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여정 -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오데드 갤로어 지음, 장경덕 옮김 / 시공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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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많은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 물론 최근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비롯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1년을 넘기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정세는 불안한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도 여전하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경기는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진영 간의 갈등이나 빈부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고 인구 절벽, 고령화, 갑질, 노동시간 증가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재해 있어서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미래에도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에 읽고 있는 <인류의 여정>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혹자는 30년 후에는 모든 것을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또 다른 이는 2100년 이전에 현생 인류는 사라질 것이라는 등 인류의 미래를 비관적인 전망하고 있다. 반면에 '통합 성장 이론'이 창시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브라운대 경제학과 오데드 갤로어 교수는 인류는 앞으로도 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의 견해는 무엇일지 궁금하다.


p.37

인구가 증가하니 다시 비옥한 토지와 자원이 부족해졌다. 아프리카에서 첫 이주에서 박차를 가했을 때처럼 말이다. 새로운 도구와 기술이 있었지만 인류의 생활은 점차 생존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기후가 바뀐 데다 증가하는 인구를 떠받칠 수 없자 인류는 결국 다른 생존 방식을 모색했다. 바로 농업이다.


p.61

호모사피엔스 출현 이후 거의 30만 년간 1인당 소득은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을 넘길까 말까 했고, 전염병과 기근은 흔한 일이었다. 또한 아기 넷 중 한 명은 첫돌에 이르지 못했고 산모는 출산 중에 죽는 경우가 흔했으며, 기대수명은 40세를 넘는 경우가 드물었다.



<인류의 여정>은 크게 2가지 테마를 통해 인류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소개하고 있다. 1부 '인류의 여정'에서는 경제적 활동의 범위를 호모사피엔스가 나타나났던 30만 년 전으로까지 확대해 인류를 고찰한다. 특히 18세기 이후 산업혁명으로 인한 각 지역별 인구 데이터와 소득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류의 불평등이 초래된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2부 '부와 불평등의 기원'에서는 아프리카에서의 탈출로 인한 인종과 문화의 분화, 먹고사는 문제와 제도의 다양화, 산업혁명 발생에 시간 차가 발생한 이유, 그 차이가 끼친 영향 등에 대해 지리적인 요소, 문화적인 요소에 또 다른 불평등의 기원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데드 갤로어 교수는 호모사피엔스 등장 후 30만 년이 지났지만 현재 인류가 풍요를 누린 시간은 200년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나머지 29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은 배고픔과 질병과의 싸움을 계속해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18세기 산업혁명 이후로 최근까지 장기적 번영의 성과가 치솟았는데, 세계의 일부 지역만이 그 혜택을 누렸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p.99

토지 소유의 역사적 불평등은 농업으로부터 산업으로 전환하는 속도를 좌우하고, 현대적 성장 체제가 출현하는 데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지역에 따라 강력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지역에 따라 교육개혁 속도가 달리 나타고, 불평등한 토지 분배가 교육비 지출에 부정적 효과를 냈다는 사실로도 증명된다.


p.150

인류의 생활수준 향상 속도는 일반적이지도, 필연적이지도 않았다. 어디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생활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을 봐도 현대사회는 예외적이다. 그렇다면 국가와 지역에 따라 부의 격차가 생기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인류가 태어나고 자라는 곳의 역사와 지리의 덫에 빠지는 건 필연적일까? 이러한 불평등은 결정론적일까 아니면 무작위적일까?



즉 서유럽과 북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일부 국가는 19세기에 놀라운 도약을 이뤄냈다. 반면에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역에서는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이러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200년의 시간은 인류사에서 볼 때 혁명적인 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어떤 지표를 보더라도 인류사에서 전례 없는 약진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인류가 급성장하게 된 첫 번째 열쇠로 보는 것은 다름 아닌 뇌의 발전이다. 인류가 가진 뇌의 진화는 인류를 독특한 발전 경로로 나아가도록 한 중요한 추진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책에서는 인류의 뇌는 변화하는 환경에 더 성공적으로 적응하면서 신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고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의 진보를 되풀이하면서 앞으로도 발전해 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인류의 성장 과정을 볼 때 환경 파괴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현재 진행 중인 환경친화적 기술의 개발과 전환이 잘 이뤄지고 있고, 교육투자에 따른 수익 증가와 성 평등으로 인구 증가율이 더욱 낮아져 환경적 부담이 줄어든다면 지구온난화 추세를 누그러뜨리면서 경제 성장을 현재의 속도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p.193

예수는 "부자가 천당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기가 더 쉽다"고 주장했다. 부의 문제는 가장 먼저 교회를 세운 이들의 공통 주제였다. 기독교 신학자들은 여러 세기 동안 개인적으로 부를 추구하는 것에 반대했다. 영성 계발과 구원의 걸림돌로 여겼기 때문이다.


p.240

인류가 벌인 전쟁의 역상에서 승자는 흔히 가장 치명적인 병원균을 지닌 이들이었다. 16세기에 스페인은 아메리카의 가장 강력한 두 제국을 공격했다. 오늘날 멕시코에 있는 아스테카제국과 페루 주변의 잉카제국이다. 스페인은 그전에는 아메리카에 이르지 않았던 천연두와 독감, 티푸스, 홍역 균을 지닌 채 상륙해 수많은 아스테카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중략) 에르난 코르테스가 이끄는 정복자는 그들의 방패가 된 면역 체계를 갖추고 우월한 기술로 무장해 중앙아메리카의 가장 강력한 제국을 굴복시킬 수 있었다.



<인류의 여정>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 온 인류가 살아온 역사를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되짚어 보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다양한 측면에 걸쳐서 폭넓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인류의 여정이라는 밑바탕에는 거대한 힘이 계속해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인류는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처럼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이유로는 교육과 관용, 그리고 더 높은 수준의 성 평등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기조야말로 인류를 향후 몇십 년 또는 몇 세기 동안 번창하게 할 또 다른 열쇠라고 짚었다. 물론 저자의 주장이 모두 옳다고는 할 수 없고 쉽지 않은 담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인류가 맞고 있는 위기 상황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 읽어봐야 할 필독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포스팅은 시공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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