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의 배경이 일본 학생운동이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목이 왜 비룡전인지 도통 알길이 없었다. 제목만 들으면 무협지나 판타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께도 범상치 않았다. 시간 좀 걸리겠거니 하고 읽기시작했지만 결국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대단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 학생 운동에 대해서 전혀 지식이 없었던 나로서는 이 책이 마냥 신기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광주학생운동 생각이 났던 것은 비단 나뿐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광주학생운동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영화로도 보았으며 매체로도 접했다. 그 학생들의 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과연 일본 학생들은 학생운동을 어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책 속의 주인공은 간바야시 미치코
부제도 간바야시 미치코의 생애이다. 그녀의 짧고도 굵었던 생애를 이야기로 풀어놓은 것이다. 평범하고도 조용한 소녀가 학생운동의 중심에 서게 되기까지 참으로 안타깝고도 꽃다운 그녀가 죽음에 이르르기까지를 풀어나가고 있다. 처음부터 그녀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혼외 자녀인 그녀 늘 집에서 소외되고 수학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한 그녀. 부루주아 집의 하녀처럼 대우받던 그녀는 도쿄대로 그것도 의대에 진학하게 되면서 그녀의 인생은 중요한 방향 설정 포인트를 갖게 된다. 무엇보다 학생 운동의 중심은 도쿄대 의학부 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는 학생운동의 리더였던 가쓰라기를 짝사랑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참으로 세상 냄새가 많이 난다.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라는 교훈도 함께 느끼게 해주었다. 그녀가 학생운동의 위원장이 된다. 그러면서 그녀는 시골에서 올라 온 순박한 소녀에서 위원장으로서 성숙하게 된다. 그녀는 책임과 의무를 배우게 되고 배신과 사랑을 모두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가쓰토시라는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엄마로서의 성장도 맞게 된다. 하지만 사실 사랑에 많이 상처를 받게 된다. 과연 이렇게 남자복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마지막에서 그녀는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었으리라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 내 옆에 있는 남자친구와 오랫동안 같이 했지만 처음과 같이 한결같이 대해주는 그가 참으로 고맙다. 세상엔 참으로 다양한 사람이 있건만 이렇게 항상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난 참 행복하다는 생각도 했다. 책에서 나오는 남자들은 다들 심한 단점이 한가지씩 있었다. 하지만 5년넘게 남자친구를 봐왔지만 그다지 단점이라고 말할 정도 거리를 찾지 못했다.
이 책의 작가가 재일교포라는 점도 상당히 관심을 끌었다. 분명 그것때문에 작가는 차별을 받기도 했겠지만 이렇게 멋진 책을 써내지 않았는가.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이 책을 가뿌게 읽기보다는 천천히 읽는 것도 상당히 인상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면 좀 더 미치코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치열했던 일본 학생 운동 시절을 느껴보시렵니까? 이 책과 함께 하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