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먹는 나무
프랜시스 하딩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표지부터 음습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주고 있습니다. 

식물의 초록색을 기본으로 하면서 그림자처럼 검은 나무.

구불구불 기괴하게 구부러지고 늘어져 서로 뒤엉킨 가지들 틈에 엉성히 나있는 이파리들...

뿌리는 화분에서 벗어나 땅바닥을 엉기듯 가로지르고,

그 옆에 어두운 실루엣으로 조용히 서있는 소녀의 모습.

표지만으로 이책의 분위기를 더이상 훌륭하게 그려내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진화론이 거두되던 근 현대.

자연과학자이자 목사인 에라스무스 가족은 네피림의 화석을 발굴한것이 가짜로 판명되어

베일섬으로 도피행을 결정 합니다.

때마침 그곳에서는 화석발굴이 한창 이어서 자문역으로 

에라스무스 목사를 초빙한 것.

속은 아버지의 자연과학책을 모두 독파하고 지적 열망에 가득 차 있으나

여자는 순종적이어야 하고,똑똑하면 피곤하다는 사회 통념상 

수줍은 소녀모습을 한 페이스는 아버지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괴로워 합니다.

섬에 도착해 안도한 것도 잠시 아버지의 추문은 이미 섬에 다다르고,

다음날 에라스무스 목사는 시체로 발견 되고 맙니다.

다들 자살로 결론내린 마당에 한밤중 아버지의 행동을 알고있던 페이스는 

아버지가 동굴안에 숨겨놓은 괴상한 식물을 발견 합니다.

아버지의 일기에서 그것이 거짓말을 먹는대신 진실을 보여주는

열매를 맺는 나무라는 것을 알게되고 페이스는 거짓말을 섬에 퍼뜨리기 시작 합니다.

섬 전체를 폭력과 광기로 몰아넣을 거짓말을...


이 소설에 등장하는 거짓말을 먹는 나무의 묘사는 흡사 거짓말 그자체 입니다.

빛을 보면 발화해 버리고 어둡고 습한 곳에서 자라며

덩굴처럼 서로 어우러져 자랍니다.

찐득찐득한 액으로 덮인 잎은 중간에 갈라져 뱀의 혀처럼 날카로운 두개의

끝을 가지고 있죠.

나무의 존재는 지옥에서 온 선악과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섬뜩하게 그려집니다.

여기에 사춘기소녀인 페이스 역시 순진한 얼굴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거짓과 냉혹함을 갑옷처럼 두르고 

모두를 광기와 폭력으로 몰아넣는 것이 고딕 호러를 읽는듯

긴장과 흥미진진함으로 단숨에 소설을 끝까지 일게 만드네요.

영화화가 확정 되었다던데 영상에서는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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