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과 부동명왕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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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관심있게 보는 작가이다. 재미는 물론이고 시대에 대한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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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감각 - 21세기 지성인들을 위한 영어 글쓰기의 정석
스티븐 핑커 지음,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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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감각』​​

스티븐 핑커 (지음) | 김명남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스티븐 핑커의 [글쓰기의 감각]은 기존 글쓰기 방식에 대한 불안감이나 의문을 명쾌하게 해소해주는 책이다. 부제가 [21세기 지성인들을 위한 영어 글쓰기의 정석]이라서 영어권에 특화된 책이 아닌가 생각도 되었지만 그건 기우에 불과했다. 한국어나 기타 외국어를 쓰는 타 국가에서도 분명 통용되는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그것도 아주 쉽게 풀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핑커가 말하는 좋은 글쓰기의 가치는 첫째로는 작성자가 자신의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독자가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엉터리로 된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골머리를 썩지 않아도 되는 것에 있다. 설령 아무리 좋은 책이더라도 번역자가 제대로 된 번역을 하지 않으면 그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개인적 경험으로 말하자면 세간에 떠들썩해진 영미권의 어떤 책이 있었는데 한번 나도 읽어보고자 시도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글임에도 불구하고 그 책은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특별히 문장이 이상한 것도 아니었지만 어려운 말 투성이에다 난해한 단어들의 조합이 이해를 방해하였다. 결국 그 책은 몇 장 읽지도 못한 채 내게서 잊혀져갔고, 몇 년 후 새로 바뀐 번역자에 의해서 다시 재출판되었을 때는 이 책이 그 책인가? 같은 책인가? 이렇게 쉽게 이해될 수가 있었다니...... . 하면서 의아한 적이 있었다. 그만큼 작성자의 의도를 명확하게 이해하는 글쓰기는 그만큼 중요하다.

스티븐 핑커의 두 번째 좋은 글쓰기란 신뢰의 문제이다. 앞에서는 그 주장이 옳다하고 뒤에서는 그 주장이 그르다는 예시를 나열한다면 그 글 자체에 누가 신뢰를 주겠는가? 아마도 그런 글을 쓰는 이는 그 자신이 무엇을 주장하고자하는 지조차 제대로 모를 것이다. 스스로의 명확한 생각이 없는 것이다. 좋은 글쓰기는 정확한 자기 생각을 명쾌한 문장으로 쓸 때 인정받는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그런 글을 일부러라도 찾아보려고 할 것이다.

세 번째 그의 주장은 잘 쓴 글은 세상에 아름다움을 더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국의 전대통령인 오바마를 정치인을 떠나서 연설인으로 감탄한 적이 있었다. 똑같은 단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쉼표도 알맞게 사용하는 그의 연설은 무척 사람을 끌어당기는 화법. 품격 있는 화법이라고 생각했었다. 아무 말이나 막하는 그 누구와 대비되는 연설이다.

글은 남는다. 그리고 좋은 글을 오래도록 남는다. 글의 역할 중 하나는 전달이다. 잘 전달될 때 우리는 그 글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핑커의 책을 읽다보면 글쓰기가 그 자체로 얼마나 즐거운 지적 유희인지... 이는 그동안 생각지 못한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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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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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Ⅰ-Ⅱ』​​

욘 포세 (지음) | 손화수 (옮김) | 민음사 (펴냄)

기존의 인물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일이란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하다. 최근 배우 차인표씨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본다면]이 옥스퍼드 대학의 아시아 중동학부 한국학 필수교재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특히 그가 소설을 쓴 계기가 몹시도 흥미로웠다. 어느 날 본 위안부의 삶... 열여섯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캄보디아 오지에서 55년을 살아온 훈 할머니의 이야기였다. 사실 제대 후 본 장면이 마음에 남아서 소설을 결심하고 2009년에 출판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런 홍보도 안 되고 이슈도 안 된 책이라서 절판이 되었다고 한다. 이번 계기에 이르러 비로소 다시 빛을 본 책이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낯선 영국 땅에서의 시작으로 말이다.

소설 멜랑꼴리아 역시 실존했던 소설가의 이야기이다. 바로 19세기말 실존했던 노르웨이 풍경화가인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이야기이다. 그의 삶은 그야말로 처절했다. 그런 삶을 작가는 멜랑꼴리로 녹여내였다. 특유의 묘사적 화법과 대사의 표법 기법으로 소설은 깊숙이 그 삶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있는 듯하다. 흡사 푹 책 속으로 깊게 빠져드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무언가에 푹 절여있는 느낌이다. 화가의 멜랑꼴리의 삶이 작가의 펜에 녹아들어 결국 독자까지 그 속으로 유인해내는 것 같다. 그래서 일까? 작가가 희곡 작가라는 사실이 와 닿는다. 그래서 이렇게 그림을 보는 것처럼, 연극 한편을 보는 것처럼 느껴졌구나 싶은 것이...

