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와 유인등 ㅣ 에리사와 센 시리즈 1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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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 돌아오다 >를 읽으면서, 탐정 에리사와 센이 등장하는 첫번째 이야기를 읽어봐야겠다고 했는데, 이 책이 바로 그책이다. 곤충과 함께 한 이야기답게 표지조차 초록초록하니 꼭 숲에 와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무심결에 읽었던 < 매미 돌아오다 >에서도 곤충과 절묘하게 상황이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를 선뵈였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일치함이 느껴졌다. 물론 이 이야기가 에리사와 탐정의 첫번째 책이니, 여기서부터 시작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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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라이트와 유인등」, 「호버링 버터플라이」, 「나나후시의 밤」, 「화재와 표본」, 「대림절의 고치」의 5편이 실려있다.

특히, 「호버링 버터플라이」에서는 관광지와는 인연이 없던 아마쿠나 산은 한때 산악 신앙의 성지였기도 했지만, 결국엔 그냥 그런 쓰레기 투기장으로 변모되고 말았다. 하지만 10년전 지역의 몇몇 사람들이 모여 쓰레기를 줍고, 산책로를 되살리자라는 클럽을 조직했다. 하지만 이도 역시 이해 충돌로 인해 이 모임도 결국엔 분열되고 말았다. 마루에는 이 활동에 적극적이던 남편이 병으로 사망하고나서 산의 쓰레기를 습지에 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 이를 추적하기로 했다. 꽤 까칠한 아줌마인줄 알았는데 잘못 본 것 같다. 이 이야기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여기 등장하는 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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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 많은 나라에서 나비를 죽은 사람이 영혼이라고 여긴다며?"(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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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를 거쳐 나비로 탄생하는 모습이 죽은 자의 부활이라는 환생이는 신비를 떠올리게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에리사와가 답하는 것을 보고 예전일이 떠올랐다. 한동안 찾지 않았던 할머니의 산소를 홀로 찾았을 때, 너무나도 바뀐 모습 때문에 좀처럼 찾지 못했었다. 한참을 헤메다가 포기하고 돌아가려던 그때, 나비 한마리가 팔랑팔랑 날아가는 쪽을 따라가다가 할머니의 산소를 찾은 적이 있어서, "나비를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고 하는 것이 더 끌렸었다. 우연이겠지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할머니가 마중나온거라 생각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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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사와 탐정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잔잔하면서도 곤충의 생태와 인간의 행동이 딱 들어맞는 것이 참 매력적이다. 그것을 매치시키는 작가의 능력이 꽤 뛰어나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을 듯하다. 띠지에 있는 말처럼 정말 "이 작가는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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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의 방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러스킨 본드 지음, 박산호 옮김 / 생각학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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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도의 국민 작가 러스킨 본드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작가의 나이가 17살에 '17살인 러스티'의 이야기를 썼다는 것이라고 한다. 동일한 17살에 느낄 수 있던 그 감정들을 세심하게 그려낼 수 있던 이유라고 볼 수가 있다. 또,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제목에 대해서 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던 "옥탑방"이 바로 "지붕 위의 방"이 아니겠는가. 역시 평범한 사람과 국민작가는 이런데서 차이가 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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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티는 1950년대 말, 영국의 지배 아래 있던 데라에서 살고 있었다. 영국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 러스티는 부모님을 잃고 후견인 존 해리슨의 보호아래 놓인다. 영국인으로 자라길 바랬던 아버지 뜻에 따라 해리슨은 러스티를 유럽인들만 모여사는 마을에서만 지내도록 하고, 규칙을 어기게 되면 매모찬 체벌을 가한다. 러스티는 마을밖에서 만난 소미, 란비르, 수리와 우정을 나누게 된다. 존은 이를 허용하지 못하고 또 체벌을 가하고 러스티는 존에게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게 된다. 친구들 도움으로 키션의 가정교사로 들어가며 바로 "지붕 위의 방"의 생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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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은 왜 그렇게 러스티에게 엄하게 했을까? 사실, 엄하다는 것보다는 늘상 봐오던 미성년에 대해 행해지던 학대와도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부모를 잃은 러스티에게는 따뜻한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가 있을텐데 말이다. 어쩌면 보호받지 못했던 러스티나 엄마를 사고로 잃은 후 재혼을 해버린 아버지로부터 달아난 키션은 동변상련을 느꼈을 것이다. 러스티는 혼혈이다 보니 영국에도 인도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따스했던 친구들이 하나 둘 데라를 떠나 무수리로 떠났을 때의 그 외롭고 쓸쓸함이 전해져 온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단하게 거듭나는 러스티가 희망찬 내일을 꿈꾸는 것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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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백 - 슬픔마저도
민도연 지음 / 북레시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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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은 채 병실에서 깨어난 '나'

