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를 써야 작가가 되지
정명섭 지음 / 깊은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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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2020년에 출간되었는데, 띠지의 설명이 '100권의 책을 출간한 정명섭 작가"라고 하니 지금은 몇 권 정도가 되시려나...2020년에 < 저수지의 아이들 >이라는 책으로 처음 만났는데, 그 이후로도 제법 많은 책을 읽었다. 정말 작가님은 어디에 이런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계시나 모르겠다. 특히, 작년에는 < 우주전함 강감찬 > 북토크에 갔을 때 직접 뵈었는데, 입담도 너무 좋으시다. 게다가 다른 후배 작가들을 이끄시는 모습도 꽤 보기 좋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후배 작가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전해져 온다.

우리 나라 출판계는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겪고 있다고 한다. 1인당 독서량도 급격히 줄어 들었고 - 우리 집도 내 독서량이 대부분이다 - 예전에도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서평단 활동으로 책을 지급 받을 수 있고, 나눔으로 책들도 돌고 돈다. 과연 이런 것이 얼마나 차지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게다가 우리 동네는 도서관이 너무나 많아서 예전처럼 책을 구입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출판업계의 불황을 자초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지망생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작가는 많은 책을 쓴 덕분에 책을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 계약서요. 그게 필요합니다"

그렇게.. 계약서가 모든 것의 시작이 아닌가. 작가가 되려면 우선 기본 글쓰는 능력은 좀 있을테고(나 같은 사람은 애초에 생각을 안 한다.) 책을 내려면 출판사와 계약을 맺어 출간하는데, 꼼꼼히 계약서를 써야 할테다. 그냥 순수한 독자라는 입장에서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출판업계에서 일하는 분을 알게되니, 수박 겉핥기 식이지만 나름의 출판과정을 조금 알게 되었는데.. 만만치 않더라. 그런데 계약서는 책을 낼 때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것에도 적용되는 내용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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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혈통
시드니 셀던 지음, 정성호 옮김 / 오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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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셀던은 영화, 연극, 뮤지컬, TV 대본을 비롯해서 소설에서까지 정말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가진고 있다. 이제껏 읽었던 소설고 그러했지만, 이 < 화려한 혈통(Bloodline) >은 빠른 화면 전환을 보여주며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 '피를 얼어붙게 만들고, 미스터리로 가득차고, 사납게 몰아치고, 이국적이고, 대담하고, 음모에 넘치고, 책을 손에서 내려 놓을 수 없고, 속도감 있고, 휘황찬란한 스토리가 전개되고, 매혹에 넘치고, 뛰어난, 위기일반의 소설'이다라고 뉴욕타임스를 비롯 주요 매스컴들이 이 작품을 격찬하고 있다고 하는데.. 내 마음이 딱 그 맘이다.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제약회사 '로페 앤드 선즈'의 총수인 샘 로페가 52세의 나이로 죽었다. 로페 앤드 선즈는 창업자 새뮤얼 로페의 뜻에 따라 주식은 로페 일가 이외의 사람에게는 넘길 수 없도록 했다. 여우는 언젠가는 본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아무리 그 여우가 친절하더라도 닭장 속에 넣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샘의 외동딸 엘리자베스는 경영수업을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찍 그녀를 후계자로 지정했으면 잘 해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은 엘리자베스도 주식 처분을 동의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그녀도 사고를 가장해 누군가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샘의 죽음도 단순한 사고만은 아닌 것 같다.

이사회에 속한 그들은 모두 이유가 있었다. 아무리 친족 경영이었다 하더라도(사실 사위들이었지. 착한 여우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물게 되는 법이니까. 이럴땐 잘해 주는 사람을 먼저 의심해 봐야 한다. 초반에 의심이 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잘 쫓아가다가 미끼를 덥석 물어버려서 삼천포로 빠져 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두꺼워서 언제 읽나라는 생각은 잠시 했지만, 걱정 할 필요가 없다. 손에 잡으면 결말을 보기까지 책을 놓을 수 없다. 시드니 셀던 작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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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잖아요 - 소심 관종 '썩어라 수시생' 그림 에세이
썩어라 수시생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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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 맘에 든다. 그리고 동의한다. 우리는 모두 어딘가 조금씩 이상하지 않은가. 세상은 각자의 개성대로 살아가는 거지. 드문드문 인스타를 사용하는 나로서는 작가를 처음 만나지만 작가는 이미 인스타그램, 트위터, 메일링 서비스 등 다양한 공간에서 연재했던 것을 이 책에 모았다고 한다. 노래가 좋아서 예고에 입학했는데, 노래만큼이나 자주 했던 일은 우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런 우울함은 만화를 그리는 것으로 풀면서 친구들과 돌려 읽은게 바로 "썩어라 수시생"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대학입시를 해치우고 유학을 떠났다고 하니 아마도 이 에세이의 캐릭터 "씅팡"은 작가 본인이 아닐까 싶다.

