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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
따듯한 목소리 현준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지난해 처음 유튜브에 서평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하면서 책 서평이나 리뷰, 소개를 하고 있는 유튜버 채널들을 많이 찾아봤다. 그러던 중 알게 된 채널이 하나 있었는데 '따듯한 목소리 현준'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채널의 저자가 에세이를 냈다고 해서 반가우면서도 어떤 내용을 소개했을지 궁금했다.
그는 부끄러움이 많고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지만 부단히 마음이 원하는 길을 걷는 사람이라며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이라는 제목의 첫 에세이를 소개했다. 그는 유튜브에 46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잠 못 들던 깊은 밤의 한 조각을 구독자들과 나누어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오랜 시간 동안 괴롭혀온 불면증에 대한 이야기를 책 속에 여기저기 많은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 놓았다. 자신의 일정하지 않은 수면 패턴과 신체 활동의 부재 외에도 체온이 잠을 방해한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됐다고 한다.
p.37
"누구나 지치면 그런 마음이 들어요. 말을 안 할 뿐이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절대 현준 씨가 이상한 사람이 아녜요. 자신을 조금 떨어져서 볼래요? 무거운 짐을 지고 힘겹게 걸어가는 한 사람이 보이지 않나요? 그의 짐을 좀 덜어주고 싶지 않나요? 그게 현준씨라는 사실을 깨닫기만 하면 돼요. 스스로가 자신을 옥죄고 있다는 사실만 알아차려도 많이 나아지거든요."
p.47
우울과 밤
우울은 밤을 닮았습니다.
어느새 나를 감싸는 모습이요
아침의 햇살은 창문을
어김없이 두드리겠지만
기나긴 새벽을 한숨으로
물들인 사람의 몫은 아닐 겁니다.
그가 들려주는 에피소드는 나와 비슷한 경우도 많았다. 아무런 의욕이 생기지 않는 날이 있다. 하지만 그는 배터리가 방전됐을 뿐이라며 방전된 배터리를 새로 갈아끼우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방전된 자신을 추스르고 자신을 위해 준비된 길이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된다며 따듯한 마음을 전했다.
나는 머리가 복잡한 날에는 잔뜩 먹고 푹 자는데 그는 머리가 복잡한 날에는 서점에 찾는다고 말했다. 잠이 안 올 때 밤새 걷는 건 비슷해 보였다. 또한 자신의 케렌시아(피난처, 안식처)는 집이라며, 그곳에서 마음의 안식을 찾고 유튜브 구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 역시 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데, 자신만의 공간에서 뭔가를 할 수 있다면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p.65
우주
공기가 부드러운 봄밤에는
눈을 감고
밤공기 한가운데 누워
깊은 밤하늘에 빠져보고 싶다
p.105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밀려나기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와의 관계에서 의도적으로 힘을 빼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그런 마음이면, 심지어 그가 제게 위해를 가하려고 다가와도 자연스럽게 그와 거릴 둘 수 있을 겁니다. 신체적 거리, 정신적 거리 둘 다 말이지요.
<사실은 내가 가장 듣고 싶던 말>에서 그는 누구나 마음을 쉬어갈 수 있도록 조용한 자리를 내어주려는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눈 감으면 지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처럼, 혼자가 싫어 빗방울이 두드리는 밤 창문을 열고, 간밤에 당신이라는 무척 아름다운 꿈을 꿨어요, 발길을 서성일 때 별빛이 되어준 이야기에 담긴 소소한 이야기와 함께.
멈춰가고 싶은 사람에게는 쉬어도 괜찮다고, 남모르게 애써온 사람에게는 참 수고했다고, 오래 아파야 했던 사람에게는 이젠 행복을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하며 손잡아 주고 마주 바라보며 위로의 목소리를 건넨다. 오늘도 참 소개했어요 / 방 불을 끈 당신의 밤이 더없이 포근하길 하면서 말이다.
위로와 격려의 이야기를 담는 건 에세이의 단골 메뉴가 됐다. 하지만 새해 아침에 먹는 만둣국 한 그릇에도 어떤 집에서 어떻게 만들어서 함께 끓여 먹느냐에 따라 그 맛의 차이는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일상의 순간들을 그만의 시선과 매력으로 담아냈다.
지치고 힘든 하루를 보냈다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따듯한 격려와 위로일 것이다. 이 책이 그런 따듯한 마음을 전해 줄 것이다.
이 포스팅은 더퀘스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