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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의 실전 경영학 - 기업에서도 통하는 성공의 법칙
루이스 페란테 지음, 김현정 옮김 / 유아이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유명 저널리스트인 에드가 스노우는 “젊은 시절에 강도질을 해 본 사람이 강인한 성격과 목적의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그는 십대 후반에 동네에서 절도와 강도일을 시작해 국제적인 마피아 조직의 중간 관리자까지 올랐다. 그 대가로 결국 오랜 기간 감옥살이를 하긴 했지만 그 덕에 난생처음 독서광이 됐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그가 출소할 무렵엔 19세기 문학대가들의 소설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직접 글다운 글을 쓸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그 결과 중 하나로 나온 게 이 책이다. 무자비한 암흑세계에서 겪었던 경험은 합법적인 세상에서도 아주 유용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피아 보다 훨씬 질이 나쁜 인간들과 마주쳤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마피아 조직원들이 같은 조직에서 활동하는 누군가를 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의 삶은 약간 편해진다. 이와 반대로 대부분의 사업가와 은행, 신용카드 회사들은 모든 사람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누가 더 나쁜 사람들일까?”
그런데 아래의 마피아에 대한 한 사람의 평가를 보자.
“그 사람의 인격과 지성은 합법적인 사업에서도 얼마든지 도움이 됐을 것이다.”
- 조안나 세이버트 판사, 한 마피아 조직의 두목에게 형을 선고하며 전직 조폭이자 저자인 루이스 페란테의 말에 따르면 마피아 조직은 역사상 가장 오랜 기업이다. 호황기에는 물론이고 불황기에도 번창하는 산업분야다. 여기에 속한 이들은 시장 상황이 좋건 나쁘건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수많은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케 했다. 알 카포네는 대공황 기간 동안 대대적으로 수프를 제조해 많은 사람을 먹여 살렸으며 벅시 시걸과 메이어 랜스키는 메마른 사막에 라스베이거스라는 거대한 휴양도시를 건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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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이한 이력의 작가다.
전직 마피아 출신이라니... 작가의 이력 자체가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인 것 같다.
물론 책 속의 그의 신랄한 이야기가 더 눈길을 끈다.
마피아는 단순한 범죄 조직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기업이라는 부분이 말이다.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은 본성이 악할 수 밖에 없고,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 사회적 기업, 재능 기부 등의 말이 유행이다.
소비자로부터 얻은 이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의 기업 캠페인들인데 사실 그 기부라는 형태나 질적, 양적 수준이 아주 미미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게다가 그 적은 내용을 부풀리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작가의 말이 굉장히 신빙성 있게 다가온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다고 수긍하는 경우들이 있다.
마피아들의 산업지배 구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모여 먹고 산다는 의미에서 다가가면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고 변신인 지 모른다.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이탈리아에서 아직도 마피아들이 산업, 정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아마 미국도 그럴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그 뒤에 배후들에 대해 입 다물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 사실들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범죄집단의 조직도와 일반 기업의 조직도가 매우 흡사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경영혁신을 통해 명칭이나 조직 분포가 조금은 달라졌을 지언정 사장과 사원이 같은 급은 아니라는 점에선 여전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그런 마피아와 흡사한 기업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필사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과 끈기가 없으면 설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내가 마피아 집단의 일원이라면?! 그런 마인드와 끈기를 갖추라는 건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자는 제시한 다음을 읽어보면서 생각해본다면 많은 힌트가 될 것 같다.
셋이서 나눈 비밀이 지켜지려면 둘이 죽어야 한다.
남의 장례식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울타리 위에서 놀면 떨어지게 마련이다.
양키 스타디움을 지을 게 아니라 콘크리트를 납품하라.
세상에 법을 초월하는 존재는 없다.
자만심을 경계하라.
