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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 도시 서울, 개정증보판
방민호 지음 / 북다 / 2024년 12월
평점 :

이 포스팅은 북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작성했다.
태어나서 돌잔치를 하기도 전에 전에 서울에 왔으니 누가 어디서 태어났냐고 물으면, 의례 서울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나는 서울 토박이인 셈이다. 하지만 서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는다면, 선뜻 말을 이어가기가 쉽진 않다.
내가 살았던 대부분의 시간은 강북이었다. 대학을 다닐 때 강남까지 진출했고, IT 분야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강남에 취재처가 많아 자주 왕래를 했다. 하지만 사무실은 강남보단 강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광화문에서도 만 9년째를 근무하다 보니, 책 한 권 써보고 싶다는 요즘, 광화문을 배경으로 써보면 어떨까 싶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
서울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도읍이었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도시로 성장했다. 서울에 와보지 않은 외국인이 서울은 어떤 곳이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해 줄 것인지 생각해 보다가 <서울 문학 기행>을 읽게 됐다.

<서울 문학 기행>은 2017년에 초판이 출간되었으며, 2024년 12월 30일에 개정증보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박민호 교수는 서울 곳곳에 숨겨진 문학의 흔적을 찾아 그 안에 배어 있는 삶의 이야기를 이 책에 모았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에는 기존에 다루었던 이상, 박태원, 윤동주, 김수영, 박완서, 손창섭, 박인환, 이호철 등의 작가들 외에도 현진건과 나도향의 이야기가 추가되었다. 박민호 교수는 우리가 사랑한 작가와 작품들에 얽혀 있는 서울의 다양한 사연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12명의 작가와 그들이 남긴 책 속의 이야기 속에 담긴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이상은 소설 <날개>에서 경성역과 미쓰코시 백화점 두 곳의 지명을 그대로 썼는데, 이 두 곳을 1930년대 경성의 중요한 현대성의 상징으로 제시했다. 윤동주는 종로구 누상동에 위치한 하숙집에서 다섯 달 동안 머물며 열 편의 시를 쓸 정도로 창작 열정을 키웠다.

현진건은 부암동의 능금밭 옆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는데, 그의 대표작인 <운수 좋은 날>은 1920년대 초반 서울의 모습을 생생히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소문에서 혜화동 전차 정거장, 동광학교, 남대문 정거장을 거쳐 인사동과 창경원을 지나 다시 동소문 안 자신의 동네로 돌아오는 김첨지의 행로를 따라가고 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로 주목받은 박태원은 이상과 마찬가지로 '경성 보이'였다고 한다. 그는 한약방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당시 종로구 화동 1번지에 있던 경성제일공립고등보통학교(현재 강남구의 경기고등학교)에 다녔다고 한다. 위치상으로 보면 청계천을 가로질러서 학교를 다녔을 거라고 한다.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은 예술인들의 사교 장소였던 종로구에 위치한 '동방 살롱'을 자주 찾았고, <풀>의 시인 김수영은 서울 한복판 관철동에서 태어나 이상, 임화처럼 서울의 시인으로 불린다. 방민호 교수는 12명의 작가들에 대한 소개와 함께 그들의 작품 속에서 한국 사람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아름다움, 그리고 인내와 희망을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며, 서울을 삶의 배경이자 문학의 상징적 공간으로 의미화해 소개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