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괴물 백과 - 신화와 전설 속 110가지 괴물 이야기
류싱 지음, 이지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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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존재하는 괴물의 탄생과 성장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어렸을 때부터 옛날이야기, 신화 등을 좋아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너무 재미있어서 틈날 때마다 읽었고,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의 설화나 민담 등도 찾아서 읽었다. <세계 괴물 백과>는 괴물이란 단어에 호기심이 생겨 보기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다.


이 책에는 고대 근동, 이집트, 그리스, 유럽, 동양의 민족과 종교 전설 속에 등장하는 신기하고 괴상한 110가지의 괴물(?)들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괴물들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되어 있다. ​



저자의 말처럼 오래전부터 신화는 소설, 영화, 미술, 조각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기반이 되었다. <반지의 제왕>은 북유럽 신화에서 판타지 소설의 모티브를 찾았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절대반지 이야기는 안드바리의 저주를 받은 황금반지 이야기를 빌린 것이다.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다양한 신화적 배경을 갖고 있다. 헤르미온느(그리스 신화),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로마 신화), 헤르메스(그리스 신화), 멀린/랜슬롯(영국의 아서왕 전설), 그린딜로(영국 민담), 갓파(일본 민담) 등이 그것이다.


​1천만 명이 넘는 국내 영화 관객을 동원했던 <신과 함께>도 원작은 웹툰이지만 한국의 민간 신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도 일본 괴담 등에서 보았던 다수의 요괴들이 등장한다.



옛사람들은 신화에서 표현한 이상한 생물의 출현이나 괴이한 현상을 하늘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 메시지 혹은 재앙이 닥칠 징조라고 생각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옛사람들이 생각했던 미지의 존재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들이 빚어낸 숨은 이야기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책에는 괴물에 관한 이야기뿐 아니라 인간의 관념과 인식까지 그대로 비춰 보여주는 거울 같은 작용도 한다. 동서양의 서로 다른 문화는 특이한 괴물 캐릭터를 창조해 냈는데, 서로 다르면서도 닮은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동서양의 기이한 전설들은 서로 전해지고 후세 사람들에게 전해지면서 새로운 문화 현상들도 만들어냈다.


또한 천주교나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당시 각 나라들이 믿었던 종교적인 색채가 반영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는 미지의 세계로 탐험하는 과정에서 만난 괴물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기 보다 그 캐릭터가 만들어졌을 당시의 언어로 서술하려고 노력했다.



<세계 괴물 백과>에 등장하는 괴물 캐릭터들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한다. '훔바바(Humbaba)'는 수메르어로 후와와(huwawa)라고 하는데, '공포에 떨게 만드는'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는 말로 아시리아에서 부르던 호칭에서 가져왔다. 훔바바는 잘 알려진 길가메시(Gilgamesh)의 기록에서 등장한다.


​훔바바는 거인 괴물로 사자의 발을 하고 몸은 온통 가시 비늘로 덮여 있다. 독수리 발톱에 머리에는 들소의 뿔이 돋아 있고, 꼬리와 생식기 끝에는 뱀의 머리가 달려 있다. 사자 얼굴을 하고 있으며, 죽음의 눈길로 사람을 주시하고 있다.


​훔바바의 신화에 등장하는 공통 요소로는 죽음의 눈빛과 날름거리는 혀, 반신반인 영웅에게 머리가 잘린 뒤 자루에 담기는 등의 내용이다. 메두사 신화는 고르곤 신화에서 비롯됐는데, 고르곤은 '두려운 것'을 의미하며 훔바바와 연관되어 있다. 얼굴에 겹겹이 잡혀 있는 주름은 미로 같기도 하고 사람이나 동물의 창자 같기도 하다고 표현되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특이한 생명체 중 하나는 '맨드레이크(Mandrake)'로, 라틴어로는 '만드라고라(Mandragora)'라고 불린다. 가짓과 맨드레이크 속에 속하는 식물들의 일반적인 명칭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맨드레이크의 뿌리 모양은 사람의 손가락과 유사해 마법 의식에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 전설에 등장하는 맨드레이크는 뿌리 부분이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식물의 뿌리에는 강력한 환각이나 최면 효과가 있다고 여겨져 왔는데, 서양에서는 맨드레이크를 신기한 효능을 지닌 식물의 뿌리라고 생각해 왔다. <해리 포터: 비밀의 방>에서도 갓난 아기의 모습을 한 맨트레이크가 등장한다. 주로 마법으로 변신을 했거나 저주받은 사람을 원래 상태로 돌아오게 하는데 쓰이는 약초로 묘사되어 있다.


​맨드레이크는 땅에서 뽑힐 때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는데 그 소리를 들은 생물은 모두 죽는다고 한다. 이 책에는 3일 동안 굶긴 개를 이용해 맨드레이크를 뽑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람은 귀마개를 하고 맨드레이크 주변에 빵이나 고기를 놓아두면 배고픈 개가 맨드레이크 주변을 파헤쳐 식물의 뿌리는 뽑고 비명 소리를 들은 개는 사람 대신 죽는다.



재미난 이야기꾼의 이야기 속에는 잘나가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세계 괴물 백과>는 고대 근동에서 시작해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까지 전 세계의 각종 신화와 전설 속에 등장한 110가지의 괴물에 대해 소개했다. 그동안 흔히 접하지 못했던 새롭고 다양한 괴물들에 관해 알 수 있고, 상상력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준다.


이 책은 서양인의 시각으로 씌여져서 우리나라의 괴물인 도깨비나 구미호 같은 캐릭터는 볼 수 없는 점은 아쉽지만 흥미로운 캐릭터들과 만날 수 있다. 역사, 신화, 민속자료, 박물학 등 다양한 부가적인 설명도 재미난 캐릭터 탄생에 흥미로운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졌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시기 바란다.​



이 글은 현대지성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36325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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