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못 읽는 남자 - 실서증 없는 실독증
하워드 엥겔 지음, 배현 옮김 / 알마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어느날 아침 일어나 신문을 읽기 위해 집어 들었는데,

글자가 전부 외계어처럼 보인다면....?

누군가 장난을 치기위해 신문을 바꿔 놓은게 아닐지...아니면 인쇄과정에

컴퓨터 오류로 인쇄가 잘못 된게 아닐지 어리둥절 하게 될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 '하워드 엥겔'씨가 이런 경우죠.

'하워드 엥겔'이라하면 캐나다에서 1980년대부터 추리소설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이 78살의 노 작가는 2001년 아침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죠.

처음에 쓴 대로 글자가 외계어로 보여 전혀 읽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병원 응급실로 달려가니 머리 왼쪽 뒤편에 가벼운 뇌졸중.

병원에 입원하며 심한 건망증과 실독증으로 좌절감을 맛보게 됩니다.

어렸을 때 부터 책에 빠져 살아왔고, 스스로 책을 내는 사람이 글을 못 읽게 되다니...

 사람이란 자연 스럽게 할 수 있던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되죠.

더군다나 엘리베이터를 타도 층수를 못 읽고 기억도 못해서 그 층의 분위기라던가

햇빛이 드는 구조로 기억 해야 되니 병원에서도 길을 잃기 일 쑤.

재미 있는건 읽기 기능은 엉망인데 비해 스는것은 문제가 없다는 것.

우리 뇌의 신비로움 이겠죠.

작가는 매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필기를 합니다.

그리고 평생 해왔기에 이제는 다른일을 찾을 수도 없다는 심정으로

치료와 다시 글쓰기를 시도...

글 읽기는 혀로 입천장에 글씨를 쓰며 그게 어떤 단어인지 맞추는 방법으로

노력 하며...그러나 긴 문장은 안되고 짧은 문장의 한도 내에서 가능하기에

탈고는 물론 자신이 쓴 글이 어떻게 진행 되는지도 모른 채 쓰고,

친구들이 읽어주면 다시 고치는 식으로...

자신의 경험이 녹아난 소설을 완성 합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상황이 얼마나 고통 스러운지

느끼죠. 읽고 싶은데 못 읽는 심정...

그 상황에서도 집필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이 노작가가

놀라울 뿐 입니다.

이 책에서도 어색한 표현들이 등장 하지만 번역가는

작가의 상태를 좀더 독자들이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대로 직역해 냅니다.

그렇기에 그 표현들이 읽기에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노력의 결과로 보여지네요.

아직은 신비롭기까지한 우리 뇌의 역할...
 

그 속의 작은 기적을 경험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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