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이면 그림 속으로 숨는다
허나영 지음 / 비에이블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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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바람 부는 날이면 책 속으로 숨는다. 그림은 나랑 그다지 친하지 않다. 예전부터 미술에 관심을 가져보려 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그렇다고 책 전문가도 아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어쩌면 내가 스토리를 즐기듯 그림 속의 스토리를 즐기지 못하는 이유는 배경지식이 없어서 그런 것도 같다. 제자 중에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그저 그랬었다고 했었다. 그저 요즘에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라 보긴 봤는데, 별 감흥은 없었더란다. 단순한 영화라기 보다는 자신과 같은 나이인 단종이 정말로 겪었을 당시를 생각했다면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미술에 대해 걸음이 느린 이유는 배경지식을 많이 가지지 못했던 탓이다.

이 이야기 중에서 제일 끌렸던 부분은 바로 '화가 이중섭'이다. 이중섭이라고 하면 학창시절부터 배워왔던 "흰 소"가 끈을 매달아 놓으듯 함께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은 그의 안타까웠던 말년이 먼저 떠오른다. 아마도 그건, 오래전 제주 여행에서 이중섭이 머물렀던 그 쪽방을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제 보니, 전쟁당시 흥남부두를 통해 피란길을 올랐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유복한 집에서 그림만 그리던 그에게 피란 속에서 가족들을 책임지기엔 너무나도 역부족이었다. 가족을 그리워하면서 지냈을 그의 사정을 알다보니, 그저 "흰 소"를 그린 이중섭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그리고 가족을 그리워 했던 이중섭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사실, 미술과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문득 미술관을 찾아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림보다는 책에 더 이끌렸을 뿐이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미술가들의 삶에 당시의 배경지식을 좀 쌓는다면 미술을 향한 걸음을 조금 더 속도를 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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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이와 하티의 컬러링북 - 위로와 힐링이 필요한 당신에게
천지윤 지음 / 아티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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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세상이 너무 빨라 숨이 가쁠 때, 마음에 여유를 잃어, 한없이 무거워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제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때 소중한 이가 아무 말 없이 저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다정한 온기를 나누는 것이 그 어떤 말보다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요.(머리말 中)


이 말을 읽는 순간, 내게 꽤 힘이 되었던 때가 떠올랐다. 꽤 힘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학교에서 안녕~ 하고 스쳐지나가는 친구가 되돌아서서 힘들때 이야기하라는 말을 뜬금없이 던지고 가버렸다. 얼마나 그때 힘이 되던지... 다만, 그 녀석은 기억 못하지만 말이다. 상대는 기억하지 못해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닐까.


저자는 이 책에 그때 자신이 느꼈던 '따뜻한 포옹'같은 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따듯한 위로, 반작이는 일상, 자연의 품에서, 함께 꾸는 꿈"이라는 4가지 주제의 49가지 그림들이 준비되어 있다. 왼편에는 컬러로 오른편에는 색칠을 하면 되는데, 색을 그대로 따라해도 되고, 자신의 마음따라 색칠해도 된다. 어릴때 많이이 하던 색칠공부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어느 기분이었나 생각을 해봤는데, 아무 생각이 나질 않는다. 너무 오래 시간이 지난탓일까. 그저 어른이 된 지금은 복잡한 마음을 싹 비우는데 도움이 되는것 같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색칠해 나갈수 있으니 말이다. 생각을 비울수 있다는 것은 어른들에게 위로와 힐링에 최우선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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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10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10
김용세.김병섭 지음, 센개 그림 / 꿈터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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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인 나도 이 소설이 매우 흥미가 있었는데, 날로 그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표지의 퀄러티가 날이 갈수록 상승하니 말이다. 나도 이제나 저제나 이 이야기의 신간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편에서는 "영혼을 가두는 맛", "진심을 말하는 맛", "달콤한 하루의 맛", "명필이 되는 맛"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번편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달콤한 하루의 맛"이다. 이제껏 등장했던 이야기들이 동물을 위한 에피소드는 없었던 것 같다. 고양이 '나비'는 1년전 주인 소미를 잃어버렸다. 어른들이 나비를 유기하고 일부러 소미만 데리고 간건 아니겠지. 그냥 놓친거겠지. 나비는 소미의 체취를 찾아 헤매면서 길위의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 나비 앞에 도깨비 식당이 나타났다. 찾아간건가? 식당주인 도화랑은 나비에게 하루만 사람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한다. 대신 누군가에게 고양이라는 것을 밝히게 되면 거품처럼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도화랑이 요리해준 달걀말이를 먹고 사람이 된 나비는 그렇게도 꿈에 그리던 소미를 만나게 된다.

