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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
클레이 셔키 지음, 송연석 옮김 / 갤리온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끌리고쏠리고들끓다』책 소개도 안 읽어보고 제목에 확 필이 꽂혀 리뷰 신청한 이 책은 나 혼자 착각했던 문화비평류가 아니었다. 표지 읽고 뒷장 넘기는 웁스...내가 끔찍이도 싫어하는 자기계발류 서적인가? 싶어 후회스러웠지만 성실한 리뷰자가 되기로 국가에 선서한 바는 없지만 ㅡㅡ; 성실한!! 독서를 조금씩 꾸준히 해나갔다.
Here Comes Everybody
제목이 이렇게 멋져도 되는건가요^^.. 와 이 책 이런 매력과 웃음을 주는 책이네 싶다. 내용을 집약해서 한 줄로 표현해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나에게 아주 신선한 충격과 깨달음을 주는 훌륭한 사회과학 서적이다.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많음”으로 가능하다. 즉 “많으면 달라진다” 라는 것이다. 그 많음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는 사자생(寫子生)의 친필로도 구텐베르그 인쇄기의 활판으로도 또한 팩스 전화로도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든 인터넷이라는 웹환경이다. 인터넷속 메일, 블로그, 커뮤니티, 핸드폰속 문자서비스까지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며 향유했던 일상의 도구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 그 ‘많음’을 이루어 내는 것임을 또박또박 알려주고 있다. 즉 “기술이 낡은 사회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준 것”이다.
아이스크림 시위를 아시나요?
벨로루시의 독재정권이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독재에 항거하자는 취지로 (적극적 시위는 꿈도 꿀 수 없었기에) 광장에 모여 아이스크림을 먹자는 플래시 몹을 하기로 했다는... 벨로루시의 공권력은 그 시위마저 두려운 나머지 가당찮은 죄목으로 시위자들을 연행했고, 그 현장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아 블로그에 커뮤니티에 올려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독재정권은 결국에 아이스크림에 녹아버리게 되었다는 동화같은 이야기.
그들이 무서웠던 것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던, 의견을 조율하며 하나로 뭉쳤던 사람들이었겠지만,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을 혹은 광장에서 서로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던(또 다른 플래시 몹) 사람을 연행했던 사실이 온 세계에 알려지면서 오히려 자승자박의 패를 잘못 두게 된 꼴이 되었고,
독재정부를 무릎 꿇게했던 그 힘은, 즉 하나의 뜻을 가진 사람들을 사이버스페이스(블로그든, 커뮤니티든)라는 한 장소로 아주 손쉽게 (비용과 시간과 장소의 문제없이) 불러 모을 수 있도록 해준 도구, 시공간을 넘나들며 시위를 공감할 수 있는 대중을 끌어모아 줄 수 있도록 해준 도구, 바로 인터넷이다.
시위자나 그 장소에서 목격한 사람만 알수있었던 언론통제 상황에서도 전세계인들이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과 글로 서로 공감하며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그 막강한 힘은 변화를 갈구하던 그렇지 않던, 세상을 움직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건 없건, 인터넷 웹환경(기술 혹은 도구)은 더러는 주제에 관심을 가진, 더러는 모임에 관심을 가진, 더러는 사람에 관심을 가진 불특정 다수 네티즌이 모여 위키피디아라는 위대한 자가편집 백과사전을 만들어냈고, 리눅스(아직도 이게 뭔지 모르는 나는 설명할 길이 없는...)라는 수명길고 덩어리 큰 프로그램도 만들어냈고, 사이드킥 분실사건, VOFT(믿음을 지키자, 교회를 개혁하자)와 같은 초유의 일들이 가능하도록 장애물을 걷어냄으로써 손쉽게 조직할수 있는 장을 열어주었다.
몇 달 전 같은 홈페이지 내에서 세들어 집장만하고 살던 블로거분들과 경향신문에 의견광고를 냈던 일이 주마등처럼 흘러갔다. 세상을 내 손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거창한 메시지로 무장한 사람들도 아니면서, 내가 아니면 안된다고 사명감에 불타 오르던 사람들도 아니면서, 그저 세상살이 좀 더 행복하게 할 요량으로 남들은 저녁밥상에 무슨 반찬 해먹고 사는지, 이웃집네는 아이들과 어떤 책을 읽고 주말에 어디로 놀러가는지 궁금했던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들이 하나의 주제로 의견을 교환하고, 생각을 모으고, 뜻을 모아 하나의 일을 해낼수 있었던 그 힘(우리가 해내고서도 이게 뭐지 하고 너무 의아해했던 그 일)을 이 책은 과학적 논리와 객관적 증거를 들어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내가 이 책을 만났던 것은 거의 숙명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숙명은 무슨 개뿔 ㅋㅋ) 사회과학 책이라면 호랑이가 물어간대도 읽기 싫었던 나였지만, 비록 용어들이 쉽지만은 않아 빛의 속도로 팍팍 읽어내려 가진 못했지만, 웹 2.0 시대 지금을 사는 사람이라면, 사이버스페이스에 집 한 채 빌려 이웃과 오순도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꼭 읽어보시라고 “강추”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