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 코스모스, 인생 그리고 떠돌이별
사라 시거 지음, 김희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은 어둠이 있어야 볼 수 있다.

그리고 가끔은 빛이 필요하다.




누구나 가슴속에 별 하나는 품고 산다


초등학교 시절, 여름방학 때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가게 되면 밤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을 쳐다보는 걸 좋아했다. 도시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별들이 밤하늘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모습에 흠뻑 빠져들곤 했다. 그 별들 속에서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북두칠성이나 페가수스, 천칭자리 같은 별자리들들을 찾는 즐거움도 또 다른 매력이었다.


하지만 학창 시절에는 이과 공부를 하긴 했지만 천체에 대한 이야기나 지구과학, 물리 등이 어렸을 때만큼 흥미를 끌진 못했다. 그저 외우고 또 외워서 시험을 봐야 하는 반복된 학습이 지겨웠다. 내가 별에 대해서 다시 흥미를 갖게 된 것은 어쩌면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을 떠올릴 때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은 그들이 별이 되었다고 말하곤 하는데... 별은 잊고 지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서 쳐다보게 되는 것 같다.




떠돌이별과 지구가 별로 다르지 않다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의 저자인 사라 시거(Sara Seager) 교수는 천체물리학자이자 행성과학자로, MIT 물리학 및 행성학 교수다. 그녀는 대학원 시절부터 강렬한 호기심에서 외계 행성과 외계생명체를 연구했는데, 주변에서는 실패할 게 뻔한 프로젝트로 치부했다. 하지만 그녀가 연구하기 시작한 지 십여 년 만에 외계 행성은 우주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가 되었다.


그녀의 주된 연구 분야는 행성이다. 그리고 지구처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쌍둥이 지구별에 대한 탐사라고 한다. 태양계 밖 행성인 '외계 행성' 연구에서 다수의 기초 아이디어를 도입하는 한편, 외계 행성 관측 가능성을 한층 높인 스타셰이드(Starshade) 프로젝트의 NASA 연구팀을 이끌고 있다. 이 책은 그녀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학과 함께 해온 삶과 '별, 이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p.10

거의 무한대에서 가까운 숫자의 별과 행성이 만드는 완벽한 질서 속, 그 셀 수 없이 많은 밀고 당기는 힘들 사이에 길을 잃은 존재도 있다. 바로 떠돌이별이다. PSO J318.5는 지구만큼이나 현실적인 존재다.





삶은 도착이자 출발이다


그녀는 책을 통해 자신 가졌던 호기심과 별에 대한 고집 등 그녀가 별과 함께 과학 하는 삶을 살게 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어떤 기억은 아프고 춥고 외로웠지만 하나의 빛이 되고 힘이 되어준 사람들과 보낸 진솔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지만 가정에서는 많이 부족한 아내이자 엄마였다며, 그녀의 부족함을 소리 없이 묵묵히 채워준 남편과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 속에는 보통의 가정을 꾸려가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이 겹쳐져 보이는데, 남편을 잃은 그녀의 상실감이 곳곳에 묻어난다. 누구나 그렇듯 자신과 인연의 끈이 연결된 사람과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어떤 때는 그 인연들이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하나의 빛을 찾는 우주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처럼 깨닫고 배우며 부족함을 채워 간다.


p.91

'코로나그래프'. 나는 그 단어가 좋았다. 코로나그래프는 렌즈로 들오는 빛을 줄이기 위해 망원경 내에 장착되는 모든 장치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최초의 코로나그래프는 프랑스의 선구적 천문학자 베르나르 리요가 1920년대에 발명했다. 태양을 연구하던 리요는 망원경 내부에 두 개의 작은 원형 및 가리개를 끼워 넣어 인공적으로 일식 현상을 만들어냈다. 그 방법은 태양을 관찰하기에 충분했다.





가끔은 어둠이 있어야 볼 수 있다


자폐 성향이 있던 사라 시거는 타국에서의 학교생활이 순탄치 않았고 수의학과로 전과를 할까도 고민했지만 아버지가 보내줬던 거금의 수업료가 아까워서 실행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와중에 이 넓은 우주에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을 리 없다는 신념은 온타리오의 본 에코 주립공원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바뀌게 됐다. 그때 봤던 별들이 어둠 속에서도 사라 시거를 토론토대학, 하버드대 대학원, 그리고 MIT 교수, NASA 행성 연구팀의 리드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은 두 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권은 생명체가 존재할지 모르는 별을 찾는 중단 없는 추적기 같은 사라의 이야기를, 또 다른 한 권에는 깊은 상처를 딛고 아주 작은 빛을 끝까지 찾아 나서는 그녀의 인생 이야기다. 또한 이 책은 최근 천문학에서 급부상하는 ‘외계 행성(태양계 밖의 행성)’ 분야에서 지구의 쌍둥이별을 추적하는 흥미로운 모험을 다루는 한편, 캄캄한 우주를 항해하듯 어두웠던 저자의 어린 시절과 과학자로 뻗어나가던 시기에 겪은 사랑하는 이와의 상실과 그럼에도 한발 더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p.389

상상해보라.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는 날을. 저 하늘 어딘가에 누군가가 살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확실히 알게 되는 날을. 그날은 그 이전과 이후를 완전히 다른 시대로 가르는 경계선이 될 것이다.





2019년 12월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우리의 일상은 많은 부분들이 달라졌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들이 제약을 겪고 있다. 우주, 별 등 어쩌면 우리의 삶과는 동떨어진 듯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뜬구름을 잡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삶은 늘 희망을 품고 살아야 한다.


이 책은 모든 것이 딱 맞아떨어지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을 것 같은 우주를 탐구하는 과학자도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때로는 기쁘고 때로는 상실감과 마주치기도 하면서 어떻게 삶의 힘든 여정을 극복해서 앞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희망을 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322628007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it.ly/2YJHL6Z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