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
정희원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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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나이가 든다는 생각이 들까 하고 생각해 보니, 거울에 비친 주름잡혀 가는 모습의 얼굴보다 요즘엔 손등 위로 나타나는 주름들이 오히려 더 나이 드는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나도 어렸을 땐 가늘고 길쭉한 손가락이 예쁘단 소릴 많이 들었는데, 어느새 뭉툭하면서도 나이 든 아저씨 느낌이 난다.


제아무리 100세 시대를 이야기하는 요즘이지만 30대 중반만 넘어도 전과 같지 않다는 이야기들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나이에 비해 젊어 보이고 또 어떤 사람은 나이에 비해 더 나이 든 모습이기도 하다.


좋은 피부를 타고나거나 나이대에 비해 어려 보이는 얼굴이 아니라면 첨단 의학기술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나이 드는 노화를 막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그런데, 노화를 피할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고 이야기하는 전문의의 견해가 담긴 책이 새로 나와 눈길을 끈다.


p.23

번뇌는 집중력과 판단력을 흐려 업무 효율과 자기효율감을 떨어뜨리고 우울감을 심화하기도 한다. 이렇게 몸에 남은 '화'는 고스란히 가속노화의 원동력이 되어 체내 노화시계의 태엽을 빨리 감아버린다.


p.46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마음의 엔트로피는 더 넓은 삶의 영역과도 상호작용한다. 초가공식품과 단순당, 정제곡물 섭취에 따른 대사 및 신경학적 변화와 스마트폰 등 자극원이 주는 보상에 의존하는 현상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와 영향을 주고받는다.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의 저자인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는 평소 갖고 있는 사람들마다의 소소한 습관들이 나이 드는 속도를 더 하거나 늦추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나이에 비해 몸과 마음이 부쩍 나이 든 모습을 보이는 사람들이 찾아온다며, 이런 환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삶의 어딘가에 뿌리내린 가속노화 현상을 발견할 때가 많다고 이야기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하루의 시계는 24시간을 가리키지만 몸과 마음은 하루에도 28시간, 36시간, 48시간씩 늙어가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게 다 무슨 말일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노화라는 것이 신체적인 영향도 있지만 마음의 병처럼 몸과 마음이 어떤지에 따라서도 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저자는 특히 코로나19 이후 가속노화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과거와 같지 않은 불안정한 삶 속에서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병에 걸릴지 수도 있다는 불안감들이 쌓여 상대적으로 노화를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노화를 늦추거나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p.92

우리 몸은 생각보다 더 많이 움직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루 20킬로미터를 걷고 뛰는 정도까지는 끄떡없다. 뛰면 무릎 연골이 닳아서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적절한 근골격계 내재 역량을 갖추지 않고 몸이 가분수인(근골격계가 취약하고 체중이 과도한) 상태에서 견딜 수 없는 부하가 걸리면 관절이 손상된다.


p.112

인체역학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사용은 등뼈가 앞으로 굽고 허리와 목을 긴장시키며, 목과 등의 통증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 동안 스마트폰 사용의 중독성이 극적으로 높아진 데다가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영상미디어에 푹 빠져 2년여를 지내면서 대중교통과 거리, 엘리베이터와 식당에서 접하는 사람들의 자세도 눈에 띌 만큼 변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책에서도 자주 언급하고 있는 만성질환이다. 30대 이상의 성인들이라면 고혈압, 당뇨처럼 평균 2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희원 교수가 노년내과 의사로서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질환 너머 환자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평생 동안 축적된 노화의 결과인 만성질환의 경우, 한 사람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에 따라 많은 점들이 달라져 나타난다며, 이러한 습관들은 만성질환이나 통증의 패턴을 만들고 건강수명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오랜 시간 동안 건강에서 벌어진 간극을 좁히기 위해서는 문제의 원인을 찾고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노화의 문제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보단 겉으로 드러나는 불편을 약이나 건강식품, 마사지 등으로 쉽게 덮으려고 하는 데 있다고 보고 있다.


p.150

수면부족은 초강력 가속노화 인자다. 수많은 연구를 통해 충분한 수면이 정상적인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라고 밝혀졌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잠에 인색하고 학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룻밤을 새는 것은 혈중알코올농도 0.08퍼센트(면허취소 수준인 0.1퍼센트에 가깝다)와 비슷한 정도의 집중력 저하를 일으킨다.


p.177

절제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은 인류와 지구상 생물 전체의 고통을 줄이는 노력이기도 하다. 단백질을 소고기 대신에 가금류로 섭취하면 온실가스 배출은 10분의 1로 감소하고, (가장 바람직하게는) 콩으로 섭취하면 30분의 1로 감소한다.




저자는 본인의 진료 경험뿐 아니라 임상 연구, 과학, 인문학, 경제학 등을 넘나들며 지속 가능하게 나이 들기 위한 4M 건강법을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이것은 신체기능을 되돌려주는 ‘이동성’을 비롯해 인지 기능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마음건강’, 건강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아주는 ‘건강과 질병’,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나에게 중요한 것’ 등 건강하고 성공적인 나이 듦을 결정하는 중요한 4가지 요소를 축으로 한다.


그는 지금 한국 사회를 비춰볼 때 건강이야말로 최고의 재테크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자신이 이야기하는 건강법이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건강법은 개선 속도가 며칠 내로 나타날 정도로 빠르고, 얻을 수 있는 수명 연장의 폭도 최소한 12년 이상일 정도로 효과는 극적이라고 이야기했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화를 지연시키는 비결은 더하기가 아닌 덜어내기라며, 번뇌와 스트레스는 물론이고 우리는 현혹하는 건강식품과 보조 기구 등도 늘리는 것보다 줄이는 것이 내 몸에 득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장기적인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편안함을 추구하는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삶을 어떻게 좀 더 능동적으로 살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이 책을 통해 피할 수는 없지만 노화를 늦추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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