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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평점 :
왓더닛(What done it)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줘었다고 하는 < 매미 돌아오다 >
근데, 도대체 '왓더닛'이 뭐란 말인가.. 요즘엔 너무 세분화된 장르들을 쫓으려니 힘들다. 그래도 알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왓더닛'이란, 사건의 인과와 본질을 파헤치는 방식으로, 흔히 말하는 '누가 범인인가'보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추리형식이라고 한다. 나는 사실, 현장에서 발로 뛰며 거침없이 벌어지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탁상공론처럼 여러가지 가정으로 추측컨데라면서 논리적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 하지만 에리사와 센의 추리는 거친 현장의 모습보다는 조용하면서도 곤충학자 답게 곤충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매미 돌아오다」, 「염낭거미」, 「저 너머의 딱정벌레」, 「반딧불이 계획」, 「서브사하라의 파리」의 단편으로 엮어져 있다.
「매미 돌아오다」는 아주 오래전 지진으로 무너진 마을에서 벌어졌던 이야기이다. 과거 그 곳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이로부터 듣는 이야기. 희생자 중 한 소녀만이 늦게 발견이 되었는데, 아무래도 숲속 마을이다 보니 이야기의 전개가 어쩐지 으스스했었다. 하지만 결말에서는 세상 따듯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었다.
사실, 이 책의 아무 정보도 없이 시작했기에 이 것이 에리사와 센의 두번째 단편집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두번째 이야기 를 읽다가 에리사와가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챘다. 특히나 「염낭거미」에서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잠자리와 염낭거미의 이야기가 더 눈길을 끈다. 고추좀잠자리는 얕은 물에 알을 낳는데, 알은 겨울을 넘기고 봄을 기다렸다가 부화하는데, 공원의 물덩이는 금방 말라버리니까 그곳에 낳은 알은 부화하지 못할 터이다. 반면 염낭거미의 어미는 새끼에게 자신을 몸을 먹이로 제공하며 생을 마치게 된다고 하낟. 새끼들은 어미를 다 먹어 치운 후, 집을 떠나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고 한다. 곤충의 특징을 이야기와 절묘하게 대입시키는 것이 어째 매력적인 것만 같다.
미스터리 장르소설이라는 것은 거침없는 살인사건으로 시작해야 그 재미가 있다고 믿는 내게, 이 소설 < 매미가 돌아오다 >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만 같다. 아무래도 에리사와 센이 등장하는 첫번째 이야기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