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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닥터 스쿨 2 : 증상으로 질병을 밝혀라! - 어린이 메디컬 스토리북 ㅣ AI 닥터 스쿨 2
예영 지음, RV 그림, 이낙준(한산이가)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11월
평점 :
의사를 꿈꾸는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해”라는 말보다 더 필요한 건, 의사가 어떤 시선으로 사람을 바라보는지 알려 주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미래엔아이세움 출판사의 AI닥터스쿨 2번째 이야기는 단순한 과학 동화가 아니라 진로 독서로 충분히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드라마 중증외상센터가 떠올랐습니다. 위급한 상황 속에서도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 그 긴장감이 아이들 이야기 안에 잘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의료 현장을 아는 글 쓰는 의사 이낙준 작가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이야기가 가볍지 않고 설득력이 있습니다.


AI닥터스쿨은 병명을 외우게 하지 않습니다. 대신 증상을 관찰하고, 질문하고, 가능성을 좁혀 가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담임 선생님의 허리 통증, 친구의 갑작스러운 이상 반응 등 일상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통해 아이들은 ‘몸의 신호를 그냥 넘기지 않는 태도’를 배우게 됩니다. 이는 중증외상센터가 강조하는 초기 대응의 중요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초3 아들은 책을 읽고 나서 “엄마도 대상포진 걸린 적 있지?”라며 실제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쯔쯔가무시병과 유전자 변이 설정이 특히 인상 깊었고, 승민이가 쓰러졌을 때 알레르기의 원인을 추적하는 장면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제 가족들 아프면 잘 살펴봐야겠어”라는 말이 이 책의 가치를 잘 보여 준다고 느꼈습니다.


만화에 치우치지 않고 이야기 중심으로 전개되는 구성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AI닥터스쿨은 재미로 읽히지만, 읽고 나면 태도가 남는 책입니다. 가을에 송파도서관에서 열린 이낙준 작가 북콘서트 이후 더 관심 있게 읽게 되었는데, 작가가 말하던 ‘의사는 사람을 먼저 보는 직업’이라는 메시지가 이 책 전반에 잘 담겨 있었습니다.
의사를 꿈꾸는 아이, 과학과 생명에 관심 있는 초등 중학년이라면 AI닥터스쿨 2번째 이야기를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