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우리도 할 수 있다
김능현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공정과 상식, 정의, 알 권리, 포퓰리즘 등 각종 경제, 사회 문제들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그중 크게 논란이 됐던 이슈 중 하나는 '기본 소득'이다.


기본 소득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구분해서 복지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아닌, 불확실한 미래에도 일정 금액을 국민들에게 지급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자는 것이 기본 골자다.


모든 국민들에게 사회적인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본 소득 제공과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떻게 재원을 마련해서 어느 정도의 금액을 지급할 것인가를 놓고는 실효성을 따져 묻고 있다. 또한 포퓰리즘이라는 주장하는 보수 진영과 국민들의 최저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는 진보 진영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p.10

아무런 조건 없이 정부가 국민에게 일정한 주기로 정액의 현급을 지급하는 것을 '기본소득(Basic Income)'이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조건 없이'라는 부분이다. 실업수당처럼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증빙을 요하거나,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급여처럼 소득이나 재산이 일정 수준 이하라는 증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p.25

필자는 존 롤스의 사상이 기본소득의 아이디어와 철학적으로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롤스는 '가장 합리적인 정의의 원칙은 모두가 공정한 위치에서 받아들이고 동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롤스 사상의 핵심 단어는 '무지의 베일'이다. 무지의 베일이란 어떤 정책이 자신에게 유리하고 불리한 지 모르는 상황을 가리킨다.



1970년대 이후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경제 발전 이후, 코로나19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2022년 우리나라는 소득 3만 불을 넘어섰고, 이미 선진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경제적인 발전이 큰 역할을 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복지나 사회, 문화 법 제도 안에서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본 소득,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기본소득의 핵심 쟁점인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본소득과 취지가 중복되거나 사회적 형평성을 해치거나 시장 기능에 왜곡을 초래하는 각종 세제혜택과 보조금, 복지제도를 구조조정함으로써 기본소득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존 복지제도에 비해 기본소득이 어떤 장점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최근 우리 사회에 제기된 기본소득 논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p.50

기본소득과 중복되는 각종 복지제도도 대거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일부 정치인들은 기존 복지제도를 유지하면서 기본소득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기존 복지제도 중에는 '공정'이라는 가치와 어긋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대표적인 게 기초연금이다.


p.80

기본소득 도입 찬성론자들은 매달 지급해야 할 기본소득의 규모를 정한 다음(예컨대 월 30만 원) 그에 맞춰 세목을 신설하거나 세율을 올려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한다. 기본소득에 맞춰 세목과 세율을 정해 필요한 돈을 조달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설계는 정치적 수용 가능성이 적을뿐 아니라 조세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기본소득과 중복되는 세제 혜택 및 복지지출을 추려내 아낄 수 있는 돈을 추산하고, 이에 맞춰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이 정치적 수용 가능성 측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



저자가 꼽은 기본소득의 가장 큰 장점은 소득의 예측 가능성에 있다. 갑자기 실직을 해도 아무런 증명이 없어도 일정 금액이 지급되므로 최소한의 안전판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더 많은 직업 탐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보다 자신에게 맞는 일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기업 총수 같은 부자에게도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하느냐는 반론에 재벌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재벌에게 주는 것이 아깝다면 당신에게 주는 것도 아깝다고 이야기했다. 기본소득은 재벌이나 평범한 직장인이나 거리의 부랑자나 모두가 동등한 존재라는 철학을 실현하는 복지제도라고 강조했다.


이 책은 정치권에서 진영 논리로 번진 기본소득에 대해 철저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소개하고 있다. 책 전체 분량이 100페이지 정도지만 기존 복지제도의 문제점과 기본소득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메이킹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