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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글쓰기 -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법
빌 루어바흐 지음, 홍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요즘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더 많아졌다. 자신의 일상에서부터 자서전, 회고록, 직업과 관련된 이야기 등 소소하지만 진한 삶의 향기를 담고 있는 우리네 이야기들 말이다.
어느새 2023년 3월,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옷은 얇아지고 마음은 싱숭생숭해져 밖으로 나가 하염없이 거닐고만 싶어지는데, 이럴 때 글 한 편 써볼까 하는 생각이 또 가득해진다. 그런데 한 편의 글을 쓰려면 생각을 모으고 글을 다듬어야 하는데 좀 더 전문적인 가이드를 받으면 좋지 않을까?
p.32
뛰어난 글을 하루아침에 뚝딱 쓸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일 뿐이다. 누군가가 멋진 글을 썼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으레 그런 환상에 빠진다. 재닛 벨웨더나 고우 패리스, 혹은 당신 역시 이런 환상에 빠져 있었을 것이다. 훌륭한 작가들은 절대로 자기처럼 버둥거리지는 않을 거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작가들도 재닛처럼 안 그런 척 애쓰면서 발버둥 치기도 하고, 고우처럼 새로운 전장에 뛰어들어 이리 뛰고 저리 뛰기도 했을 것이다.
p.49
몇십 년 전, 나는 매일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과연 하루 중 언제가 가장 적당한지 알 수 없었다. 졸립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과 만날 일도 없는 시간, 일상의 사소한 일들로 방해받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이 언제인지 정확히 꼬집어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루를 시작하는 첫 한 시간을 책 읽는 시간으로 정했다.

내 삶의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싶은 사람들이 주변에도 많이 있는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들도 많이 듣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을 참고해 보시기 바란다. <내 삶의 글쓰기>는 내 이야기가 얼마나 근사한 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빌 루어바흐 교수는 다수의 책을 출판한 소설가이자 논픽션 작가다. 그는 자서전이나 수필, 회고록 등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생각을 모을 것인지, 그렇게 모아진 생각을 어떻게 한 편의 글로 이끌어낼 수 있는지, 그리고 글은 어떻게 다듬어야 하는지 등 글쓰는 방법에 대해 짚어주고 있다.
p.109
장면을 만들 때는 장면에만 집중하라. 가드너의 말처럼 중간에 가로막는 것은 무엇이든 없애라. 장면 속의 시간과 장소에 머물러라. 장면을 그려야 하는데 사건을 뭉뚱그려서 요약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야기의 배경은 서술 부분에서 미리 세워놓아야지, 엉뚱한 곳에 집어넣으면 안 된다. 미래 역시 사건과 함께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해야지, 일부러 설명해 줄 필요는 없다.
p.200
인물들을 종이 위에 불러내면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가 있다. 인간은 복잡하고 등장인물은 단순하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한 사람의 특성만 해도 수만 가지, 어쩌면 수백만 가지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특성은 많이 봐야 서른 가지고, 그중에 유독 두르러지는 것은 한두 가지뿐이다. 그러니 당신이 알아서 골라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저자는 글쓰기란 것이 특정한 사람들만 참여해야 하는 것이 아닌, 대단하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인생이라는 거대한 글감을 찾아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보고 싶은 초보 작가들이나 창조적 논픽션을 적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런데 뭘 써야 할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좋은 글이다. 하지만 좋은 글은 결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오래된 사진에서 이야기를 찾고 일기나 편지를 써보고, 글쓰기 모임에 참가해 보는 등 거창한 뭔가가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변화에서 글쓰기가 시작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p.274
대학생은 학교 도서관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다른 네트워크와 연계하면 도서관은 하루 24시간 활짝 열려 잇다. 대학생이 아니라 해도 걱정할 것 없다. 웬만한 대학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이나 떠도는 작가들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큰 대학 중에는 도서관만 열 군데가 넘는 곳도 있다.
p.341
가장 군침 도는 은유, 맞춘 듯 잘 어울리는 상징, 거대한 의미, 글 전체를 잇는 보편적인 의미는 그 자체로 온전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작가로서 당신이 할 일은 부단히 쓰고 또 써서 명확한 이야기를 더욱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지만 누구나 노래를 하고 곡을 내지 못하는 것처럼 누구나 글을 써서 책 한 권 내기가 쉬운 건 아니다. 하지만 간절함이 있다면 책을 내는 일도 요원한 건 아니다. 아직까지 글을 제대로 써보겠다는 시도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오늘 몇 자라도 써보는 것이다. 동네 한 바퀴 돌면서 주변에서 보이는 소소한 것들부터 글쓰기 노트에 하나씩 정리해 보자. 이 책은 자신의 글을 써보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글쓰기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한 자서전에서 작가의 어떤 면모가 드러나야 하는지 등 글쓰기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글쓰기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이 포스팅은 한스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