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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혜화동 한옥에서 세계 여행한다 -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
김영연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6월
평점 :
<나는 혜화동 한옥에서 세계 여행한다>는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를 담긴 재미난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영연 씨는 일본과 중국에서 귀국한 뒤 한옥생활을 선택하고 한옥 게스트하우스 '유진하우스'를 10년간 운영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찾아오는 외국인에게 우리 전통을 알리고 한국의 멋과 맛을 소개하는 한편 삶의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살아가는 법에 대해 실천하고 있다.
사람이 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정현승 시인의 시 중에서...
저자는 정현승 시인의 시를 소개하며 한 사람이 찾아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했던 내용들을 소개했다. 혜화동 한옥 게스트하우스 '유진하우스'를 운영하게 된 계기부터 한국이 좋아서 찾아온 외국인들이 소개되어 있다.
무엇보다 책 사이사이에 한옥의 정겨운 모습과 한국을 방문해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기고 있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저자는 외국인들에게 이색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한국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영연 씨 가족은 한옥을 널리 알리고 가정의 수입을 위해 혜화동에 위치한 75평의 한옥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몄다. 한옥의 원형을 살리되,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수리를 마쳤다. 70년 된 집인데다 2년간 비어 있던 집이라 손볼 데가 많아 리모델링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을 꼭 해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는 저자는 한옥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과 딸 유진이의 이름을 따 부르기 싶고 정겨운 '유진하우스(Eugene's house)'로 이름도 지었다. 일본어로 친구라는 뜻을 가진 '友人(ゆうじん)'이란 발음과도 비슷해 안성맞춤이었다.
유진하우스 문을 열고 얼마 되지 않아 방송에도 출연하게 됐는데, 한옥 수리가 끝나갈 무렵에 한옥체험법이 시행되어 몇 가지 서류를 떼고 작성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유진하우스는 한옥체험업법 종로구 등록 제1호가 됐다.
저자는 조상들이 살아온 가장 기본인 의식주(衣食住)에서 주(住)는 한옥의 모습을 갖췄으니 집 안팎을 전통적인 물건들로 장식했다. 옛 조상들이 사용했던 전통 고가는 방안에 두고, 그림과 글을 벽에 걸어 두었다. 마당에는 장독을 비롯해 다양한 민속품을 놓아 예스러움이 묻어나게 꾸몄다.
이 책에는 다양한 외국인들이 게스트하우스 유진하우스를 방문해 한옥을 체험한 과정에서 그들과 함께 즐기고 기뻐했던 10여 년의 기록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과 함께 소개되는 다양한 내용들은 한 편의 한옥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정겹다.
한옥이 어떻게 지어졌는지 소개하는 대목도 좋았고, 유진하우스를 방문한 외국인들이 김치 체험을 비롯해 붓글씨로 배우는 캘리그래피 체험 등 다양한 체험 과정을 사진과 함께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수많은 외국인과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는 유진이가 너무 부러웠다.
10년 동안 유진하우스로, 김태길 가옥으로 세계인과 한국인들의 다양한 삶의 체험 현장을 살아온 저자의 용기와 실행력에 박수를 보낸다.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여행도 쉽지 않아졌지만 혜화동에 가게 되면 유진하우스를 방문해 보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장의 안방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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