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역사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Future Publishing 지음, 강영준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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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마녀사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띄는 걸 보면, 중세 시대부터 이어져온 '마녀'라는 존재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마녀'라는 말은 고대부터 존재했지만,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마녀'와 '마녀사냥'이란 단어는 중세 유럽과 르네상스 시기에 발생했던 현상에서 비롯됐다.


'마녀'라는 단어는 영어로는 'witch'라고 하는데, 고대 영어의 'wicce(여성 마녀)'와 'wicca(남성 마녀)'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들은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게르만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고대 문명에서도 마법과 주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존재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민속신앙이나 주술적인 의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왜 마녀라는 존재는 나쁘게 그려지고 비춰졌을까?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마녀의 역사>는 중세에서 근세까지 유럽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던 '마녀사냥', '마녀재판'의 전모를 파고들어 소개했다. 마녀란 누구이고, 왜 마녀사냥이 일어났는지, 여러 사건들의 전말을 소개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마녀에 대한 이슈를 분석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강렬한 마녀의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다. 또한 마녀를 둘러싼 역사상의 어두웠던 과거를 재조명해 비추고 그들이 감추었던 악행들이 무엇이었는지 하나하나 들쳐내 수면 위로 끄집어 냈다. 어둠을 낱낱이 보여준다.



그런데,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에 자행된 '마녀사냥'은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초기 기독교 사회에서는 이교도나 다른 종교적 의식과 연관된 사람들을 종종 '마법사'나 '이단'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마녀사냥은 드물었다.


하지만 12세기 이후, 교회의 권위가 강화되면서 마법과 주술에 대한 공포가 증가하면서 이 시기부터 마법 사용은 이단으로 간주되어 배척되기 시작했다. <마녀의 역사>는 마녀사냥의 원인을 종교적인 이유, 사회적인 불안, 법적 체계의 변화, 성차별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과거 마녀사냥으로 인해 수만 명의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고 처형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까지가 마녀사냥이 절정에 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녀사냥은 자유를 추구했던 유럽 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는데, 종교적 광신과 사회적 불안의 상징으로 마녀사냥을 꼽고 있다.


이 책에서는 15명의 가장 악명 높았던 마녀, 왕들의 어머니 군힐드, 성전기사단의 배신, 백장미의 여왕 엘리자베스, 펜들 힐의 공포, 암흑의 카리스마 매튜 홉킨스, 바스크 마녀재판 등. 제목만 봐도 흥미를 끄는 마녀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다양한 마녀의 전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마녀로 지목된 사람은 또 어떤 재판 과정을 거쳐 사형에 처해졌는지 등을 상세하게 알 수 있다.



마녀로 지목되면 모진 고문을 통해 자백을 받아냈다. 죄를 자백한 사람들은 대부분 사형에 처해졌다. 가장 유명한 마녀재판 중 하나는 1692년에 자행된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일어났던 '세일럼 마녀재판'이다. 이처럼 무자비한 마녀사냥으로 인해 집단 히스테리에 빠진 마을의 공황과 마녀사냥꾼의 광기가 유럽을 휩쓸면서 펼쳐진 암흑 시대의 마녀재판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그려진 일러스트가 압권이다.


17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합리주의와 과학적 사고가 발전하고 죄와 벌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생기면서 유럽의 마녀사냥은 점차 줄어들었다. 또한 계몽주의의 영향으로 18세기에는 마녀사냥은 거의 사라졌다. 그런데 오늘날 언론을 통해 마녀사냥이 다시 부활해 활개를 치고 있다. 언론에서는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 박해의 극단적 예로 마녀사냥을 언급하고 있는데, 집단적인 히스테리나 광신도의 위험성을 되새기는 지표로도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마녀의 역사>는 마녀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은 물론 사회적 배경, 그리고 그 시대의 문화적인 의미들에 대해 두루두루 다루고 있다. 마녀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들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작가에게도,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일반 독서가들에게도 강추 드린다.


이 책을 통해 마녀와 마녀사냥의 역사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공포와 불안을 극복하려고 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도 보여주며 역사를 통해 교훈을 일깨워 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을 통해 마녀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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