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김지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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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완치됐지만 회복되지 않는 일상에 관하여



1988년은 서울올림픽으로, 2002년은 한일월드컵으로 기억된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팬데믹 상황을 불러왔다. 2020년 10월 말 현재, 겨울철로 넘어가는 시점에 2차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상황이 나아져 5년 혹은 10년쯤 지나 2020년을 되돌아보게 된다면 마스크, 거리두기, 손소독제, 집합금지, 비대면, 온라인수업 같은 단어들과 함께 코로나19와 힘겨운 줄다리기를 했던 하루하루가 생각날 것 같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저자가 병원에서 50일간 격리 치료를 받고 완치된 이후 사회에 복귀하는 과정을 저자의 시각으로 쓴 에세이다. 코로나19 검사부터 양성 판정을 받고, 보건소 담당자 및 역학조사관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 통화를 했는지, 입원하고 고열과 인후통, 근육통 증상으로 말못할 고통에 시달렸던 50일간 투병 생활을 지내면서 느꼈던 시간들에 대해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사진과 글로 전해주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어느 일요일, 수화기 너머로 보건소 담당자로부터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당장 입원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저자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는 면봉 하나가 비강을 훑고 내려가 기도 속 어딘가에 있던 바이러스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오면서 OOO하고 부르던 자신의 이름이 XXX번 확진자로 탈바꿈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올해 2월 이후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내가 1번은 되지 않고 싶지 않다'라고 했던 말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재확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으로 변한 요즘 마스크 쓰기와 거리두기로 힘겹게 버티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우리나라도 10월 말 현재, 100명 전후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백신이 나오기 전에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월 15일 이후 서울 광화문 주변 대규모 집회 이후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이 1단계에서 2.5단계로 한동안 격상됐던 때가 있다. 그 시간 동안 학생들은 다시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했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와 출근을 번갈아 해야 했다. 이후 방역수칙은 1단계로 낮아졌지만 그때 이후로는 직장 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고 있다. 상황이 돌변한 것이다.




<코로나에 걸려버렸다>에는 저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전 지구적 위기인 탓에 세계 곳곳에 있는 저자의 친구들이 전하는 이야기에 공감대가 형성된다. 싱가포르의 친구는 락다운으로 집콕생활을 하는 탓에 저자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스스한 머리를 방치 중이었고, 미국의 친구는 저자와 비슷한 증상이 있었지만 검사비와 치료비가 걱정돼 자가격리를 하며 해열제로 간신히 버텨내야 했다.


부산의 누나는 장기 출혈이 우려되는 질병에 걸린 남편과 생후 1년이 안 된 어린 자녀 때문에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집 문을 열지 않기로 결심했다. 또한 저자의 동선에 걸려 2주간 자가격리를 한 헤어디자이너는 프리랜서인 탓에 당장 월세 걱정부터 해야 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 종사자 친구들과 마스크 대란을 온몸으로 경험한 약사까지 등등. 주변 곳곳에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버텨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하고 치료를 받아 퇴원하는 과정 속에서 저자는 가족과 친구, 동료, 의료진에게 느낀 미안함과 고마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어떻게 치료를 받게 되는지, 완치된 이후에는 어떻게 살지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확진자로 격리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작은 틈을 타고 누구에게나 전파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시급한 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통한 바이러스의 완전한 퇴치다. 하지만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완치자들에 대한 사회적인 배제와 혐오, 편견 등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저자는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에 서로 귀 기울여주고, 공감해 주어야 할 때라고 이야기했다.



이 글은 더난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130995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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