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려보자

스케치 쉽게 하기 : 인물 드로잉 - 그림 그리는 즐거움을 배운다! ㅣ 스케치 쉽게 하기 3
김충원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5월

미술에 대한 제법 많은 기억들이 드문드문 스친다. 초등학교 시절 화판을 들고 도시락을 싸서 소풍을 가서 그린 그림들. 사실 미술에는 별로 소질이 없던터라 색종이를 접어 붙인 그림으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림은 전혀...... 아무리 .... 도통 생각해도 없다.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노력을 해보았으나 결국 포기하게 되었다.

어쩌면 내가 미술에 대한 욕심으로 결국 포기하게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회화전도 많이 보러 다니면서 미술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미술은 결코 거부의 대상이 아니였다. 멋있는 그림으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내는 화가들은 마법사와 다름이 없었다. 그래서 내내 마음에는 두고 있었으나 이미 학원을 다니기에는 남의 시선을 생각하는 나이인지라 이 책을 접하기로 했다.

그림을 그리는데 책을 읽고 어떻게 그리겠어 하는 나의 작은 좁은 생각을 무시하듯 이 책은 나에게 미술 그리고 그림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바꿔서 불어 넣어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작가는 내내 누구든지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고 연습을 하면 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림은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재능이라고만 생각 해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보는 눈이 부족했던 것 같았다. 이 책은 미술에 대한 지식들을 쉽게 알려 줄 뿐아니라, 사물에 대한 시선도 많이 바꾸게 도움을 주었다.

그저 귀엽다고 꼬집고 댕기기만 했던 남자친구 얼굴을 도서관에서 자세히 보게 되었다. 약간은 작은 눈매 그리고 다부진 입술 둥그스름한 콧망울 등 남자친구의 얼굴을 꼼꼼히 아주 자세히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그것이 바로 인물 드로잉의 첫걸음이지 싶었다. 그리고 이 책을 몇장 읽고는 간단한 그림을 하나 그렸다. 내눈에는 전혀 남자친구와 닮지 않았다. 그리고 다 읽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가지 범하기 쉬운 초보자들의 실수의 복합체임에도 남자친구는 굳이 소장(?)을 하겠다며 밑에 사인을 하라고 부추긴다. 결국 사인을 해주고 나중에 더 나은 그림을 그려주리다 혼자 속으로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초보자들도 알기 쉬운 설명들과 부록으로 같이 있는 연습장은 실로 아주 유용했다. 방금 생각했던 것들을 마냥 백지에 옮기기에는 나 같은 왕초보자로서는 힘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였던 지라 뒤에 있는 연습장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그리고는 자신감이 생겼다.

사물을 보는 눈과 자신감을 가진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많은 연습을 해야겠다. 그러면 내가 그리고 싶은 것들을,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스케치북 위에 마음대로 그릴 수 있는 단계가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도 해본다.

나처럼 미술을 포기한 사람이 있는가?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그림 뿐만이 아니라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당신이 포기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