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인형 놀이
마이크 오머 지음, 공보경 옮김 / 북로드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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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마이크 오머의 책은 처음이다.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라 아무래도 책목록에 작가의 책도 추가를 해서 읽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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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주의 작은 마을 베설빌. 사소한 일 하나까지 금새 퍼지는 곳이다. 15개월 전, 마당에서 놀던 캐시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미 죽었을 거라고 체념했지만, 엄마인 클레어만은 캐시는 분명 살아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에 보답하든 캐시는 맨발에 찢어진 잠옷 차림으로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돌아온 캐시는 말문을 닫아 버렸다. 학교에 가지고 못하고, 엄마곁에서 떠나지 않았다. 클레어는 아동 심리 치료사로 일하는 로빈에게 상담을 부탁한다. 로빈과 함께 하는 캐시의 놀이 치료해서 문득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인형을 물에 빠트리고, 목을 매달고, 죽은 인형을 모래속에 파묻고.. 문득 그 모습에서 로빈은 얼마전 살해당한 여성 사건을 떠올린다. 혹시나 다른 인형의 사건이 있나 검색해보고, 캐시가 바로 그 사건의 목격자가 아닌가, 적어도 캐시의 납치 사건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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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서 15개월이면, 아이를 죽었다 단정하기엔 너무나도 짧다. 그 어느 부모가 아이가 실종되었는데 그렇게 쉽사리 포기할까. 클레어 입장에서도 15개월동안의 시간은 참으로 고통의 나날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돌아온 아이가 아직 과거의 고통을 끊어내고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모습도 그리 쉽사리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생사도 모르는 것보다도 훨씬 천국에 있는 것이 아닐까. 클레어의 그런 고민과 달리 캐시는 매우 똑똑하며 다부진 것 같다. 물론 겉으로는 매우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로빈에게 적극적으로 그동안의 일을 인형놀이로 알려주는 것을 보면 꽤 용기 있는 아이다. 캐시 스스로가 그것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만들어 내지 않아 너무나도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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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후더닛
아사네 주지 지음, 김은모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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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 박수부터 치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소설을 읽으면서 마지막에 박수를 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 책에 그 찬사를 보내고 싶다. 마지막의 모습은 어쩐지 웅대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스포일러 절대금지!"라는 문구가 더욱더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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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슬립" 인류 최초의 냉동수면 실험이다. 20~40대 남녀 중에서 선별된 7명의 사람은 '천 년'이 지난 후에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쿠란은 아내와 사별한 뒤, 자신의 인생의 모든 것이 멈추었다. 그래서 이 실험에 참여했다. 색채를 잃은 자신의 삶에서 도망치기에 적당했다. 성공한다면 1000년이 지난 세상일 테고, 실패한다면 생을 마감하면 그만이었다. 다행히 쿠란은 천년 후,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깨어났다. 그런데, 단 한 명 시몬은 깨어나지 못했다. 그는 등에 칼을 꽂힌채, 미이라로 변해버렸다.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밖에서는 절대 열 수 없는 셀터.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그들이 잠들어 있었던 테그미네는 타인의 도움없이는 절대 가동시킬 수 없고, 냉동창고에서 얼굴을 짓이겨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소년의 시신까지 발견되었다. 그들이 깨어난 후, 도착하기로 되어 있는 연구소 직원들은 나타나지 않고, 쿠란 일행은 주변을 탐색해보기로 하지만, 강제 이주 정책으로 주변에서 사람들을 볼 수가 없었고, 그저 밀림과 같은 숲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겨진 자료를 미루어 보아, 자신들이 콜드 슬립에 들어간 후, 두번째 실험이 시작되었음을 알게 되었고, 다른 셀터를 찾기 위해 쿠란일행은 길을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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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더닛(whodunit)'은 "누가 했는가(who done it)?"를 묻는 미스터리 형식으로, 범인의 정체를 밝히는 것 자체가 서사의 핵심 동력이 된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정말로 후더닛이라는 장르가 극대화 된 것이 아닐까 싶다. 1, 2년도 아닌 1000년을 뛰어 넘는 시간은 강력한 밀실이 되는 것이 아닌가. 