6년동안 재잘대던 친구와 더는 그렇게 할 수 없는 사이가 되어 매우 우울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글을 20대때 읽었다면 매우 공감하고 어떻게 일을 해결 할 수 있을까 고민했겠지만 지금의 내 나이가 되다보니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평생 갈 수 없는 관계는 6년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소원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함께 살던 룸메이트들이 이사를 나가고 혼자 있게 된 어느날 도둑을 맞게 되었다. 말이 통하는 국내였어도 두려울 텐데 먼 타국땅에서는 더 두려웠을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이라고 지갑마저 소매치기를 당하고 말았다. 항상 불행한 일들은 함께 몰려 다닌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바닥을 쳤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떨어질 때가 또 존재하더라. 그래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지금 당장 뭔가가 풀리지 않더라도 정말 해뜰날도 있지 않겠는가.

세상이 나한테 왜 이렇게 모질게 대하나, 너무 이상하다, 너무 수상스럽다, 싶지만 그래도 그렇게, 이상하게 사는 게 인생 아니겠어요?(p.350)

날로 변해가는 요즘 세상, 하루하루 너무 잘 살아내고 있는게 아닐까. 조금 이상하게 살면 어때.. 하지만 남에게 너무 피해는 주지 말고^^

그리고 중간중간 작가가 선사하는 음악이 너무나도 좋다. QR코드를 찍으면 들으며 에세이를 읽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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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
마에카와 호마레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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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고선 < 죽은 자의 집 청소 >가 생각이 났다. 아니나 다를까, 김완 작가가 추천하기도 한 책이다. '특수 청소 전문회사 데드 모닝'은 죽은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업체이고,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여러 사연을 만날 수가 있다.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던 날, 와타루는 작은 식당에서 상복을 입은 사사가와를 만난다. 그의 상복을 더렵혀서 세탁을 해 준뒤 돌려주면서 사사와가가 운영하는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 모닝"에서 일하게 된다. 타인의 죽음을 마주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와타루는 그저 아르바이트를 쉬는 날 하루만 일을 하기로 했지만, 벌레와 냄새가 가득한 집에 적응하지 못하고 구토를 하고 만다. 또한 실수로 유품을 망가트리고 유족에게 사과한다. 하지만 사사가와는 정작 사과해야 할 사람은 돌아가신 분이라고 말한다. 이미 죽고 없는 사과를 받을 수 없지만 사사가와는 내가 아끼는 물건처럼 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사사가와에게도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밝은 아침이 될 수 없고, "데드 모닝"이어야만 했던 사연을 접하고 나면, 이별하는 과정과 그 후에 오는 상실감 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죽은 자의 집 청소 >를 읽을 때는 그저 살면서 내 앞에 펼쳐진 방향만을 보고 걷느라 미처 내 뒷모습을 살피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던 반면, 이 소설을 읽고 난 후에는 떠나버린 자와 남겨진 자 사이의 이야기를 공감하며 위로를 받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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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섬 민박집의 대소동 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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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키 일상 미스터리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이다. 이 책도 < 네코지마 하우스의 소동 >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적이 있다. 바뀐 제목이 더 친근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오디오 북으로 읽어서 그런가. 두번째 이야기인 < 진달래 고서점의 사체 >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눈길을 끌지 않아서 말이다. '고양이'라는 내게 있어서는 플러스 요인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무래도 종이책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디오북으로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닌것 같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듣지만 말이다..^^;;

< 하자키 목련 빌라의 살인 >은 살인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밝은 것 아니야라는 뜬금포인 생각을 했지만, 이 소설은 "소동"이라는 말이 좀 어울린다. 물론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는 했으나, 고양이들이 등장해서 인지.. 심각하다라기 보다는 익살꾼들의 소동같은 느낌이 든다. 게다가 초반에 등장하는 고양이 섬에 반려묘를 유기하러 왔음에도 어찌 이리 당당한지 말이다. 반려동물들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유기하는 사람들이나, 밤에 고양이들 우는 소리에 노이로제가 걸려 길고양이들을 다 입양보내라든가 하는 사람들은 정말로 당사자들을 유기해버리거나 시끄럽다고 입을 틀어막고 싶다.

어느날 해변가에서 칼에 찔린 고양이 사체가 발견된다. 이 시리즈의 히어로(?) 우리 고지마 반장이 이 섬에 방문했다가 이 사건을 맡게 된다. 고양이털 알르레기가 있어서 기침을 해대는 고지마 반장. 근데, 사실.. 칼에 찔린 고양이 사체였는지는 잘 모르겠다(책설명에 그렇게 나왔다. 아무래도 다시 읽어야 할 것같은 강력한 생각이....) 내가 기억하기로는 인조 피혁(?)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실제 고양이가 아닌데도 눈물 콧물을 쏟는 고마지가 뜻밖의 마약 알르레기 까지 있다는 생각에.. 오.. 마약단속반에 들어가도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더랬는데...

여러가지 소동들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전작에서 보았듯이 마지막 반전은(반전만 기억나는 것도 신기함) 역시, 와카타케의 소설은 정말 양파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특히나 책소개에서 "고양이 피하기에 여념 없는 고마지 반장의 뒤를 용케 쫓아다니는 폴리스 고양이 DC도 한 몫 거든다"라는 말때문에 이 소설은 한 번 종이책으로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참 귀여운 모습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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