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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 - 개정판
남영신 지음 / 까치 / 2023년 10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05/pimg_7732051274039476.jpg)
당신의 한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인가? 글을 쓰다 보면 단어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아'인지 '어'인지, '애'인지 '에'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입말로는 대충(?)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을지 몰라도. 글로 쓰는, 아니 글로 씌여진 문장에서는 맞춤법이나 조사를 다르게 혹은 잘못 쓸 경우,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렵다는 조사와 어미 등을 제대로 구사할 수 있다면 문장을 좀 더 세련되게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한국인들도 헷갈리기 쉬운 조사와 어미의 올바른 쓰임은 물론, 문장 구성 요소의 호응 등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해 줄 책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한국어 바로 쓰기 노트>는 한국어 바로 쓰기의 길잡이가 되어 주어 왔는데, 최근 21년 만에 개정판이 새롭게 출간됐다. 이 책은 국어 문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선생님과 학생을 비롯해 본격적으로 글쓰기를 시작하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 글을 좀 길게 쓰는 일이 어려운 사람 등 한국어를 좀 더 정확하게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p.27
어학자들은 대체로 '이/가'를 주어를 만드는 조사라고 보고 '주격 조사'라고 이름을 붙인 반면에, '은/는'은 주제어를 만드는 기능을 하는 조사로 보고 '보조사' 또는 '특수 조사'라고 이름을 붙였다.
'이/가'와 '은/는'의 쓰임새가 이렇게 다르고 또 그 차이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언어생활에 나타난 현상을 보면 뜻밖에도 이 두 조사가 아무렇게나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p.82
조사는 생략할 수 있다. 글말에서는 조사를 생략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생략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입말에서는 조사를 생략하는 편이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다. 한편, 조사를 생략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조사를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략해서는 안 될 조사가 있기 때문이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1005/pimg_7732051274039477.jpg)
요즘처럼 스마트폰을 이용해 SNS에 쉽고 빠르게 글을 써서 남기다 보면 한국어를 잘못 사용한 오남용 사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더욱이 말을 줄여서 사용하는 줄임말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원래의 뜻과는 상반되는 개념으로도 사용되는 말도 있고, 전혀 다른 말로 뒤바뀐 경우나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등 우리말이지만 참 쉽지 않다.
또 우리나라처럼 높임말이나 호칭을 중요시하는 곳에서는 지칭 하나라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난감해질 수 있다. 특히 단어와 문장 뒤에 붙는 조사와 어미는 좀 더 정확하게 써야 하는데, 잘못 사용할 경우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다르게 쓰여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좀 더 정확한 한국어 바로 쓰기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국어문화운동본부의 이사장인 저자는 수십여 년 동안 한국어 바로 쓰기 운동에 앞장서 왔는데, 20여 년이 지난 시대의 변화를 감안해 새롭게 우리말 바로 쓰기 책을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책의 다양한 예문과 연습문제를 풀어 보면서 저자의 설명을 곁들인다면 올바른 한국어의 길이 멀리 있진 않을 것이다.
p.151
논리적 호응이란 이어진문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어진문장을 이루는 각 절은 통상적으로나 어휘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이 호응이 되지만, 두 절 사이에서는 호응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렸다.
동생이 울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대학 입학 시험에 떨어졌으므로 재수하게 되었다.
네가 열심히 일하면 승진시켜 주겠다.
p.153
아래 문장의 문법 요소를 분석하고 각 요소가 호응이 되도록 다시 써보세요.
사람들은 한꺼번에 불러 모은 것이 아니라 여건에 따라 융통성 있게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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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고, 읽기도 쉽게 잘 쓰여진 문장은 눈으로 읽어도 좋고, 귀로 들어도 쏙쏙 잘 들어온다. 하지만 맞춤법에 맞지 않거나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문장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헷갈리게 만든다. 또한 그 문장 속에 녹아 있는 중요한 의미나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변질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이/가', '은/는', '에/에서' 등 헷갈리는 조사는 물론 '-아서/어서'와 ',-아/-어', '-며'/'-고' 등 혼용되는 어미의 사용법, 높임법과 시제 일치, 문장 순화하기, 호칭 및 지칭 등 일상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 정확한 문장을 만드는 방법을 전달하고 있다.
쉽고 평범한 글쓰기를 실천해 왔다는 저자의 바램처럼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에 없던 내용들이 많이 보완되고 추가됐다. '일치, 순화, 퇴고' 부분은 초판에서는 없던 내용이다. 쉽고 평범하게, 간결하고 단순하게, 정확하고 명료하게 기피하면 좋을 표현을 소개한 '순화' 부분은 글이나 말을 쓰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 줄 새로운 내용들이 담겨 있다.
p.202
과거 시제의 형태 가운데에서 '-었었-/-았었-'을 쓰는 경우가 있다. 흔히 대과거라고 부르는 형태인데, 일부 사람들은 이런 형태가 한국어에 고유한 형태가 아니라고 해서 기피하기도 한다. 한국어에서 과거는 '-었-'으로 표현하면 충분하기 때문에 '-었었-'을 이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었었-'이 고유한 의미 기능을 가진 어미라고 본다.
p.234
말이나 글에는 꼭 들어가야 할 정보를 꼭 필요한 만큼 넣음으로써 불필요한 부분이 섞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불필요한 정보가 많이 끼어들면 어느 것이 핵심 정보인지 분간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들 뿐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핵심 정보보단 불필요한 정보에 관심이 쏠려서 엉뚱한 오해를 낳게 되기도 한다. 군더더기, 판에 박은 듯이 쓰는 표현, 반복적으로 하는 말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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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글쓰기 외에도 말로 하는 일상 대화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표현들이 많이 담겨 있다. 따라서 한번 보고 책장에 넣어 둘 것이 아니라, 곁에 두고 틈틈이 챙겨 봐야 할 책이다. 또한 부록에는 한국어의 수직적 소통 구조를 바꾸는 첫걸음으로써 호칭, 지칭 문제와 관련한 내용들을 담았으니 꼭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까치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