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을 그려 보세요 - 자연을 기록한 여성 과학자이자 예술가 마리아 메리안의 생각
아날리사 스트라다 지음, 엘리사 마첼라리 그림, 김배경 옮김, 장이권 해설 / 책속물고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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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 물고기에서 펴낸 인물다큐 마리아 메리안의 《곤충을 그려 보세요 - 자연을 기록한 여성 과학자이자 예술가》는 과학과 예술을 하나로 엮어낸 인물의 삶을 보여주는 책이다. 메리안은 당시 여성의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곤충의 성장 과정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이를 세밀한 그림으로 기록했다. 그녀의 작업은 단순히 아름다운 삽화에 머무르지 않고, 생태의 연속성을 밝혀낸 과학적 성취로 이어졌다. 내가 잘 알고 있던 파브르의 곤충기 책이 떠올랐다. 곤충을 향한 집요한 호기심과 사랑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그러나 접근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메리안은 17세기 여성이라는 한계 속에서도 직접 곤충을 기르고 관찰하며, 그 성장 과정을 세밀한 그림으로 남겼고, 그녀의 기록은 예술적 아름다움과 과학적 사실을 동시에 담아내며 당시의 통념을 깨뜨린 혁신적인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파브르는 실험과 관찰을 통해 곤충의 생활사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내며 대중에게 과학의 재미를 전했다. 그의 글은 현장감과 유머가 살아 있어 곤충을 낯설지 않고 친근한 존재로 느끼게 한다. 메리안의 기록이 시각적이고 직관적이라면, 파브르의 기록은 문학적이고 설명적이다. 두 사람의 저작을 함께 떠올리며, 과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될 수 있고 예술·문학과의 융합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작은 생명을 향한 두 인물의 애정과 집념은 오늘날 생태 위기를 마주한 우리에게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줍니다그녀의 관찰은 후대의 곤충학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예술적 감각을 바탕으로 생명의 아름다움까지 드러냈다. 한 장의 그림 뒤에는 수년간의 기다림과 세심한 탐구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과학은 객관적 기록이고 예술은 감각적 표현이라는 경계를 허물며, 두 영역이 서로를 풍부하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날 생태 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메리안의 시선은 작은 생명 하나에도 주목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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