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철학적 대화
가렛 매튜스 지음, 김혜숙.남진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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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렛 매튜스의 『아이들과의 철학적 대화』는 “아이들은 원래 철학자”라는 단언을 실제 대화 장면으로 증명해 보이는 책이다. 저자는 교사나 부모가 답변 기계가 아니라 질문의 동반자일 때, 일상의 사소한 놀라움이 사유로 확장된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강점은 사례의 생동감이다. 아이들이 “거울 속 나는 정말 나일까?”, “규칙은 언제 예외가 될까?”라고 묻는 순간, 독자는 개념·반례·조건 바꾸기 같은 철학의 도구가 어떻게 자연스레 작동하는지를 목격한다. 해설은 짧고 질문은 정확하다. 그래서 이 책은 교실에서 바로 옮겨 심기 좋다. 교사는 판정자가 아니라 촉진자가 되고, 수업의 목표는 정답이 아니라 사고의 지형도를 남기는 데 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군더더기 없는 글맛 덕분에 원리 이해는 쉬우나, 실제 수업 운영(발화 규칙, 시간 배분, 갈등 조정)에 관한 운영 매뉴얼은 상대적으로 적다. 번역은 대체로 매끄럽지만 몇몇 용어는 오늘의 교육 담론과 결이 다소 어긋난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가치는 크다. 립먼의 P4C처럼 체계적 규칙을 보완하면, 초등 고학년부터 중등까지 충분히 확장 가능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말에 철학적 가치를 부여하고, 생각하는 즐거움을 회복시키는 책—그 자체로 훌륭한 수업 촉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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