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친구들의 도쿄 표류기
다카노 히데유키 지음, 강병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실로 도쿄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살았다. 요즘 한국 (아마도 서울에는 더 다양하겠지만) 지방인 내가 사는 도시에도 외국인이 많다. 그리고 우리 학교의 특성상 외국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의 속 사정을 듣는 듯한 기분이였다. 그리고 여러 나라 언어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작가인 다카노 히데유키는 로망이였다. 여러나라 언어를 두루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 얼마나 멋진 일인가?

내가 딱 한번 외국으로 갔다가 돌아 올 때 한국 항공사를 이용했다. 그때 내 옆에는 일본인이 앉아 있었다. 얼마간의 외국 생활로 부끄러움이 없던 나는 서슴없이 내 옆옆 자리에 앉은 남자의 여권이 우리나라 여권이 아님을 알고는 말을 걸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다. ㅡ.,ㅡ;;

그는 일본인이였고 한국인 친구한테 놀러 간다는 것이였다. 즐겁게 몇마디를 나누고 식사 시간이 되었다. 이미 쿠션과 음료수등 여러가지를 주문한 나와 이야기를 하는 일본인을 한국인으로 착각한 승무원은 한국말로 비빔밥과 생선 중 어느 것을 드시겠습니까? 하고 물어봤고 그 일본인은 당황했다. 그래서 내가 일본사람이라고 했더니 바로 영어를 사용해 주었다. 그와 짧게 몇마디 나누었지만 그가 없었다면 아마도 나의 비행은 지루함으로 몸부림 치고 있었을 터이다.

사람은 낯선 곳에 가면 자신도 모를 자신감과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 실로 책에 나온 이들도 그러했고 작가 또한 자신의 나라에서도 도쿄를 ToKyo로 느끼고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언어를 배우는 그의 용기도 부러웠다. 그리고 아마도 찾아보면 내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다양한 외국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모두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한국에서도 나도 세계인으로 거듭 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또 다른 외국인 접하기는 대학생 시절 학교에서 중국인 친구의 도우미가 되어 주었던 것이다. 중국인 친구들의 한국어 숙제를 봐주고 얘기도 해주면서 그들은 나에게 중국어를 가르쳐 준다. 나의 중국어 실력과 중국인 친구의 한국어 실력은 거의 왕 초보급이였고 다행히 그 친구의 전공이 영어라서 정말 안 될 경우에는 3개 국어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그 친구에게 한국을 설명하고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것이 꽤나 자랑스럽고 보람이 있었다. 지금은 그 친구는 볼 수 없지만 옛 생각을 하면 보고 싶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유일하게 교류를 하는 외국인 친구가 딱 한명 있다. 내가 호주로 단기 연수를 갔을 때 만났던 태국 언니이다. 그 언니는 유난히 엽서 쓰는 것을 좋아해서 나에게 짧은 영어로도 엽서를 써주곤 했다. 그러다가 이메일로 연락도 주고 받고 종종 메신저로 이야기도 한다. 적금을 타면 제일 먼저 태국에 다녀올 생각이다. 어쩌면 신혼여행을 갈지도 모른다. 그 언니가 즐겁게 맞이할 생각에 벌써 즐겁기 때문이다.

외국인 친구는 한국인 친구와는 달리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비록 정확한 의사소통은 안되지만 그것이 짠한 여운을 남겨준다. 그리고 작가의 말대로 그들과 함께 있으면 나는 용기와 자신감이 충만했던 때를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그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나의 친구들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얼른 외국인 친구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할지도 모르니깐 말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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