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에게 - 사라져도 새겨진 우리의 이야기
김아인 지음 / 작가의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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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작가의 서재에서 나온 세 번째 이야기책 <당신과 나에게>라는 제목의 책을 받아 들고 읽다가 몇 번이나 책장을 덮었다. 20여 년 전에 떠나신 아버지 생각에 목울대가 매이고 금방이라도 눈물 한 바가지는 쏟아낼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가의 서재에서 이전에 출시했던 <감정일기>, <하얀사람>을 읽을 때도 꽤나 힘겨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책을 받아들고도 쉽게 책장을 펼치지 못했다. 며칠 전에 아버지 기일이었는데, 영정 사진 속에는 암 선고를 받고 투병 생활도 오래 해보지 못하고 떠나셨던 아버지가 미소 짓고 계셨다.


p.7

사랑하는 내 엄마는 20개월 만에 그토록 고통스러웠던 몸을 훌훌 벗어놓고 간절히 원하던 대로 하느님 품에 안겼다.

그날은 2018년 5월 5일 눈이 부시도록 화창한 어린이날이었다.


p.50

아무래도 암이라는 건 드라마 속 주인공이나 걸리던 것이었고 무엇보다 그것은 어김없이 죽는 병이었다. 적어도 내가 봤던 드라마에서는 그랬다. '우리 엄마가 여기저기 자주 아프기는 해도 얼마나 잘 먹고 건강한데...'라며 역시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돌아가신 엄마와 나누었던 기억들을 하나씩 끄집어 내서 그날의 감정이나 분위기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엄마와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 난 자연스럽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 기억 저편에 숨어 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쳇바퀴 돌듯 천천히 되감겨지며 과거 어느 시점으로 데려다 놓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지난 20여 년의 세월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 오랜 시간을 한결같이 아버지 기일을 챙기고 계시는 어머니는 자식들은 물론 손주들의 생일도 잊지 않고 계신다. 어머니도 연세가 많아지셨다는데 영정 사진 속의 아버지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다.


p.73

엄마는 처음 췌장암 진단을 받던 날도 그랬다. 망연자실하며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의사 선생님을 신뢰하고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게 엄마의 방식이었다. 엄마는 언제나 궁금한 것을 적극적으로 물어가며 자기 병을 치료하는 일에 앞장섰고 이미 벌어진 일 앞에서 징징대기보다는 해결할 방법을 찾아 어려운 상황들을 헤쳐 나갔다.


p.120

늘 모든 답을 알고 있는 것만 같던 엄마와 달리 나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일주일 동안은 더욱 그랬다. 얼마 남지 않았다던 시간을 보내면서 나의 불안은 극에 달해 있었는데, '길어야 일주일'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마다 미칠 것만 같았다. 엄마와 함께 있는데도 이미 그리움과 슬픔이 북받치고 있었다.



작가는 이제 더는 두려워하지도 않고 그저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더라도 그저 진심을 다해 사랑한 하루라 오늘도 충분히 행복했다며 잠들 수 있다며, 그런 매일을 살다 보면 사랑하고 그리웠던 사람들을 언제가 모두 다 만날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어렸을 때 슬픈 이야기의 드라마나 영화를 잘도 봤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소설책에서도 슬픈 이야기는 잘 안 보려고 하는데, 하물며 에세이라면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슬픈 이야기책을 다시 읽게 됐다. 우리 모두 늘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언젠가는 사랑하던 사람들과 이별해야 할 때가 온다. 하지만 슬픔을 딛고 또 하루를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소중한 사람들과의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지 다시금 깨닫게 해줄 것이다.



이 포스팅은 작가의서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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