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의 사람들은 다들 표정이 없는 얼굴로 눈, 귀,입을 가리고 있다. 과연 그들은 무엇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사실 중국 작가들 중에 선호하는 작가가 없다. 아직 내가 아는 작가도 적고 많은 작품을 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노신문학상을 수상한 둥시라는 작가의 책이다. 둥시는 물론 가명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표지보다 내용이 훨씬 우울하다. 행복... 과연 생활이 힘겨움 자체인 사람들에게 행복이란 것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했다. 책은 5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언어없는 생활)(느리게 성장하기)(살인자의 동굴)(음란한 마을)(시선을 멀리 던지다) 이 다섯편 모두 모두 우울하다. 다들 삶 자체가 힘들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몸과 마음 그들은 둘다 성치 못하다. 과연 작가는 이 책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이런 극도의 처참함까지 몰고 가면서까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였을까? 이 책을 읽으며 세상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되면서 나 또한 책을 읽는 내내 우울했다. 그리고 어쩌면 중국의 그 넓은 땅 어느 곳에는 과연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지독히도 힘든 모욕과 설움을 당하는 그들은 희망이란 것이 없어 보인다. 사실 나는 이런 힘든 상황 속에도 희망이 있다는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지만 작가는 끝끝내 나에게 밝은 한줄기의 빛을 보여주지 않았다. 중국의 문학이 이 한 작품으로 모두 평가 될 순 없지만 이 작가는 나에게 다분히 어둡고 우울한 작가로 기억 될 것 같다. 내가 접하는 다른 중국 작가들은 희망의 메세지를 많이 던져주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차가운 현대인들 중에서도 아직은 희망의 그 끈을 붙잡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사람들은 어쩌면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니구나 하는 잠깐의 안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또 다른 모습을 보는 사람 또한 있을 것이라고 본다. 참으로 차갑고도 냉혈한 모습 말이다. 씁쓸하고도 우울한 마음은 이 책을 읽고 나서도 한참이나 계속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