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낭만적인 고양이 트렁크 - 세계 로망 도시를 고양이처럼 제멋대로 여행하는 법
전지영 글.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고양이 여행

두 아이템은 내가 아주 사랑하는 것이다. 이 두개를 어떻게 재미있게 버무려 놓았을지 상당한 호기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은이는 미아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다. 고양이는 좋아하지만 아직 한번도 직접 키워 본 적이 없어서 공감은 할 수 없었지만 흥미로웠다. 만약 내가 고양이를 키우고 있었다면 더욱 신나게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고양이 이야기와 여행 이야기가 적당히 버물려져 있었다.

지은이의 여행은 교토 뉴욕 로마 씨애틀 하와이를 거쳐서 뉴질랜드 아벨태즈먼으로 마치게 된다.

이 책은 약간 방심한 사이에 고양이가 나오고 또 약간 방심을 하면 여행이야기가 쏟아져 나온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마술상자같은 이야기이다. 여행기 보다는 그녀의 삶의 한부분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써나갔다고 보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일목요연한 여행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침이 있거나 감동이 있는 수필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가볍게 쓴 그녀의 흔적이라고 해둠이 좋겠다.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읽거나 잠시 짬이 났을 때 심심할 때 읽으면 적격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나의 주관심은 특히 일본 교토였다. 이번 해 안에는 꼭 일본여행을 달성하리라 마음먹고 있는 나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솔직히 읽고 나서 교토를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작가는 교토를 심심하다고 하기도 하고 일본의 냄새가 많이 난다고도 한다. 참으로 신기한 동네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중간 중간 그녀의 일본에 대한 지식도 조금 보태어 진다. 사실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역사나 현 정세에 대해 관심을 안가진 것은 사실이다.

 

아리송한 구성임에도 글 곳곳에 등장하는 일러스트와 사진들은 내 마음을 잡아두기 충분했다. 색채감 짙은 일러스트는 나로 하여금 예전에 접어 두었던 미술 실력을 발휘하고 싶은 조그마한 마음을 꺼내기도 했으며 사진에 관심은 많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구석에 던져두었던 카메라를 다시 한번 만져주는 보너스까지 갖게 해주었다.

여행인지 고양이인지 그녀의 삶인지 약간 모호한 상태에서 이리저리 뒤적이며 읽었다. 이 책은 갑자기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전혀 힘들지 않다. 굵은 흐름이 없기때문에  짬짬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그녀의 소소한 글들은 나로 하여금 웃음짖게도 하였고 한편으로는 나도 책을 내보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아직은 이 책의 정체를 파악하지 못했지만 아주 상큼하고도 톡 쏘는 시원한 소다를 마신 그런 기분으로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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