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
쉬하오이 지음, 정세경 옮김 / 학고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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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어요』는 ‘관계’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대중 심리학 책이다. 남 일 같지 않은 이야기에 공감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동안 끙끙 앓던, 혹은 생각조차 하기 싫어 외면하던 관계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 상황을 바라보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자라면서 인간관계로 인한 오해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당한 거리를 찾아 나와 상대를 분리해서 볼 줄 알았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심리학자이자 상담사를 자처하고 있지만 자신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끌어안고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을 때, 그 사람이 아이라고 생각해 보면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내면의 아이는 언제나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불안'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저자로 보이는 불평투성이였던 심리학자 딸과 함께 아주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그녀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저자는 심리학 연구에 크게 영향을 미친 멜라니 클라인의 가정을 모티프로 삼아 엄마와 딸이 교환 일기를 주고받으며, 티격태격 이야기를 끌고 가는 방식으로 책 내용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도 우리네 삶 속의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 서운하고 불평불만도 많았던 딸은 구세대의 부모와 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라서 심리학자가 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자신도 부모와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러면서 자기가 과거에 어떤 아이였는지, 부모는 어떤 부모였는지를 되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관계로 인해 힘들었던 기억들을 떠올렸다.


심리학 전문가로서 수많은 이들의 심리 상담을 하고 또 엄마가 되어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안의 문제도 객관적으로 읽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에서 소개했듯이 저자도 마음대로 지어낼 수 없었던 것은 사람과 자아, 관계에 관한 깨달음과 사고의 전환이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인생은 실망스러운 현실을 마주하는 기나긴 여정'이라는 점과 '많든 적든 상처를 이해하지 않고는 마음이 강해지지 못한다'라는 사실을 배웠다며,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 처방을 주제로 모든 고민의 시작인 가정으로부터 출발해 어른이 되었지만 우리의 내면에 아직도 덜 자란 아이가 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스스로 확신이 없어 조바심을 어쩌지 못하는 부모와 그 이면을 읽어내지 못하는 아이가 부대끼면서 관계는 불안정해진다. 서로를 속속들이 헤아리지 못하기 때문에 오해가 벌어지고, 이런 오해들이 제때 해소되지 않고 쌓이면서 고질적인 문제로 압착된다는 것이다. 어느 쪽도 의도한 결과는 아니지만 관계가 멀어지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에 대한 문제는 부모 자식뿐만 아니라 연인이나 부부도 마찬가지다. 누구보다 가까운 사람을 체념하고 내버려 두고 있지는 않은지. 그동안 무심하게 방치하면서 회피한 것은 아닌지, 혹은 그게 내 모습은 아닌지. 이 책의 제목인 더 이상 애쓰지 마세요는 포기하지 말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책은 상담 환자에게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해 심란해진 어느 날, 심리학자인 딸은 엄마에게 편지를 쓰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자신의 마음 밑바닥에 자라지 못한 채 웅크리고 있는 내면의 아이와 마주한 딸은 남아 있던 앙금을 털어내듯 엄마에게 편지를 쓰면서 한때 상처받고 체념한 채 부모를 원망하던 자신의 속내를 그대로 전달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애쓰는 마음’ 앞에서 문득 깨닫는 순간이 온다. 우리가 회피하고 있는 것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2057032764


다 안다는 착각, 원래 저렇다는 오해, 가족이라서 더 아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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