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천재 열전 - 조선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인문적 세계를 설계한 개혁가들
신정일 지음 / 파람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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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천재의 삶을 추적한 책이 새로 나왔다. <조선 천재 열전>은 역사 기획물로, 이 책의 저자인 역사문화학자 신정일은 이 시대에 천재란 무엇이고, 천재의 소명은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를 통해 우리 역사 속에서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간 천재들의 삶을 추적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책을 읽고 단순히 역사 속의 천재들을 발견하는데 그치기 보다, 천재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바르게 사는 것인가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23

이렇게 내가 명승지를 찾아가려 한다면

만리 길 저 강호를 멋대로 달려가리라.


김시습은 그가 쓴 시처럼 어느 한 곳에 구애받지 않고 일정한 방향이나 목표도 없이 세상의 부귀를 뜬구름처럼 여기며 이리저리 떠돌았다. 그때 유람했던 곳이 관서 지방이었다.



우리 역사 속에서 수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져간 천재들의 진솔한 삶의 궤적을 저자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대의 천재상이 어떤 인물인지 파악할 수 있다. 그는 자기 한 몸 잘 건사하고, 자기 가문이나 당파의 안위를 위해 노력하는 천재는 진정한 천재가 아니라고 봤다.


그가 말하는 진정한 천재란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고, 시대와 개인의 본질과 한계를 돌파한 인물이다. 한 분야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 역사적 소명을 다한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한 시대의 천재라고 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p.52

군자는 마음이 평탄하고 넓으며

소인은 언제나 걱정을 한다


p.55

마음이 도에 통하면 저절로 글이 되는 것이지만, 마음이 도에 통하지 못하면 글을 지어도 어색하게 되는 법이다. 그러기에 글 짓는 공부보다도 도학 공부가 앞서야 한다.



저자는 시대의 벽을 뛰어넘은 조선 시대의 진정한 천재 9명을 <조선 천재 열전>을 통해 새롭게 소개했다. 학창 시절에 배웠던 조선에 대한 역사를 통해 김시습, 이이, 정철 등이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내용들도 많았다.


날 때부터 보통 사람들과는 달랐다는 천재들은 스스로 글을 깨치거나 배우면 바로바로 익히고 응용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중에서도 저자는 율곡 이이야 말로 조선 역사상 가장 뛰어난 학자였다고 소개했다.


p.107

세상에 살면서도 세상을 모르고

세상을 이고도 하늘 보기 어렵네

내 마음 아는 건 오직 백발이런가

나를 따라 또 한 해를 지나는구나


『국역 송강집』




황현은 초야에 묻혀 조선 후기의 역사를 촘촘히 기록했고, 김시습과 정철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문장가라고 말했다. 조선 지리학을 확립한 신경준을 비롯해 실사구시를 통해 추사체를 완성한 김정희,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조선 시대에 방 한 칸을 시로 가득 채웠던 천재 여류 시인 허난설헌.


유배길에 올라서도 학문 추구를 게을리하지 않아 『경세유표』, 『목민심서』, 『여유당전서』 등 수많은 저술로 오늘날에도 그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실학자 정약용 등. 이 책에 소개된 천재들의 이야기는 놀랍고 흥미롭다.


p.158

푸른 비단 신선이 사는 오해에 젖어들고

청난은 채봉을 기대었구나

연꽃 서른아홉 송이가

서리같이 싸늘한 달빛 아래 지는구나


허균은 누이가 지은 이 시를 다음과 같이 평했다.


이 시를 짓고서 이듬해에 신선되어 올라갔구나. 3에 9를 곱하면 27로서 누님 나이와 같으니, 인사에 있어 미리 정해진 운명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www.youtube.com/channel/UCL3SHGUzVemJ6oS7FiSTOWQ



이 포스팅은 파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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