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아트리스와 버질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두 주인공 베아트리스와 버질은 단테의 <신곡>의 두 주인공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아닌 당나귀와 원숭이죠.

이 책은 단테의 신곡이 그러하듯 독자를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안내로 지옥과

연옥을 경험하게 만듭니다.

이 책의 놀라움은 우리시대 가장 끔직한 사건중 하나로 여겨지는 홀로코스트를

사실적이지 않은 세계에서 사실적이지 않은 두 주인공의 대화로

충분히 그려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자신의 글에 만족할 수 없었는지 베아트리스와 버질의 첫 대화에

배를 묘사하는 장면을 집어넣어 자신의 불안감을 알립니다.

 

배를 먹어본 적도 본적도 없는 베아트리스를 위해 버질은 말로 배를 묘사 합니다.

(서양배 입니다)

바닥이 둥글고 넙적하지만 위로 갈 수록 가늘어져.

호리변 보다는 적고 훨씬 멋있어 거의 대칭적으로 가늘어져.위쪽 절반이 아래쪽 절반 위로

한가운데 똑바로 올려져 있다고 생각하면 돼.

.

.

.

이런식으로 9 페이지에 걸쳐 배를 묘사하려 노력하지만 결국

"한번 먹어본다면 좋을텐데~"로 끝맺음 맺습니다.

무언가를 말로 표현하려 할 때 자신이 알고 있다해도 100% 상대방에게 그것을

전달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걸 나타냅니다.

이 책을 그냥 우화적 소설로 읽을 수도 있지만, 그안에 작가가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그 장면을 생생히 묘사한다해도 제대로 전달될지 모른다는 거죠.

줄무늬 셔츠위를 헤매다니며 자신들에게 닥친 두려움을 이겨내고자

서로를 위로하는 두 짐승과 그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박제사가 

어떤 관계인지...

헨리가 모든것에서 홀로코스트를 읽어내는 시각이 무엇을 본것인지에 관한건

전적으로 독자가 판단해야 할 문제겠죠. 

읽는 내내 끊임없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고,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없는 소설 <베아트리스와 버질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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