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타 1~2 세트 - 전2권 사람 3부작
d몬 지음 / 푸른숲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d몬 작가의 ‘사람 3부작’ 두 번째 이야기인 <에리타>가 1권과 2권으로 출간됐다. 전작 <데이빗>에서는 작가는 생각하고 말하는 돼지를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재미와 작품성을 갖췄다고 평가를 받았다. <데이빗>은 본 적이 없어서 <에리타> 내용에만 집중했는데, 보다 보니 영화 [월-E]가 생각났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월-E]에서는 폐기물로 가득 쌓인 멸망한 지구에서 수거-처리용 로봇인 '월-E'가 등장하고, 탐사로봇 '이브'는 지구가 살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는지 살피러 왔다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에리타>에서는 인류가 신에 버금가는 과신으로 포루딘이라는 물질을 개발함으로써 지구는 멸망 직전에 놓인다. 또한 포루딘이 만들어낸 돌연변이 괴물 외에는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지구에 최후의 인간 ‘에리타’와 그녀를 지키는 인공지능 로봇 ‘가온’이 등장한다.


영화 [에이 아이]나 [바이센테리얼 맨]의 로봇처럼 기계의 몸으로 프로그래밍 되어 있지만 인간의 정신 세계를 갖고 있는 ‘김가온’의 등장은 신선하게 느껴지면서도 기존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인공지능 로봇과 많이 닮아 있다.




웹툰 작가 d몬은 화면을 스크롤 하는 방식으로 보는 웹툰 방식의 화면을 약 5개월에 걸쳐 단행본에 최적화된 형태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고, 각 장의 말미에는 에피소드를 추가해 소장가치를 더했다고 하니 웹툰과 함께 비교해 보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이다.


지구에 홀로 남겨진 에리타와 그녀를 보살피는 로봇 가온을 통해 작가는 난개발과 지구온난화, 환경 파괴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영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거대 산업 문명이 붕괴하고 화폐해진 대지와 썩은 바다로 뒤덮인 지구에 부해라고 불리는 유독성 균류가 숲을 차지하면서 인류의 종말에 대한 위기를 경고하는 것과 맞닿아 있다.


이 작품이 특이하게 다가오는 건 로봇은 인간이 될 수 있는지, 인간은 로봇이 될 수 있는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때 줄기세포 복제에 대한 찬반 여론이 온 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적이 있다. 인간의 육체를 갖고 있진 못하지만 사람의 뇌를 가진 로봇 가온과 육체는 사람이지만 복제된 인격의 뇌를 가진 에리타 중 누구를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부터 올해도 팬데믹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고,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기후 문제도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는데 힘을 싣고 있다.


<에리타>에서도 지구의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문제를 꼬집고 있다. 더 이상 파괴되면 인류의 생존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물론 시원시원한 그림체에 동글동글 귀엽게 생긴 에리타의 다양한 표정을 읽는 재미가 있고, 인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유추해 보는 재미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단행본이 아닌 위아래 넘겨 보는 웹툰을 먼저 봤다면 어땠을까?



이 포스팅은 푸른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