범죄 집단의 조직도는 일반 기업과 흡사하다. 피라미드 꼭대기에는 두목(최고 경영자)이 있고 그 밑에는 부두목(최고 운영 책임자)과 고문(법률 자문위원)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밑에는 마피아 조직 내 지부를 이끄는 지부장(부사장)과 행동대원(일반 직원)이 있다. 기업과 마찬가지로 범죄 집단도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많다. -- 포춘(Fortune), 1986년 --
고대 그리스의 군국주의 도시국가 스파르타에서는 열두 살쯤 된 사내아이들을 특이한 방식으로 훈련시켰다. 아이들을 언덕으로 데려가 우선 아사 직전까지 굶긴다. 그 다음엔 생존을 위해 마을로 내려가 음식을 훔칠 기회를 준다. -- 마피아의 실전 경영학, p. 14 --
유명 저널리스트인 에드가 스노우는 “젊은 시절에 강도질을 해 본 사람이 강인한 성격과 목적의식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그는 십대 후반에 동네에서 절도와 강도일을 시작해 국제적인 마피아 조직의 중간 관리자까지 올랐다. 그 대가로 결국 오랜 기간 감옥살이를 하긴 했지만 그 덕에 난생처음 독서광이 됐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그가 출소할 무렵엔 19세기 문학대가들의 소설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직접 글다운 글을 쓸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그 결과 중 하나로 나온 게 이 책이다. 무자비한 암흑세계에서 겪었던 경험은 합법적인 세상에서도 아주 유용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피아 보다 훨씬 질이 나쁜 인간들과 마주쳤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마피아 조직원들이 같은 조직에서 활동하는 누군가를 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의 삶은 약간 편해진다. 이와 반대로 대부분의 사업가와 은행, 신용카드 회사들은 모든 사람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누가 더 나쁜 사람들일까?” 그런데 아래의 마피아에 대한 한 사람의 평가를 보자. “그 사람의 인격과 지성은 합법적인 사업에서도 얼마든지 도움이 됐을 것이다.”
- 조안나 세이버트 판사, 한 마피아 조직의 두목에게 형을 선고하며 전직 조폭이자 저자인 루이스 페란테의 말에 따르면 마피아 조직은 역사상 가장 오랜 기업이다. 호황기에는 물론이고 불황기에도 번창하는 산업분야다. 여기에 속한 이들은 시장 상황이 좋건 나쁘건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 수많은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케 했다. 알 카포네는 대공황 기간 동안 대대적으로 수프를 제조해 많은 사람을 먹여 살렸으며 벅시 시걸과 메이어 랜스키는 메마른 사막에 라스베이거스라는 거대한 휴양도시를 건설했다.
책에 따르면 마피아들은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매일같이 투쟁을 벌이는 삶에 익숙하다. 그래서 성공한 마피아라면 언제 어디서건 이길 준비가 돼 있다. 어두운 세계에서 나와 합법적인 영역에서 성공을 꿈꾼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다만 상대방이 겁을 먹고 자신과의 거래를 포기하지 않도록 공격성만은 적당히 조절한다. 또한 불법이라고 지탄받을 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 그 뿐이다. 나머지 노하우는 비즈니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래서 이 책 원서의 부제가 ‘마피아가 합법적인 비즈니스맨에게 주는 교훈(What the mafia can teach the legitimate businessman)’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비즈니스맨일 뿐이다.” - 알 카포네
당신이 조폭이나 깡패, 마피아 등에 대한 편견만 버린다면 적어도 비즈니스 세계에선 그들에게 배울 점이 많다. 실제로 전 뉴욕 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는 “일부 마피아들은 범죄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아주 좋은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경험을 통해 이를 증명한다. 그는 예전에 사채업에도 손을 댔는데, 또박또박 돈을 갚는 사람이 있으면 이자율을 낮춰줬다고 말한다. 인간적으로 말이다. 허나 합법적인 세계에서의 회사들은 그렇지 않다. 채무자의 성실성은 무시하고 시세에 따라 이자율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를 따진 적이 있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이런 상황에 대해 조그만 글씨로 계약서에 다 쓰여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여기에 대해 “당신 귀에 속삭이면서 얘기했잖소”라고 말하는 것과의 차이점을 되묻는다. 우리의 통념을 뒤흔드는 그의 설명은 자연스레 글에 몰입하게 만든다. 그는 마피아 세계와 비즈니스 조직,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겹쳐놓으며 현실적인 교훈을 던진다.
저자는 글 말미에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마키아벨리의 조언은 정계나 재계에서 반짝하고 성공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나머지 부분에선 실패를 안긴다고 꼬집는다. 주위에 진정한 친구는 단 한 명도 없고 친척들마저도 적의에 차게 만드는 효과를 부른다는 설명이다. 대신 그는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인생의 목표를 둬야 한다고 힘줘 말한다. 마키아벨리의 생각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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