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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사피엔스 - 현실이 된 가상을 살아가는 메타버스의 신인류
송민우.안준식.CHUYO 지음 / 파지트 / 2021년 12월
평점 :
요즘 메타버스가 화제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말 회사 이름을 '메타'로 바꾸고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메타버스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제페토(ZEPETO)'는 네이버의 자회사인 스노우(SNOW에)에서 출시한 3D 아바타 제작 애플리케이션이다.
또한 사용자가 게임을 프로그래밍하고, 다른 사용자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Roblox)'도 핫이슈를 모으고 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야기하는 요즘, 왜 메타버스에 주목하게 된 것일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메타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2000년대 SNS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싸이월드에서 메타버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당시 싸이월드에서는 자신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방을 꾸미거나 특정한 장소에 아바타들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이러한 모델은 20여 년이 지나 5G, 빅데이터, AI(인공지능), 클라우드 같은 IT 기술이 접목되고,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온라인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가상공간을 기반으로 콘텐츠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p.21
가상현실과 이를 제공하는 VR 기기는 최근 몇 년간 4차 산업혁명이란 키워드와 함께 대중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정의는 확립되지 않았고, 그저 최신 추세에 탑승할 수 있다면 뭐든지 상관없다는 식의 마케팅이 그 본질을 흐리고 있다.
p.52
우리가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은 사실 온전히 현실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생물학적 뇌에 저장된 기억은 실시간으로 왜곡되어 모든 순간마다 우리가 바라보았던 뇌에 저장된 기억은 실시간으로 왜곡되어 모든 순간마다 우리가 바라보았던 풍경이 우리의 인지 속에 온전히 남아있기를 거부하며, 감정은 그 기억을 임의로 편집한다.
<메타사피엔스>는 온라인 즉, 디지털 환경에서 일상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슬리로운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를 빗댄 말처럼 들리는 '메타사피엔스'로 우리의 일상을 대입해 보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대부분 휴대폰부터 찾을 것이다. 메일이나 문자를 확인하고 블로그나 카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SNS에서 새로운 소식들을 살펴보거나 뉴스, 일기 등을 검색하고 있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을 때도 친구들과 만나 차를 마시거나 맥주 한 잔을 걸칠 때도 휴대폰 너머의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된 삶을 즐기고 있진 않으신가?
이 책에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연결된 가상의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회, 문화적인 현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가상의 공간에 사는 사람들을 메타버스 사람들을 메타사피엔스로 부르며 이들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VR(가상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메타버스를 즐겨 왔던 마니아들의 심리와 그 기반이 되는 기술들의 특징들에 대해서도 나름 깊이 있는 잣대로 분석하고 있다.
p.76
평생을 컴퓨터와 함께하는 현대인에게 키보드나 마우스와 같은 전통적인 컴퓨터 인터페이스는 마치 신체 일부분과 같이 작동한다. 특히 도스 운영체제의 산물이었던 키보드와 달리, 마우스는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객체들과 직관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
p.190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필자들은 그것이 신뢰와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기에 구태여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나서서 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 또한 그러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음을 신뢰할 수 있기에 우리의 일상이 평화롭기를 기대할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MZ세대나 40~50대 신중년이라면 모를까, 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가상공간이 마냥 즐겁진 않을 것이다. 현실에서도 커피 매장이나 패스트푸드점에 하나둘 들어서고 있는 키오스크 앞에 선 노인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당신은 메타버스로 불리는 제페토나 로블록스를 이용하고 있는가?
디지털과 만나는 새로운 인류, 메타사피엔스는 우리가 잘 알고 있었거나 혹은 전혀 모르고 있던, 하지만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낯설지만 궁금한,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다. 세상은 이미 새로운 세계를 향해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미 10년 이상 스마트폰을 써오면서 디지털 환경이 크게 낯설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꽤나 익숙하다는 점이다.
<메타사피엔스>는 메타버스가 단순히 오락적인 요소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일상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현실이 경계 저편에서 구축되고 있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메타사피엔스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묻고 있다. 중요한 건, 우리가 메타버스, 메타사피엔스란 개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우리 생활에 적용할 것인가에 있다.
이 포스팅은 파지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