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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를 삼킨 아이, 모란이 - 레벨 3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고재현 지음, 김상욱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6년 2월
평점 :
모란이은 우리 옛이야기인 창귀 설화를 바탕으로 조선 시대 평민 소녀의 삶과 선택을 담아낸 이야기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모란이는 종기로 고통스럽게 세상을 떠난 언니를 보며 사람을 살리는 의녀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는다. 그러나 조선 시대의 현실은 그 꿈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아들은 공부를 시켜 출세를 바라지만 딸은 시집을 보내면 된다고 여겨지던 시대 속에서 모란이 역시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혼인을 강요받는다.


마을에는 사람을 홀린다는 창귀가 나타나면서 두려움이 퍼지기 시작한다. 창귀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힌 사람의 혼이 되어 다시 사람을 홀려 호랑이에게 바친다는 설화 속 존재로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다. 사람들은 하나둘 사라지고 마을에는 불안과 긴장감이 감돈다.


어느 날 모란이는 백호와 마주하게 된다.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모란이는 백호의 입속 깊이 박혀 있던 가시를 발견하고 목숨을 걸고 그것을 빼 준다. 그 선택은 모란이의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보여 주는 장면이며 그 일을 계기로 모란이와 백호 사이에는 특별한 인연이 이어진다.


이야기는 창귀 설화의 긴장감 있는 전개 속에서 조선 시대 평민들의 삶과 감정을 함께 보여 준다. 무섭고 흥미로운 사건 속에서도 사람들의 억울함과 슬픔 그리고 가족에 대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모란이는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려 하며 이야기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창귀 설화를 통해 한국 옛이야기의 매력과 조선 시대의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