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의 역사 - 알지 못하거나 알기를 거부해온 격동의 인류사
피터 버크 지음, 이정민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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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ignorance)'한 사람이 권력을 잡거나 막강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를 차지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에 빠졌던 때를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고 했는데, '무지'와 연관이 깊은 말이다. 이 말은 '모르면 겁이 없다'는 말과도 유사한데, '알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이나 결과에 대해 충분히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과도 통한다.


이 말은 무지가 때로는 두려움을 줄여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느끼지 않을 수도 있음을 경고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무지하면 정보 부족으로 인해 잘못된 판단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결과를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용감하게 보일 수 있지만, 이는 무모함과도 맞닿아 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무지는 단순히 알지 못하는 상태를 넘어, 의도적이며 때로는 체계적으로 유지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종신 교수인 피터 버크(Peter Burke)의 『무지의 역사』는 종교, 과학, 지리학, 전쟁, 비즈니스,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지의 역사를 탐구하며, 독자들에게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이 책에서 피터 버크 교수는 무지를 단순히 알지 못하는 상태로 한정하지 않았다. 무지는 의도적으로 지식을 거부하거나 특정 정보를 억압하는 행위까지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세 시대 교회는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오의 연구를 탄압하며 과학적 진보를 막았다. 이처럼 무지는 단순한 무지함이 아니라 때로는 힘의 논리로 작용했다.


이 책에서 역사적 사례를 통해 5가지 무지의 면모를 소개한다.


1. 종교와 무지

종교는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 때로는 특정 지식을 억압하거나 왜곡했다. 17세기 이탈리아의 예수회 선교사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신에 대한 지식을 묻던 사례는 이러한 무지의 양상을 보여준다. 잘못된 정보는 종종 체제 유지의 도구로 활용됐다.


2. 과학과 무지

무지는 과학의 영역에서도 발견된다. 19세기 후반 의학계에서 세균의 존재를 부정했던 학자들은 감염병 예방을 가로막는 걸림돌이었다. 새로운 지식은 종종 기존의 통념과 충돌하며 저항에 부딪힌다.


3. 전쟁과 무지

전쟁에서의 무지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러시아 침공 실패는 러시아 지리와 날씨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전략적 계획에서의 무지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4. 정치와 무지

정치 지도자들은 정보를 은폐하거나 왜곡하여 대중을 통제한다. 체르노빌 참사 당시 소련 정부의 대응은 무지가 정치적 도구로 사용된 사례로 꼽힌다.


5. 현대 사회와 무지

정보화 시대에도 무지는 여전히 존재한다. 무지가 단순한 알지 못함이 아닌, 특정 목적을 위한 선택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정보의 진위를 더욱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피터 버크는 무지를 단순히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무지의 다면성을 통해 사회가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들여다보는 창을 제시했다. 『무지의 역사』는 인류의 과거를 반추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인류의 역사에서 무지가 어떻게 형성되고 활용되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오늘날의 정보화 시대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따라서 이 책은 역사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를 분석하고 비판적 사고를 강화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또한 역사와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비롯해 정치와 사회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드린다.



이 포스팅은 한국경제신문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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