또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첨단사회가 되어 있겠다 싶었던 미래사회가 원시사회처럼 수풀만 우거진 곳이라면, 나는 이런 천년후는 반대다. 사실 이런 실험에 지원할 용기도 없으면서 말이다. 아사네 주지의 이야기는 처음이다. 국내에는 이 책이 처음 발표되는 것 같은데, 다른 작품도 궁금해진다. 그만큼 이 < 천년의 후더닛 >은 꽤 매력적인 작품이다. 냉동상태로 시간을 뛰어넘는다는 SF가 가미된 소재에 살인사건에 대한 미스터리를 골자로 하고 있으면서, 마지막에 웅대해지는 드라마적인 요소까지 가지고 있어서 쿠란일행의 행보에 절로 박수가 쳐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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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온 탐정 2 : 천 개의 목숨
이동원 지음 / 라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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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요한과 유진신이 돌아왔다. 신학대학을 다니다 자퇴하고 형사가 된 자와 법의학을 그만두고 목사가 된 자. 그들의 상반되지만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듯한 이력은 그들은 '영혼의 단짝'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렇게 다시 돌아왔으니 말이다. 첫번째 이야기를 읽은지 3년여가 지난터라 몇몇 인물은 기억이 안나던데(주된 인물은 아니지만), 성격상 다시 한번 1권을 꺼내 읽어봐야할 것 같다. 당시 1편도 어딘지 모를 판타지적 제목 때문에 힐링 소설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천국에서 온 커피"라는 카페가 아지트인 요한과 진신을 활극(?)이라고 볼 수 있다. 요한은 진신의 커피를 끊을수 없는데, 여전히 천국의 맛인 진신의 커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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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이 이야기는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여러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그 이야기들의 주 골격이 되는 요한과 진신, 그리고 악인이 있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주로 유학생의 실종, 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자, 아동성범죄 등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게다가 가해자에 대해 사적 복수를 하는 '천국에서 온 탐정'에 대적하는 '지옥에서 온 탐정'이 등장한다. 진신은 악인이 바로 지옥에서 온 탐정이 아닐까 짐작하고 있는데, 그 실체를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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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에 대한 법적 처벌은 대중이나 피해자에 마음이 후련해지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래서 이야기 속에서 벌어지는 사적 복수에 대해서 한켠으로 응원하는 마음도 있기는 하다. '지옥에서 온 탐정'이 만약 실제로도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비록 범죄 행위이지만 응원해줄 수 있을까. 과연 정당하게 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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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시대에 이곳에 모여 불의와 싸우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목숨을 걸고 일제에 항거하고, 청춘을 바쳐 독재와 싸우던 용기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변해버렸습니다. 왜인지 아십니까? 악에 맞서 싸운다는 핑계로 뭐든지 해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운 짓을 저지르고도 우리는 악과 싸워왔으니 괜찮다고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토록 증오하던 악과 꼭 닮은 모습으로 변해버렸으면서도 여전히 스스로를 선하다고 믿는 괴물이 되어 버렸습니다.(p.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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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의로운 일을 했던 이들도 아닌데, 권력을 이용해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사람들은 뭘까? 뭐가 그리 당당한 것인지.. 참.. 그냥 싹 지옥으로 데리고 가고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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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이야기가 2권이 등장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두번째 이야기 소식에 무척 반가웠드랬다. 그런데, 이야기 마지막에 우리의 요한은 형사과를 떠나 홍보실로 이동하게 되었다. 홍보실은 못 갈 것 같다는 요환의 말에, 본격적인 탐정으로 직업 전환 하는 것일까. 보란듯이 사표를 던지나 걱정하려는 찰나, 홍보실에 특별 수사팀이 있단다. 요한의 얼굴에 웃음이 돌면서, 나도 함께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기다리면 3편으로 진신과 요한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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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츠하우스 ㅣ ANGST
