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이순원 지음 / 뿔(웅진)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 소녀는 늘 집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가 무서웠습니다. 태풍이 불면 쓰러질까봐 무서웠고 비가 오는 날에는 혹시나 부러지지 않을까 늘 무서웠답니다. 그 나무가 바로 그 소녀의 방 앞에 있었던 것이였죠. 하지만 그 소녀는 그 나무의 마음을 몰랐답니다. 나무는 무더운 날 소녀에게 소꿉놀이를 할 수 있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고 비바람이 칠때면 소녀의 방 창문에 비와 바람이 두드려대는 것을 막아 주었던 것이였죠 태풍이 몰아치는 날엔 한숨도 자지 못하고 소녀의 방 창문이 부수어 지지는 않을까 온몸으로 막아냈죠

결국 소녀는 그 나무의 마음도 모른채 엄마한테 이사를 가자고 조릅니다. 결국 소녀는 이사를 가게 됩니다. 나무는 슬펐답니다. 소녀를 다시는 볼 수 없었으니까요.

 

몇년이 흐른후 소녀는 예전의 그 집 앞을 지나가게 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 나무는 없어지고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소녀는 가슴에서 무언가 찡함이 느껴집니다. 아무래도 나무의 마음이 소녀의 마음에 닿았나 봅니다. 소녀의 두눈에는 눈물이 흐릅니다.

 

이 "나무"라는 책을 읽으며 나의 어린시절 기억에 남는 나무 한그루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무란 말을 하지 못하지만 살아있고 숨쉬는 식물입니다. 늘 친구가 되어 주었고 심심할때는 타기도 했지만 태풍 불때면 무섭다는 이유로 이사를 보챘던 저는 나중에서야 그 나무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나무란 늘 말없이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늠름하게 자라납니다. 할아버지 나무와 손자 나무의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지혜를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요즘 아이들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께서 이야기를 해주는 그런 세대가 아닐지 모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품속에서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잠든 적이 있던 저는 이 책이 제 외할머니 생각을 나게 해주었답니다. 늘 곁에서 든든하게 있어주셨죠. 지금은 따로 살고 계시지만 늘 생각이 납니다. 이 책도 아이들에게 기억에 남는 든든한 책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살며시 해봅니다.

 

책도 들고 다니며 읽기 좋은 크기에 쉽게 읽기 좋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약간의 아쉬운 점은 책에 나무 사진이 있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그러면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편안히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만약에 아이가 있다면 머리맡에 두고 한이야기씩 들려주고픈 책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