이의 통섭은 물론이거니와, 통섭적인 사고에 대한 중요성은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이전의 우리는 사회를 사회로, 과학을 과학으로만 이해하려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과학적인 방법론을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맥락에서「세상물정의 물리학」은 인문학적 상상과 발상을 과학을 통해 풀어가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책이다. 우리 시대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정의를 과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세상을 좀 더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기원 이상희 | 사이언스 북스

“난쟁이 인류 호빗에서 네안데르탈인까지 22가지 재미있는 인류 이야기”

 

 

 

다윈이 ‘종의 기원’을 내놓았을 때, 창조론으로 이어져 오던 세상은 발칵 뒤집혔다. 다윈의 진화론은 많은 종교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받아들여지는 이론이었다. 하지만 이후 인류의 진화와 기원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이 나타났고 다윈의 진화론 또한 구시대적 이론으로 치부되기도 했다. 이 책 또한 진화론에 반하는 새로운 인류의 진화와 기원에 대해 논하고 있다. 진화는 바로 우연의 결과라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하자면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기존의 인류 기원론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인류가 진화했다는 다지역 기원론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써, 인류학의 변화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개인주의자 선언 유석 | 문학동네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우리나라에서 ‘개인주의자’라는 말은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단체 생활을 중요시 하고, 공동체를 강조하다 보니 이러한 현상은 더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혼동하는 오류에서부터 시작한다. 근대적인 의미에서 ‘개인’이란 한 명의 시민으로서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합리적으로 수행하는 자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국가주의적, 집단주의적 사회 속에서 그 의미는 변질되어 버리고 말았다.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는 명백히 다르다. 수많은 개인들이 스스로를 드러내고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다할 때 진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더욱이나 개인이 강요되는 현대 사회에 있어, 집단만을 강요하는 집단주의보다 개인주의가 더 합리적일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주의자 선언」이라는 책이 매우 흥미롭다.

 

 

 

 

 

 

골든 인디 컬렉션 최규성 | 안나푸르나

“인디 씬 20년을 결산하다!”

 

 

비주류라고 치부되던 인디문화가 최근에는 새로운 트렌드처럼 자리 잡고 있다. 홍대 클럽에서만 볼 수 있던 음악이 티비 화면에 등장하고, 음원 차트를 점령하는 것은 이제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골든 인디 컬렉션」은 이러한 추세에 따라, 주류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41명의 인디 아티스트들의 사진과 글, 음악,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평소 인디 문화에 관심을 갖고 알아가고 싶어하던 나에게, 그리고 요즘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아주 재미있는 책임은 분명하다다. 그들 아티스트 만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나라 인디 음악계의 역사가 책 속에 살아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갈색의 세계사 비자이 프라샤드 ㅣ 뿌리와이파리

“새로 쓴 제3세계 인민의 역사”

 

 

 

 

어렸을 때부터 내게 역사는 너무 어려웠다. 수많은 왕의 이름이 나오고 사건이 나열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정신이 혼미해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내게 이야기했다. ‘역사는 미래를 보기 위해 배우는 것’이라고 말이다. 이 책은 선생님의 그 한마디를 보여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기존의 제국주의적 관점을 벗어나, 제3세계의 눈으로 20세기 현대사를 바라본다.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와 미래를 재조명하고자 하는 노력. 이러한 시도는 우리에게 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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