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예술과 광기는 뗄수없는 양상을 보인다.

미치지 않고는 예술의 궁극의 경지에 오를 수 없는 듯.

모든 예술에는 조금씩 어딘지 사람을 매료 시키는 광기가 숨어 있다.

그리고 그 광기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그것이 우리가 두려워 하는

죽음과 닮아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 소설의 처음 부분에는 만 레이의 초현실주의 사진 <le minotaure>로 시작 합니다.

 

위로 올린 두팔은 뿔과 닮았고, 가슴과 유두는 툭 튀어나온 소의 눈을...

메말라 움푹 들어간 배는 주둥이를 음영으로 표현한 사진.

제목도 미노타우로스.

이 사진은 신화속 괴물의 이미지 처럼 어딘지 음습해 보입니다.

소의 얼굴에 사람의 몸뚱이를 가지고 태어난 이형의 생물.

작가는 이 소설에서 초현실주의를 미노타우로스에 빗대어 표현 합니다.

기괴하고 있어서는 안되는 광기의 산물.

그 초현실주의의 예술을 실제로 표현하기 위해 죽음을 작품으로 만드는 사람.

이 하드보일드 소설은 이처럼 광기와 매료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습니다.

당대의 문호 헤밍웨이와 천재 배우 오손웰스,

달리와 리타 헤이워드등 실존 인물들과 가공의 헥터라는 미스터리 소설가를 사실인양

잘 버무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소설이 일어났던 사건을 추적하는 양 만들었죠.

사실 이 소설의 소재는 충격적인 일련의 사건들을 소재로 삼고 있기에

더 혐오감과 몰입을 유도 합니다.

그 유명한 '블랙 달리아'사건 -여자의 입을 귀까지 찢어 놓고 자궁과 내장을 끄집어 낸 사건.

과 이와 비슷한 초현실 작품을 모방한 사건들이 모티브 입니다.

 

잔혹한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사건 묘사 때문이라기 보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스토리 내면의 증오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더라도 비극과 살인 이야기는 동요없이 들을 수 없다.

                                                     -존 도스 파소스

 

상상력을 부풀려 끔직하면서도 그렇기에 이야기를 쫓아가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작가 역시 작품을 쓰면서 찾아본 수많은 초 현실주의 작품들의

기괴한 이미지 속에서 어떤 광기를 엿본 건 아닐지...

그러면서도 역겹기 보다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을 뒤따라가게 만드는 걸 보면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성공한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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