라스 헤르테르비그가 위대한 풍경화가가 되고자하는 마음으로 한스 구데가 재직 중인 독일 뒤셀도르프 예술 아카데미로 찾아가서 그의 평가를 기다리면서 가슴 졸이는 장면은 어찌 보면 참 안타까웠다. 결국 예술은 누군가가 발견해주지 않는다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스스로만 만족하는 그림, 글쓰기 등 등은 과연 누가 정해준 기준인가? 결국은 드러내야하고 평가받아야 인정받는 것이다. 사후에 인정받는 것이 솔직히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스스로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일은 과연 예술가가 아니라면 누가 할 수 있는 일인가 싶다. 배우 차인표 아니, 이제 작가로 칭해도 마땅한 그가 이야기한 이들처럼... 말할 수 없는 이들에겐 대변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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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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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 김난주 (옮김) | 태일소담출판사 (펴냄)

내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은 어김없이, 그것도 갑작스럽게 왔다.

회사에 다닐 때 상사가 강아지 세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아직 미혼이었던 상사는 이 강아지를 계속 데리고 있어서 자신이 외로움을 못 느껴서 장가를 못 가는 것 같다면서 한 마리를 입양 보내고 싶다는 것이었다. 물론 천천히 모든 강아지들을 내보낼 작정이었다. 외로움을 못 느껴서 강아지를 모두 입양 보내고 싶다는 논리가 이해가 안 갔지만 매일 바쁜 주인 때문에 집 안에 갇혀서 보낼 강아지들을 생각하면 차라리 다른 주인을 만나는 편이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회사 단합대회 겸 체육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그분이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왔다. 몰티즈 종이었는데 털이 눈처럼 하얗고 눈이 포도알처럼 새까맸다. 이름은 두리였다. 둘째여서 두리라고 부른다고 하였다. 너무 이쁜 강아지였다. 사람 말도 제법 잘 알아듣고 친화력도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착했다. 왠지 모르게 그 착함이 느껴졌다. 물론 그 착함의 한편의 다른 말은 겁이 많다는 것이었다.

단박에 한눈에 빠진 나는 그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했다. 상사는 그럴 줄 알았다면서 그 날로 나에게 두리를 넘겼다. 하루아침에 나에게 반려동물이 생겨버렸다.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그저 한눈에 빠진 것이 다였다. 하지만 웬걸 너무 좋았다.

매일 우리는 함께였다. 퇴근 후 산책도 함께, 기차를 타고 집으로 내려갈 때도 품에 쏙 안고 다녔다. 붐비는 지하철을 탈 때도 함께였다. 회사에서 근무하는 시간만 우리는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두리는 기특하게 잘 벼텨주었다. 아무런 말썽도 없이 말이다. 그 흔한 하울링 한번 없이 너무도 얌전하게 퇴근하는 나를 기다려주었다.

그리고 그날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나의 직장 생활과 결혼생활 후 아이를 낳는 것까지 함께 했던 나의 몰티즈.... (입양 후 아이에게 지어준 새 이름은 왠지 여기에 밝히기가 싫다.)

어느 날 산책을 갔는데 유독 걷는 것이 느려졌다. 심지어 달리기를 해도 나보다 느렸다. 그리고 잠이 많아졌고, 이가 빠졌다. (그 치아는 아직도 간직 중이다.) 그래도 난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의 시간 감각이었다. 그날은 어김없이 나에게 왔다.

이 책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는 다양한 방식으로 반려동물과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책을 읽고 들은 느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똑같다는 것이다. 죽음은 언젠가 올 그것이고, 그 경험 속에 홀로 남겨진 이들은 어김없이 아픔을 경험한다. 그 아픔을 극복하는 일은 모두에게 숙제이다. 그 아픔이란 바로 펫 로스 증후군...

충분히 아파하고 슬퍼해야 극복이 가능하다. 어설프게 아파하고 슬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극복이 된다. 사람이 그러한 것처럼 말이다.

언젠가 이별을 경험할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어코 오고야 마는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 할 일은 너무도 명확해진다. 더 사랑하고 더 사랑하고 더 사랑하기...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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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I-II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1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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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꼴리아라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소설 역시 우울감의 깊은 바닥을 보여줄까..아닐까..욘 포세의 작품 중 가장 궁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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