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말해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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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연애란 어떤 걸까요?

어떤 사람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라 하고, 어떤 사람은 둘이 마주 보는 것이라 합니다.

또는 상대방의 모든걸 받아 들이는 것이라 하고,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것 만으로 되는 걸까요?

저에게 있어 연애는 두 세계의 만남입니다.

몇십년간 구축되어온 나만의 소우주가 다른 우주와 만나는 빅뱅과도 같은 현상인 것입니다.

자신이 그동안 만들어온 세계가 있기 때문에 상대를 볼때 자신의 기준으로 생각하고,

상대방이 자신의 기준에 맞춰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에게도 그동안 자신만의 세계가 있는데 그걸 허물어 뜨리며 무조건 맞춰줄 수 있는걸까요?

그렇기에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상대방의 세계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접근하며 서로를 조율해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사랑을 말해줘'는 두가지 사건을 통해 소통에 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연애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소통의 부재를...

크게는 일에서 너무많은 정보과다로 어떤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소통의 과다를...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것이 직업인 슌페이는 농아인 교코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필담으로 대화하는 상황에 점점 슌페이는 지쳐가고,

이런 슌페이의 짜증을 느끼던 교코.

어느날 그녀는 홀연히 슌페이 앞에서 모습을 감추게 되고,

그녀가 없는 현실을 받아 들일 수 없는 슌페이는 교코를 찾기위해

그동안의 필담을 단서로 여러곳을 찾기 시작 합니다.

 

작가는 상황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교코와 사랑에 빠뜨립니다.

많은 정보에 둘러쌓인 사람이 자신과 전혀다른 고요의 세계에 사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면...?

말로도 감정을 표현하기 힘든데 글로만 모든걸(자신이 보고,느끼고, 듣느것을)전해야 한다면...?

언어라는건 말로써 표현될때와 글로 표현 되었을때 다른 느낌을 받게 하죠.

더군다나 짧은 시간내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야 될때에는 더욱 절망감조차

느끼게 만듭니다.

작가도 연애란 어중간히 좋아하는 마음 만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사람을 좋아한다면 서로가 자신의 어떤 부분은 포기한다는 각오로 만나야 한다는 걸

말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힘든 사랑을 담담히 써내려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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