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없는 수학책 - 하버드 천재 소년이 보여주는 구조와 패턴의 세계
마일로 베크먼 지음, 고유경 옮김 / 시공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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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열심히 수학 공부를 했다고 해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수학과 관련된 일을 하기 전에는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같은 사칙연산 정도만 기억나고 활용하고 있을 것이다. 근의 공식이나 방정식, 피타고라스의 정의, sin(사인)/cos(코사인)/tan(탄젠트)는 무엇이었는지, 이름만 생각 나진 않는가? 그나마 사칙연산도 휴대폰 계산기를 사용하게 되면서 별로 쓸 일이 없다.


<숫자 없는 수학책>의 저자인 마일로 베크먼(Milo Beckman)은 15세의 나이로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한 수재로, 이 책은 수학 천재만이 펼칠 수 있는 창의적이고 반짝이는 논리를 보여주고 있다. 공부머리가 있어야 공부를 잘한다고 했듯이 수학 머리가 있어야 수학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그는 수학자들은 '수학적 증명'이라고 불리는 과정을 믿는데, 증명으로 얻은 지식이 가장 강력하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학자들이 하는 일이란 결국 '뭔가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13

수학자들은 뭔가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결국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 우리는 대칭이나 등식 같은 기본 단계에서 누구나 아는 몇몇 개념을 끌어내 조목조목 분석하며 더 깊은 의미를 찾는다.



여전히 우리나라 학생들 중에 수포자가 많은 걸 보면 수학은 난해하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수학은 논리적으로 생각하게 해준다고 들었지만 학창 시절에 배웠던 수학은 그렇지 않았다. 문제를 풀기 위한 공식이나 이를 응용해 새로운 문제를 푸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 보니 수학의 원리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문제 풀이에만 매달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다 보니, 저자가 수학은 세상 일과 동떨어진 아니라 '재미있는 생각거리'라는 견해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게 된다. 학창 시절에 수학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렇게 재밌는 과목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모든 일을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숫자나 수식이 없어도 설명이 가능하다는 전제를 하고 있다.


p.60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할 때, 수학에서 흔히 쓰는 요령은 정반대의 질문을 던져 그 질문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추상 수학의 세 가지 주요 갈래인 위상학, 해석학, 대수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양, 관계, 구조로 시작하는 위상수학(도형, 다양체, 차원), 해석학(무한, 연속체, 지도), 대수학(추상화, 구조, 추론), 수학기초론(대화), 모형화(모형, 오토마타, 과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실 목차 제목만 보면 또 따분한 수학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든다.


하지만 도형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수학자들은 단순히 원인지, 사각형인지보단 어떤 특성을 갖고 있고, 원과 사각형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등 근본적인 물음에 다가서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수학적인 개념에 접근하고 수학 문제를 풀 수 있었다면 지금처럼 수학 공식 하나 기억나진 않았을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수학 공식을 이용해 수학 문제를 풀었던 방식에서 벗어나 도형부터 문한까지 숫자 없이도 다양한 질문과 해법을 통해 지금까지 잘 몰랐던 수학의 세계로 안내한다. 인내심을 갖고 책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새로운 수학의 묘미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팅은 시공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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