강지영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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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츠 하우스는 한남동에서도 유독 돋보인다. 선우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현금과 주식, 상가 그리고 이 프린츠 하우스를 상속받았다. 상가 임대료가 게임제작사에서 받던 월급과 맞먹어 프리랜서 개발자가 되었다.(부럽다) 몇 년만 더 착실히 돈을 모아 은퇴자금이 확보되면, 먼저 스웨덴으로 떠난 이소를 찾아갈 생각이다. 넓은 프린츠 하우스를 일부 세를 놓기로 했다. 고급빌라인 탓에 월세 100만원을 내걸었더니 문의 전화가 드물었다. 그런데 그때, 그녀가 나타났다. 전승아. 겨울 패딩 하나인데, 짐을 줄여보겠다 목끝까지 지퍼를 올리고 나타난 그녀. 예전에 이 곳에 살았다고 하는 그녀에게서 비린내가 한자락 나는 것 같더니 악취가 심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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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네가 이 곳을 이사오기 전 이야기를 알기 위해 3층 선우 여사댁을 찾았다. 승아는 아동학대를 받았다고 했다. 외부로 그것이 알려지던날 승아는 거의 죽기 직전이었다고, 부모도 뭐에 찔려 실려 갔다고.. 그녀가 결국은 죽은거구나 생각했다고, 그런데 승아는 왜 돌아온 것일까. 의문이 들었다. 친한 박수무당인 한신은 승아는 잡귀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통로라고 말한다. 선우 몸에서도 귀치가 진하다고 한다. 정말 그녀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내보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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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구마 의식과 굿"이라는 것이 등장한다. 그래서 동서양이 만나는 것이 아닌가. 간혹 '구마 의식'이나 무속으로 그려지는 오컬트적 소재는 그저 이야기에만 국한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악마에 빙의되거나 하는 상황은 그다지 현실에서 일어날 거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어린시절에는 무서워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공포라는 것이 조금 줄어든 것은 아닌가 싶다. 그런데 해설에서 말하는 것처럼 악마가 아니라 자신의 욕망이었다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면, 어쩌면 결말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악령을 물리치고 평화가 오는게 아니라 끝나지 않는 악령의 속삭임. 화자가 선우인 것 같은데, 승아를 "너"라고 내내 표현한다. 그냥 독특하다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승아의 몸 자체에 여러 악령들이 있기 때문에 일부터 이름이 아닌 '너'라는 인칭대명사로 쓴 것이 아닌지. 어쩌면 처음부터 승아가 아닌 선우에게 악령은 깃든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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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처리반
손선영 지음 / 삼인서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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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도원결의를 맺었겠지만, "불볶(불닭 볶음), 전비(전주비빔), 참마(참치마요)"는 삼각김밥으로 한데 뭉쳤다. 좋아하는 맛은 다르지만, 삼각김밥으로 묶을수 있을 수도 있겠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는 그저 "삼각김밥"을 처리하는 이들인가 했다. 하지만 그들은 늘상 삼각김밥을 좋아하고, 낮에는 정교하게 삼각김밥을 만들고, 밤에는 드러나서는 안되는 법이 외면한 죽음을 은밀하게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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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도시의 편의점에 들른 우리의 삼각김밥 처리반. 그 곳에서 마주한 한남자의 주인. 편의점 사장은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술취한 진상 손님. 괜한 트집을 잡으면서 시비를 걸다가 돈내는 문제로 시비(?)가 붙었다. 수표를 줄까 말까 실랑이를 벌이며 양쪽에서 잡고 대치를 이루다가 힘을 뺀 것 뿐인데, 뒤로 넘어지면서 매대의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혔다. 법은 잘 모르지만, 과실치사 쯤은 되지 않을까. 법적으론 그렇다치더라도 상황은 참 억울하다. 이 세상 억울한 것이 하나 둘인가. 하지만, 우리의 삼각김밥 처리반이 말끔하게 사건을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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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는 아니지만 작가의 이야기를 조금 읽긴 했었는데, 내가 읽었던 책과 분위기가 달라서 같은 작가가 맞는가 자꾸 확인을 했었다. 전에 읽었던 이야기는 진지했다면, 이 < 삼각김밥 처리반 >은 유머를 살짝 가미했다. 이른바 블랙코미디라고나 할까. 우리의 처리반이 법이 외면한 죽음을 처리하는 것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사회의 이면을 비판하고 있다. 이 소설은 영화 제적에 앞서 이야기를 소설로 먼저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전개가 갑자기 끊기는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굳이 문맥상 필요없는 2줄이었다. 사람들의 생각의 차이는 언제가 종이 한장 차이인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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