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서울문화사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남자가 있습니다.

원하던 직업에, 상냥하고 자신이 꿈꾸던 일을 함께해줄 약혼녀.

두사람을 따스한 눈으로 지켜봐주는 부모님...

  그런데 어느날 약혼녀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아버지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넋이 나간듯하던 어머니는 차가 오는지도

모르고 차도로 내려서다 사망.

난데없이 휘몰아치는 불행에 지쳐가는 나날.

아버지 상태를 살피려 들린 집.

아버지는 외출 하셨는지 안보이는 사이 벽장에서 찾아낸 여자 핸드백과

그 안에 들어있는 머리카락 다발.

그리고 수기.

의아한 마음에 수기를 읽기 시작한 남자는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여자가 쓴건지 남자가 쓴건지 모를 그 안의 내용은

어릴때부터 저질러온 충동에 의한 살인기록.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저질러온 죄의 기록에 남자는 끝간데 없는 공포를

느끼면서도 정신없이 빠져들게 됩니다.

 

무더운 여름과 어울리는 소설 유리고코로입니다.

굉장한 흡입력을 가진 문체에 비해 작가 이름이 낯설어 찾아보니

'유리고코로'가 두번째 소설인 신예작가.

하지만 쉰이 넘어 등단 했다고 하니 문체에 녹아있는 원숙해 보이는

느낌은 제 착각이 아닌가 봅니다.

사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상을 수상한 작품이기에 실망 안하리라는

기대는 했었습니다.

미스터리 자체는 사실 약하지만 수상작들 대부분이 

몰입도 만큼은 실망 안 시키기에 말이죠.

 표지 그림도 으스스한 분위기에 한몫 합니다.

정면을 빤히 쳐다보는 여자애...그리고 입을 가릴 정도로 물고 있는

하얀꽃...마치 죽음 자체를 물고 있듯~

얼굴에 비해 가늘고 위태롭게 보이는 긴 목. 

비가 퍼붓는 며칠간 슬프도록 담담한 살인의 추억을 읽다보니

비가오면 나오는 달팽이 처럼 누군가 에게 잡혀

길고 긴 어둠 속으로 던져질지도 모르겠다는 느낌까지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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