도대체 나는 누구일까. 내 앞에는 심리 상담사가 있다. 어떤 충격으로 인해 당신의 기억이 사라졌다. 너무 서두르지 말고, 조심스레 떠오르는 기억을 찾아보라고 말이다. 이미 한번 기억을 잘 찾아가다가 다시 기억을 잃었기에 아주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상담사의 도움으로 조금씩 기억을 떠오른다. 내 이름은 '김동현'. 아내 지은정과 딸 수아가 있었다. 아내는 회사 회장인 정순철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오히려 정순철을 유혹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정순철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에 항의하는 동현은 명예훼손과 무고죄로 함께 역고소 당했다. 재력가인 정순철은 판사와 검사까지 매수하여 재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했고, 궁지에 몰렸던 아내는 죽음을 선택하고 말았다. 그러면 남은 것은 하나, 내가 그들을 응징하면 된다. 동현은 정순철은 물론 당시 재판에 참여했던 판사와 검사를 납치해서 스스로 응징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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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의 고통과 슬픔을 그들은 알고 정당하게 수사를 하고 판결을 하는가. 사법부의 판결은 이미 신뢰를 잃고 있다. 누가 그 법원의 판단을 믿겠는가. 게다가 범죄자들에게 내려지는 판결은 너무나도 가볍다. 그래서는 안되지만, 그런 현실은 우리에게 사적복수를 응원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동현이 한번 기억을 모조리 잃었던 적이 있어서 중간에 다시 기억을 잃을까 걱정스러웠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기엔 너무 시간이 없었다. 곧바로 추적이 시작되면서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동현과 함께 하던 시간들이 결말로 향하는 어느 순간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 길에서 만난 결말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내와 딸을 잃은 그 절망감, 고통, 슬픔을 온전히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알겠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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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 -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맞혀야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
김태경 지음 / 매직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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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봐선 자기 계발서 같았다. 하지만 아니다. 엄연히 소설이다. 문화부 기자 출신인 성혁. 그는 상사와 불화로 사표를 던져버리고 나와서 뮤지컬을 관람하면서 후기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성혁도 나름 많은 뮤지컬을 보고 있다고는 하나, 뮤덕들을 당해낼 수는 없다. 그들만의 용어는 물론, n차 관람까지.. 뮤지컬이나 연극을 아주 가끔 보기는 하나 뮤덕에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수준이지만, 그 현장감은 어느정도 알고는 있다. 비싼 관람료까지 지불하며(뮤지컬은 정말 비싸다) n차 관람은 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누구나 자신의 관심사에 뭔들 못하리.. 그나마 광적으로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오고, 읽지도 않은 책을 우선 구매하고 보자하는 나를 보고도 누군가는 왜 저럴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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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의 아버지는 40여년전 극작가로 일을 했었다. 하지만 영준(두나의 아버지)는 가정폭력을 일삼았다. 아내를 향한 짝사랑, 가정폭력, 두나를 낳다 아내를 죽었다고 두나에게 쏟아지던 욕설, 언니 세나는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 환경에서 두나는 마음 둘 곳은 뮤지컬과 연극이었다. 특히나 민우혁 배우를 좋아한다. 그런 두나에게 성혁이 다가온다.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했던 두나가 성혁에게 질문을 던진다. 성혁은 두나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 질문에 성실하게 답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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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 거의 아는게 없는 나는 언급되는 뮤지컬 배우들이 다 가상의 인물인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나도 알만한 배우 이름이 나와서 찾아보니, 여기 나오는 아트홀, 작품, 배우들은 전부다 실제 있는 것들이다. 특히나 홍경인 배우가 출연한다는 "준생"이라는 연극은 꽤 끌린다. 5월에 공연을 한다니 시간을 맞춰서 보러가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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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놓친 위대한 한 컷 - 한 장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
곽한영 지음 / 니들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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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이 책의 부제는 "한장의 사진 속에 숨어 있는 역사와 삶의 이야기"이다. 사진은 그저 단 한 동작, 한 모습만 보여주지만 그 속에서는 많은 사연이 들어 있다. 표지에 나와 있는 사진의 이야기가 꽤 궁금했었다. 전쟁에 나서는 아빠에게 함께 가자며 손을 내미는 어린 소년. 예비군에 편입되어 있는 아빠는 굳이 전쟁에 나서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끓어 오르는 자부심에 자원입대를 결심했다. 엄마는 남편의 결정을 강하게 반대했다. 예비군 부대로 소집에 응하게 되면 받는 월급보다 자원입대하면 절반밖에 받지 못한다. 남편의 월급은 아내와 아들의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남편은 자원입대했고, 엄마는 용서할수 없었다. 엄마는 파병 행진 배웅 행사에 따라 나서기는 했으나, 조금 뒤쳐진채 걸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은 아빠를 부르며 손을 뻗었고, 아빠는 아들에게 손을 잡았다. 많은 이야기가 담긴 이 한장의 사진, 그뒤에 이 이야기의 엔딩은 어떠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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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부분은 "곰을 위한 쓰레기통"이었다. 자연보호를 위해 곰이 쓰레기를 치우나, 왜 쓰레기통이 필요하나 했다. 인적이 드문 산이나 호숫가 공원 같은 곳에 있는 쓰레기통은 예외 없이 쇳덩어리로 만들어져 있고 특이한 손잡이가 달려 있다고 한다. 위쪽 덮개 부분에 손바닥을 위로 한채 손을 넣어 레버를 당겨야 열린다. 이는 머리가 좋은 곰들이 절대로 두껑을 열고 안의 내용물을 뒤질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곰의 뼈 구조상 손등이 바닥으로 향하도록 관절을 틀어서 넣는 것은 힘든데, 왜 굳이 이런 것일까. 만약에, 곰이 인간이 남긴 음식에 맛을 들이면 숲을 지나는 여행객에 덤비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란다. 결국엔 곰을 위한 쓰레기통이 아니라 인간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어쩌면, 애초에 야생의 곰들이 인간을 위협하다 다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 관점에서는 곰을 위한 쓰레기통임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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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뿐 만이 아니라, 우리는 늘상 주변의 모습들에 담긴 사연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그 속에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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