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나도 읽으면서 뭔가 부족할때를 느끼곤 한다. 마냥 그 사람의 생각과 삶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 지역에 대한 배경지식이 약간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 찰나에 나와 만나게 된 이 책 꿈의 실크로드를 찾아서는 확실히 나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었다. 작가는 그저 실크로드 여행을 다녀 온 사람이 아니라 그쪽 문화와 언어를 공부한 학자였다. 그의 배경 역사 지식과 그 곳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졌을 때야 비로소 난 확실한 그림이 그려졌다. 그리고 알아보기 쉽게 노선을 각 장마다 그려 놓고 여행의 순서대로 담아 놓은 사진들과 글은 참으로 알찬 구성이였다.
실크로드, 그 곳은 중국의 중심부인 북경과 상해와는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아직까지 중국과 이슬람의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그들만의 색채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개발의 힘이 아직은 손을 뻗치지 못한 곳이다. 그래서 아마도 모두들 환상과 꿈에 가슴 설레이는 곳이다. 작가와 함께 그들의 삶을 엿보았다.
책 곳곳에 묻어있는 작가의 생각들은 나의 마음을 동하게 하기 충분한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마냥 여행이 가고 싶었던 나는 내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그곳을 알아보고 가야지 그만큼 더 많은 것을 접하고 느낄 수 있음을 이제서야 깨달았다. 역사적인 장소도 그 배경을 모른다면 그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겠지만 만약 그 사연을 알게 된다면 아마 마냥 떡하니 있는 큰 건물도 가슴이 시린 상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보게 될 것 이다.
멋지고 감탄을 자아내는 사진이 가득한 책이 아니라 서쪽 중국의 사람들의 생각과 역사가 곳곳에 깃들여 있는 책이였다.
여행은 돈이 있다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곳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한 뒤 떠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더 많은 것들을 눈이 아니라 가슴으로 보게 될 것이기때문이다.
그리고 첨부된 씨디는 북경대 교수가 중국의 실크로드 곳곳의 문화와 역사를 차분히 설명 해준다. 특히 중국어에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중국어로 듣는 것이 도움이 되고 유익했다. 글로만 읽었던 이야기를 다시 한번 영상으로 봄으로서 이해도 빨랐고 여러 방면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마 한 곳을 여행하고 싶다면 그 곳에 관련된 책을 최소 5권 이상은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야 비로소 아주 조금 그곳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여행이라고는 딱 한번 그저 영어를 쓰는 곳이기에 관심을 가졌던 호주에 다녀온 것이 전부다. 아쉬웠던 것은 만약 내가 호주에 대해 좀 더 알고 공부하고 갔더라면 그때 내가 느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더 넓은 시선으로 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급부상하고 있는 대도시의 중국과는 달리 그들만의 고유함을 간직하고 있는 그곳, 실크로드는 루비처럼 강열한 매력을 가지고 나에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