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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과 알 - 138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표지가 책의 모든것을 말해주는 책은 흔치 않다.
새하얀 안색에 삐적 마른 몸으로 손을 꼭 잡고있는 여인과 소녀...
여인의 가슴에 피어 있는 꽃과 소녀의 다리사이에 피어있는 꽃....
이책 젖과 알은 한여름 비오기전의 습기차고 움직이기 힘들만큼
더운 감각을 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왜?'와 '어째서?''그러므로'가 없다.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상당히 갑갑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이 현재진행형인 부분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라고 작가가 독자들에게 말하는 듯이 보인달까?
도쿄에 사는 나쓰에게 친언니 '마키코'와 조카딸 '미도리코'가
사흘간 머물러온다.
마키코의 유방확대수술 상담을 위한 사흘간의 여행
삐쩍 마른몸에 유방만 확대하려는 마키코와 말을 잊은채
필담으로만 대화하는 미도리코.
왜? 유방확대 수술을 하려는지?
어째서? 말을 잊고 필담만 하는지 이유는 안나온다.
소설은 이 모녀가 사흘간 나쓰의 집에 머물다가는 여정만을 비출뿐...
다만 미도리코의 노트에 쓰인 일기를 통해,
또 마키코의 가슴에대한 집착을 통해,
나쓰 직장 동료들간의 언쟁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던것은
이 책은 여자로 남아 있고 싶은자와 여자가 되기를
거부하는 자를
여자의 상징성인 가슴과 난자로 얘기 하는것이 아닐지...
삶에 모든것을 빼앗기고 있는 마키코는
유방 확대를 통해 여자로서의 마지막 존재감만은
잊지 않으려 하는건 아닌지...
무책임하게 태어나는...태어나게하는 일이 싫어서
여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난자 따윈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미도리코...
마지막에 마키코와,미도리코 서로가 자신의 머리에
계란을 깨부수는 행위는 말로 할 수 없던 여자로서
무정란(난자)가 무참히 깨져 나가는 점점 사라지는 난자와
난자 따윈 필요 없다고 하는 마키코와 미도리코의 애절한 몸짓이 아니었을런지...
이 책은 친절하지는 않다.
이유는 물론 결론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이렇다는 상황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독자의 상상력이 그 나머지 간극을 메꾸지 못한다면 보기에 상당히 답답하달까?
나로서는 내 상상력으로 소설의 나머지를 꾸며가는 이런책도 상당히 좋아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 불친절함에 한 숨을 내쉴지도...
하지만 소설이란 원래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란 점에서
이 책은 높이 살만하다.
아쿠타가와상 수상 역시 '이 작품은 반대일세'라고 끝까지 반대한 심사위원도 있었다고 하니
호 불호가 갈릴듯한 책 임에는 분명할듯...
저로선 흥미 진진하게 읽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