오늘도 유투브에서 켄넬과 함께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강아지를 구조하는 것을 보았다. 쓰레기 봉투를 방석삼아 앉아 있던 눈망울이 큰 강아지는 갈비뼈가 드러낸채였다. 건네주는 사료를 허겁지겁 먹는 모습과 버려지는 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주인을 기다리던 아이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가만보면 작가들은 여기저기 우리 주변의 모습들을 에피소드로 잘 선택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휘어잡는 이야기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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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형사 : chapter 4. 브로커 강남 형사
알레스 K 지음 / 더스토리정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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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숨가쁘게 달려왔다. 물론 나는 읽느라.. 언제나 이야기는 빠른 화면 전환을 장기로 독자로 하여금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한권이 출간되면 벌써 다른 이야기를 집필하는 작가덕분에 막연한 기다림이 아닌 기대감으로 다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드라마화가 확정되었다니, 과연 주인공들은 누가 될지 궁금하긴 하다.(그렇다고 드라마를 보겠다는 건 아니다. 내가 상상한 인물들에 배우의 이미지가 같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 원작을 선호하는 편이다.)

전편들을 읽지 않았다고 해서 이야기가 겉돌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재밌는 이야기를 어찌 한편만 읽겠는가. 항상 작가의 이야기는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라 사실감이 두드러진다. 이번 이야기도 읽으면서 현재 우리 사회의 한편을 보는 것 같아서 울분이 솟아오르는 것을 참느라 힘이 조금 들었다랄까. 대낮 역삼동 근처에서 전직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가 살해당했다. 현장에 도착한 동금은 cctv를 보면서 용의자를 찾기 시작하는데, 특유의 번뜩임으로 화면 바깥에 누군가가 있음을 직감한다. 버스 블랙박스등을 이용해서 화면 밖 용의자를 찾았지만 이미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한 후였고, 단순한 사건은 아니라고 의심이 들었지만 마땅한 퍼즐조각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대포폰 사용내역을 통해 이면에 숨겨진 거대한 권력의 부정부패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다.

어쩌면 이제껏 다뤄졌던 이야기들 보다도 스케일이 매우 커진 것 같다. 그야말로 돈과 권력에 의해서 정답을 정해놓고, 진실여부를 따지지 않고 몰아세우는 것은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다. 권력에 의해 진실이 덮힐뻔 하고 위기에 빠진 동금 형사를 볼때 정말로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그나마 소설속에서는 정의를 찾아갈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수 있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그런 희망을 가져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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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의유해성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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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이라는 존재는 책으로만 만나봤다. 너무 올드할지 모르겠지만, 탐정이라면 연상되는 것이 어째 흥신소....^^;; 어찌되었든 내 인생의 첫탐정은 "셜록 홈즈"였던것 같다. 홈즈는 나를 추리의 세계로 이끌어주었으니까. 그리고 많은 명탐정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그런데, 이 책은 두둥! "명탐정의 유해성"이라니...

지금은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나루미야 유구레. 그녀는 20여년전 고코타이 가제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던 적이 있었다. '명탐정과 조수'라는 콤비일까. 그 뒤로 나루미야는 당시 사건을 이야기책으로 출간하기도 했었고, 드라마화까지 되었었다. 그런데, 지금에서야 유투브에 "명탐정의 유해성을 고발한다!"라는 영상이 올라오며, 제일 먼저 고코타이 가제를 지목한다. 가제는 자신은 곤경에 처한 사람이 있다고 할 때마다 늘 자기 일은 뒷전으로 밀어두고 달려갔고, 피해자랑 오해로 피의자가 된 사람들을 도와줬고, 국가 권력도 언론도 기업도 힘으로 개인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만 할때도 그들의 편을 들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20년도 더 지나서 이런 오해를 받는 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나도 개연성이 없다고 봤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냈더니 보따리를 내놓으라는 심산이냐라고 생각했는데, 어찌보면 사건을 파헤치고 진범을 잡는데 도움을 주는 행위가 정말 피해자에게 진실을 알려주는 모양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본인들이 원하지 않았더라도 대결구도로 흘러 누가 먼저 진범을 잡느냐는 조금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한다. 어찌되었든 꽤 소심해 보이는(?) 가제와 유구레는 예전에 해결했던 사건들을 되짚어 보기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런데 말이다. 물론 억울한 사건도 있을것이다. 명탐정을 고용한다는 것은 공권력에서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내 의지로 밝혀내겠다는데 큰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닐까. 사실 사건이 해결이 되었다고 해서 피해자의 마음은 100% 위로가 될수는 없다고 본다. 소설상 설정이겠지만은 그것을 20여년이 지난후에(물론 적당한 방법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실명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영상을 올리는 일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본다. 사건에 더 주목하게끔 하는 방법이 실제로 옳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런데, 가제와 유구레의 관계가 명탐정과 조수 보다는 톰과 제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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