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과학 대처법 - 유사과학,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는 똑똑한 회의주의자를 위한 안내서
스티븐 노벨라 외 지음, 이한음 옮김 / 문학수첩 / 2022년 2월
평점 :
절판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 카카오뷰, 유튜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SNS 채널에서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을 통해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서도 무분별하고 검증되지 않은 가짜 뉴스로 인해 많은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꾸며낸 듯한 이야기, 거짓과 진실의 경계에서 사람들을 선동하는 이야기에 회의적인 눈초리로 바라보게 되는 요즘이다.


과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가짜 뉴스와 유사과학이 난무하는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최근 합리적 의심을 통해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경계할지 알려주는 과학 감별사 같은 책이 새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나쁜 과학 대처법>은 회의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서부터 출발해 역사상 큰 이슈가 되어온 과학적 신화들의 진실과 거짓을 어떻게 구분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신경학 박사이자 국제적으로 유명한 팟캐스트 진행자인 스티븐 노벨라와 네 명의 저자가 의기투합해 만든 책을 통해 매사에 의문을 품고 사는 회의주의자적인 시각으로 그동안 진짜라고 믿어 왔던 과학적 논쟁들 속으로 좀 더 깊숙이 파고들어가 보시기 바란다.


터무니없는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스티븐 노벨라는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이라고 단언했다. 이 책은 이러한 관점을 기반으로 유령 전문가부터 과학적 실수, 백신 반대주의, 유사과학 신봉에 이르기까지 흥미로운 이론과 사례를 들어 우리가 거짓 정보들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고 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p.63

가위눌림 지식으로부터 얻은 진짜 교훈은 우리 뇌가 언제나 완전무결하게 제 기능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무엇을 경험하든 간에 진짜임이 틀림없다고 가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 유령 이야기는 말 그대로, 지어낸 '이야기'다.


p.143

자연에의 호소 오류는 그 두 주요 기둥을 검토하기만 해도 금방 무너진다. 첫 번째 기둥은 자연에 있는 것이 사람에게 좋은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기둥은 우리가 '천연'이 무엇인지를 조작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연은 인류에게 결코 특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지 않다. 자연이 우리의 행복과 운명에 결코 무심하지 않다고 생각할 과학적 이유는 전혀 없다. 우주는 그냥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과학적 회의주의란 무엇인가? 이는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우리를 미혹하는 것들을 조사하고 검증하는 태도를 말한다. 이 책에서는 과학적 회의주의라는 사고의 도구들로 우리가 인지의 함정을 깨닫고 비판적 사고 기술을 마스터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합리적인 의심의 눈초리를 거둬서는 안 된다.


역사적인 검증처럼 지금 정통하다고 생각하는 혹은 진실이라고 믿는 일조차 새로운 이론과 검증으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과학과 유사과학을 구별하고 독립적인 사고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의사결정 수준을 몇 단계 더 높여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 매사에 냉소적이고 의심부터 하고 보는 회의주의자라는 부정적인 시각과는 다른 시각으로 과학을 바라본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책은 과학적 회의주의란 무엇인지 정의를 내리고, 다양한 사례와 쉬운 설명으로 회의주의의 세계로 이끈다. 과학적 회의주의의 핵심 개념을 4개 범주로 나눠 설명하는 점에 주목해 보자. 첫째, 신경심리학적 겸손인데, 우리의 뇌 기능이 한정되어 있으며 결함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과정이다.


둘째, 메타인지로 비판적인 사고 기능에 초점을 맞춰 편견·논리적 허점·넘겨짚기·착각 등 인간이 그다지 논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과학이 정립되는 방식으로 과학이 어떻게 잘못된 방향으로 이용될 수 있는가에 대해 유기농 식품, 천연 제품 등에 대한 맹신과 유전자 조작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p.197

우리는 UFO라고 말하게 될 수 있는 자연적 또는 인위적 현상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을 안다. 자연적이거나 인위적인 원인으로 설명할 때에는 우리 현실관에 그 어떤 새로운 가정도 도입되지 않는다. 반면에 기술이 발달한 외계 종족이 존재하며 현재 지구를 방문하고 있다는 주장은 확인된 것이 아니므로, 외계인 우주선을 설명으로 제시하려면 엄청난 새로운 가정을 도입해야 한다.


p.236

오늘날에는 너무나 많은 연구 결과가 쏟아진다. 해마다 말 그대로 수백만 건의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며, 원하는 어떤 주장이든 뒷받침할 과학 연구를 인용할 수 있다(취사선택을 기꺼이 할 의향이 있다면).




넷째,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이비 과학의 대표 사례로 지적 설계, 무한 에너지, 콜드 리딩, 피라미드 조직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외에도 저자들이 경험한 개인적인 회의주의 모험담을 비롯해 기계적 중립, 가짜 뉴스, 나쁜 과학 저널리즘의 문제 등 회의주의로 바라보는 미디어의 세계를 다루고, 과학적 무지나 부정으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인지, 실제 우리의 삶에 회의주의를 적용하는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과학적 회의주의는 논리적 근거와 충분한 증거가 결여된 주장에 대해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태도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실험이나 관찰로 증명된 사실 이외에는 아무리 권위 있는 사람이 주장하더라도 의심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음이온, 천연, 기의 흐름, 뭔가 의심스럽긴 하지만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했던 온갖 유사과학과 대체의학의 실체를 통쾌하게 까발림으로써 독자들이 잘못된 추론의 함정을 깨닫게 하고 있다. 나쁜 과학적 논쟁에 어떻게 논리적으로 대처할 것이며, 과학적인 근거 대신 미신적인 사고를 믿는 오류를 피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사회적 현상을 보다 객관적이고 현명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이 포스팅은 문학수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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