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 기혼도 미혼도 아닌 괄호 바깥의 사랑
정만춘 지음 / 웨일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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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하지 않은 20대나 30대에게 결혼할 건지 물어보면 결혼할 생각이 없단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결혼을 하겠다고 해도 아이는 낳지 않겠다고도 한다. 결혼에 대한 생각이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과도 확연히 달라졌다.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는 '제도로 귀착되지 않는 사랑과 가족에 관한 실험 보고서'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다. 내겐 그렇다.




이 책의 프롤로그는 재미난(?) 주제로 시작한다. '동거에는 실패가 없다'. 이 책의 저자인 정만춘 작가는 동거만 하겠다는 이야기를 하면 결혼에 대해 묻는 어른들에겐 혀를 차게 하기 딱 좋다고 평가했다. '요즘 애들은'으로 시작해서 '말세다'로 끝나는 돌림노래라도 들으면 다행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동거'라는 단어는 해리 포터의 '볼드모트'처럼 '이름을 불러서는 안되는 존재'처럼 여겨진다며, 어딘가 불순하고 떳떳하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음란한 '무엇'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책이 동거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책의 저자의 동거에 대한 기록이다. 첫 번째 연인과 동거를 시작하게 된 이야기부터 세 번째 연인과 헤어지게 되기까지, 지금의 연인과 함께 사는 이야기를 순서대로 담았다. 그는 동거가 결혼을 위한 준비나 실험은 아니었다며, 연인을 좀 더 잘 알기 위한 테스트나 완벽한 합일 위한 과정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작가는 3개의 괄호로 질문을 던졌다. '내가 다시 동거를 하면 성을 갈지', '기혼( ), 미혼( ), 어째서 다른 빈칸은 없죠?', '날 만나지 않았더라면, 넌 더 잘 살았을까'. 그리고 나선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라고 맺은말을 썼다.


작가의 동거에 대한 에피소드를 엿보다 보니, 드라마를 시리즈로 본 것처럼 느껴졌다. 여러 가지 에피소드 중에서 관심이 갔던 문장 몇 개를 소개한다.


"결혼할 상대를 고를 때는 꼭 리코더를 불어보게 해야 해. 리코더를 잘 부는 사람이 머리가 좋거든." -38페이지

"연애는 상대가 하고 싶은 걸 함께 하는 거고. 결혼은 상대가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거래." - 39페이지

"결혼하기 전에 꼭 여행을 같이 가봐야 한대." -39페이지

"셰어하우스 사람들이 다 시트콤에 나오는 것처럼 낭만적으로 지낼 것 같지?" -77페이지

"결혼할 때 중요한 게 뭔지 알아? 경제관념이야. 돈을 바라보는 시선이 비슷해야 해." -93페이지

"선비님, 연애는 필쑤우. 결혼은 선택." -98페이지

그가 나를 짜증스럽게 여긴다는 걸 알게 된 첫 번째 순간. "소리 좀 안 내고 먹을 순 없어?" 190페이지

"저를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부터 저를 보호하시고." 240페이지





그는 결혼 전에 동거를 해보겠다는 아이디어에 적극 찬성하는 만큼, 평생 동거만 하겠다는 커플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우리나라 특유의 결혼 풍습은 싫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단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을 하면 '했다'라는 것 자체가 성공인 것처럼, '동거에는 실패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일단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란다며, 동거도 결혼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0년대에는 연예인도 염색을 하거나 문신을 하면 방송에 나오지 못했다. 지금은? 염색은 개성 표현의 하나가 됐고, 문신을 한 연예인도 긴팔 옷을 입거나 파스를 붙이는 선에서 용인되고 있다. 드라마에서도 동거가 큰 이슈가 되지 못하는 시대다. 그렇다곤 해도 '동거'는 여전히 내겐 낯선 단어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twinkaka/221972387617

기혼도 미혼도 아닌 괄호 바깥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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